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는 오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 해 10월4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 1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이날 행사에서 "현 정부가 10.4 선언을 존중하지 않아 남북관계가 다시 막혀버렸다"며, 이명박 대통령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습니다.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은 1일 이명박 정부가 10.4 남북 정상선언을 존중하지 않아 그 결과로 남북관계가 다시 막혔다며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했습니다.
"2007년 10.4 선언은 제가 서두에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어쨌든 지금 좀 잘 안 굴러가고 있습니다. 저는 사실 전임 사장이 계약을 하면 후임 사장은 이행을 하는 것이.. 회사의 CEO들은 다 그렇게 하길래.. 회사에서 그렇게 안 하면 부도나거든요. 그리고 국가 CEO 들은 안 그렇게 해도 되는지를 미쳐 몰랐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저녁 서울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열린 '10.4 남북 정상선언 1주년 기념식'에서, '대북정책, 근본적 전환이 필요하다'는 주제의 특별강연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복원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과 부담이 들어가야 할지 알 수 없다"며 "관계 복원을 위해 허겁지겁 이런 저런 제안을 하는 모습이 좀 초조해 보인다"고 지적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어 "그야말로 자존심 상하게 퍼주고 끌려다니는 모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되는데 자존심 상하고 퍼주고 끌려다닌다는 비판은 지난 10년 간 한나라당의 전매특허였다"고 지적한 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결과는 신뢰가 파기된다는 사실"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이념인 실용주의에 대해서도 "연방제 말만 나오면 시비를 걸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인품을 묻고, 6.25 전쟁의 성격이 무엇인지 물어서 시비를 하려고 하는 자세는 실용주의에 맞는 것인가"라고 반문한 뒤 "실용주의 운운하는 언론보도를 보면 정말 헷갈린다"고 비판했습니다.
남북 문제를 다루는 정치권의 태도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북정책을 놓고 벌어지는 정쟁은 그런 수준이 아닌 것 같습니다, 전략 논쟁도 아니고 논리적 비판도 아니고.. 빨갱이 만들기, 친북 좌파 만들기 같은 맹목적 이념 대결과 정치 공작의 수준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념 대결로 생긴 분단을 넘어서자고 하면서 이념 대결에 매달리고 있는 것이죠. 정치가 이런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면 통일은 가망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강연에서 재임 시절
미국이 주도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 PSI 가운데 북한과 물리적 충돌 가능성이 있는
조치를 수용하지 않은 일과 미사일 방어체제 이야기는 꺼내지도 못하게 한 일, 그리고 작전계획
5029에 반대한 일 등을 소개한 뒤 "결정적 열쇠는 신뢰"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 해 정상회담 당시 특별 수행원과 공식 수행원을 비롯해 참여정부 청와대 수석과 장.차관 등 3백50 여명이 참석했으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축하 영상 메시지를 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