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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북한 제안은 협상 결렬 떠넘기기 위한 전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이 힐 차관보를 통해 미국 측에 실제로 모종의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의 의도와 미국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우세합니다.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사흘 간 평양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가 북한 정부 당국자들과 구체적으로 어떤 협의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히 알려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움직임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의 보도는 북한 측이 모종의 제안을 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 연구소인 맨스필드재단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조선신보가 보도한 대로 북한 측이 미국에 핵 문제와 관련해 포괄적인 제안을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핵 문제와 관련해 일종의 최후통첩성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

또 워싱턴의 원로 한반도 전문가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폴 챔벌린 씨는 북한이 미국에 테러지원국 해제와 안전보장을 요구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챔벌린 씨는 북한이 핵 검증을 허용하고, 그 반대급부로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를 요구하는 제안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챔벌린 씨는 북한이 핵 검증과 군사적 문제가 결부된 제안을 했다고 가정할 때 미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북한의 제안 내용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일 북한이 검증과 관련해 보다 진전된 방안을 제시했으면 부시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쉽겠지만 그렇지 않고 정치적으로 부담스런 제안을 했을 경우 부시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현재 미국의 국내정치 상황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미국은 엄청난 금융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 4주 뒤에는 대통령 선거가 실시돼, 차기 대통령이 선출됩니다. 따라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다음 정부에 부담을 주는 정치적, 외교적 결정을 내리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관측통들은 지적합니다.

또 다른 문제는 북한 당국의 의도입니다. 북한은 과거 핵 협상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상대편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을 던져 책임을 전가하고 시간을 버는 협상 전술을 구사하곤 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처럼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불과 넉 달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미국에 중대 제안을 했다면, 이는 핵 협상을 중단하기 위한 의도라고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말했습니다.

"고든 플레이크 소장은 북한이 뭔가를 제안했다면 핵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에 떠넘기기 위한 협상 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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