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중국, 올림픽 기간 차량 규제 연장키로


중국 베이징 시가 올림픽 기간 동안 실시했던 차량 운행 제한을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지 얼마되지도 않아서 베이징 시의 공기가 다시 안 좋아지고, 교통체증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당국이 결단을 내린 겁니다. 김연호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MC: 베이징 시가 다시 실시하기로 한 차량 운행 제한,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우선 지난 1일부터 베이징 시내 정부 차량의 30%를 운행 중단시키는 조치가 시작됐구요, 오는 11일부터는 나머지 정부 차량과 모든 민간 차량에 대해서 일주일에 한번씩 돌아가면서 운행을 중단하는 제도가 시작됩니다. 자동차 번호판의 끝자리가 같은 차들이 평일 닷새 가운데 하루를 정해서 거리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겁니다. 당국은

이 제도가 시행되면 하루 80만대의 차량이 운행에서 빠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대형 백화점이 문 여는 시간을 오전 10시로 늦추고, 대신 관공서와 사무실 출근 시간을 아침 8시 반에서 9시 반으로 제한해서 교통이 분산되도록 했습니다. 또 시내 주차료를 올려서 시민들이 차를 집에 두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입니다. 베이징 시 당국은 내년 4월까지 이런 제도를 운영해 보고, 계속할지 여부는 그때 가서 결정할 계획입니다.

MC: 베이징 시 당국이 이런 강력한 규제를 하게 된 배경은 어디에 있습니까?

기자: 베이징 시의 대기오염을 막고 차량 운행 속도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당국은 지난 7월 말부터 9월 말까지 베이징 하계 올림픽과 장애인 올림픽을 원활하게 치르기 위해서 차량 운행을 제한했는데요, 그 덕분에 일시적으로나마 베이징의 공기가 좋아지고 교통흐름도 빨라졌습니다. 하지만 규제 조치가 풀린 지 일주일 만에 대기오염이 종전 수준으로 다시 악화되자 당국이 다시 강력한 조치에 나선 겁니다. 베이징에는 오염물질 배출이 기준치를 넘는 이른바 문제 차량이 전체의 10%에 불과하지만, 이들 차량의 오염물질 배출량은 전체의 절반에 이르고 있습니다. 당국은 오염물질 배출이 기준치를 넘는 차량에 대해서 앞으로 1년 뒤부터는 시내 운행을 못하게 할 방침입니다.

MC: 베이징 시의 대기오염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닌데, 특히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비판이 많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일부 외국 선수들은 마스크, 입가리개를 쓰고 베이징 공항에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구요, 마라톤의 황제라고 불리는 에티오피아의 게브르셀라시에 선수는 베이징의 대기오염을 이유로 마라톤 출전을 포기하고 1만 미터 육상경기에만 나갔습니다. 베이징 시 당국은 이런 비판에 대응해서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자동차 홀짝 운행제, 그러니까 번호판 끝자리가 홀수인 차와 짝수인 차가 번갈아가면서 운행을 중단하는 제도를 시행했구요, 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공장에 대해서는 가동 중단을 명령했고, 배기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화물차의 운행도 제한했습니다.

MC: 베이징 시민들은 당국이 차량 운행을 다시 제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기자: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입니다. 인터넷에도 당국의 조치를 지지한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올림픽 기간 동안 당국의 조치로 차량 운행이 크게 줄면서 공기도 좋아지고, 교통흐름도 좋아졌는데, 올림픽이 끝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서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이 많았던 게 사실입니다. 출퇴근 시간이나 배달 시간이 올림픽 기간에 비해 두 배 더 늘었다고 불평하는 시민들도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차량 운행 조치를 한시적으로 할 게 아니라 영구적인 조치로 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이 강제로 차량 운행을 제한할 게 아니라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해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운행 제한 조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부 관리들이 차량 운행 제한 날짜를 제대로 지켜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MC: 듣고 보니까 베이징의 교통 문제가 아주 심각한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기자: 현재 베이징은 자동차 수가 3백50만 대를 넘었고 매일 1천 대씩 늘고 있습니다. 교통지옥으로 유명한 서울보다 자동차 수가 더 많은 겁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베이징 시내는 자전거의 물결로 넘쳐 났는데요, 2000년대에 들어와서 시민들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서 자동차 수가 급증했습니다.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결혼할 때 집은 장만하지 못해도 자동차를 사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베이징 시민들은 매일 교통전쟁을 치러야 하는데요, 특히 출퇴근 시간에는 도로가 차들로 꽉 막히기 일쑤입니다.

MC: 지금까지 중국 베이징 시가 대기오염과 교통체증을 완화하기 위해서 자동차 운행을 다시 규제하기로 했다는 소식 알아봤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