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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구제금융법안 효과 논쟁


구제금융법안 효과 논쟁

(문) 미국 상원이 지난 1일에 그리고 하원이 3일에 구제금융법을 통과시킴에 따라, 앞으로 과연 이 법이 효력을 발휘해 위기에 처한 미국금융시장을 구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구제금융법이 정말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도 다양한 견해가 나오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구제금융법안이 지금 시점에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이번에 나온 지원 방식이 올바른 것이냐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구제금융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는 침체를 피하기 어렵고 앞으로 적어도 1년은 어려운 시기를 보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문) 자, 그렇다면 이 구제금융안의 효과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볼까요?

(답) 먼저 뉴욕타임즈의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레온하트는 지금으로서는 납세자의 돈으로 구제금융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이유는 현대 경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금융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이 신뢰회복을 위해서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레온하트 씨가 말하는 신뢰, 특히 신뢰의 위기란 어떤 뜻인가요?

(답) 쉽게 말해서 돈을 꿔주는 사람이 돈을 빌려가는 사람을 믿지 못한다는 얘깁니다. 이렇게 시장에 상호 불신이 가중되면, 금융기관과 개인 간에 그리고 금융기관 사이에 돈이 돌지 않아서, 경제여건이 그리 나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금융기관의 파산이 늘어 대공황을 초래하게 된다는 논리죠.

(문) 이 말은 다시말해 월가를 돕지 않고는 이 위기를 수습할 수 없다는 논리군요?

(답) 그렇습니다. 이렇게 이번 법안에 찬성하는 의견을 좀 더 소개해 드릴까요? 세계 최대의 채권투자업체 핌코의 빌 그로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얼마 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구제금융법안이 시행되지 않으면 신용시장에 엄청난 구멍이 생기게 된다며, 신용시장이 얼어붙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 법안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현재 위기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번 법안이 단기 처방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아예 이런 단기 처방책이 없는 것보단 낫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이 잡지는 지난 1930년대 대공황 때와는 달리 미국 정부가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반면에 이번 법안을 비난하는 사람도 많죠?

(답) 물론입니다. 대표적인 반대론자로는 짐 로저스란 인물이 있죠. 로저스는 과거,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라는 투자상품 만들어 막대한 수익을 올린 월가의 전설적인 인물인데요, 그는 언론과의 회견에서 이번 금융구제안은 고통을 연장시킬 뿐이라고 비판하고, 모든 부실이 깨끗하게 정리되도록 시장에 맡기라고 주장했습니다.

(문) 시장에 맡기라는 말은 이들 부실금융기관들이 망하게 내버려두란 의미군요?

(답) 그렇습니다. 로저스는 또 1990년대 말 위기를 겪을 때 많은 금융기관들이 도산하고, 이후에 급속한 성장을 한 한국과 러시아의 예를 들기도 했습니다.

(문) 그런데 법안자체에 반대하는 의견도 있지만 법안에는 찬성하면서도 그 효과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목소리들도 나오고 있더군요?

(답) 네, 대다수 전문가들은 이번 구제금융이 만병통치약이 아니고 이를 통해 경기침체가 물러갈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기대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미 미국 경제가 심각한 하강 국면에 진입한 상황이라는데, 큰 이견이 없는데요, 경제전문 사이트인 마켓워치는 이와 관련해 이번 구제금융은 어둠컴컴한 여정의 첫 발자국을 뗀 것에 불과하다고 분석했습니다.

(문) 자, 마켓워치의 말처럼 이제 막 첫 발을 뗀 구제금융법, 이 법이 앞으로 얼마나 효과를 보게 될 지 궁금해지는군요.

화려한 시대 저무는 월가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경제 관련 얘기 하나 더 해볼까요? 과거 번영기에 화려한 생활을 구가했던 월가의 사람들의 삶에 변화가 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 그동안 월가의 사람들,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집이나 요트를 사거나 값비싼 문화생활이나 파티를 즐기곤 했죠?

(답) 그렇습니다. 뉴욕 타임즈지가 이런 월가의 생활방식에 최근 변화가 일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문) 월가의 부를 상징하는 것이라면 먼저 고급 주택을 들 수 있겠죠?

(답) 네, 현재 뉴욕의 주택시장에는 월가의 부자들이 소유했던 고가 매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리먼브라더스의 최고운영책임자였던 조세프 그레고리는 침실 8개짜리 해안가 저택을 3천 250만 달러에 내놓았습니다. 또 월가의 사람들은 코네티켓주에 별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 별장들의 상당수가 매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이런 별장들도 팔리질 않고 있다고 하네요.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욕 고급아파트의 주 수요층이었던 월가 직원들의 실직과 상여금 감소로 고급 아파트 시장이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문) 월가의 사람들이 선호했던 요트, 즉 개인 소유의 호화 유람선 시장에도 변화가 있다면서요?

(답) 네, 요트 중개인인 조나선 베켓은 다른 분야보다 이 요트분야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지난 8년간 요트 매물이 거의 없었지만, 현재는 매물이 상당히 나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요트의 평균 가격은 1천만에서 1억 5천만 달에 달한다고 하네요.

(문) 돈을 물쓰듯 하던 파티문화에도 변화가 오겠죠?

(답) 네, 결혼파티 등을 계획하는 조세프 토드 씨는 지난 몇주간 월가의 사람들이 한번에 8만 달러나 10만 달러가 드는 파티장을 빌리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들이 좀더 싼 대안을 찾거나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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