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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중-일 공동의 대북 위기 대응계획 세워야”


워싱턴에서는 '새로운 시대의 한-미 동맹'을 주제로 두 나라 외교정책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토론회가 25일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영변 핵 시설 원상복구와 관련한 북한의 움직임을 비판하면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유고시에 대비한 위기대응 계획(Contingency Plan)을 세울 것을 주장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한국과 미국의 외교정책 전문가들은 25일 미국 워싱턴의 보수 성향 민간 연구단체인 '헤리티지재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관련국 공동의 위기대응 계획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조지타운대학의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원상복구 등을 '나쁜 행동'으로 지칭하며, 현재 북한에서 리더쉽과 관련해 뭔가 일이 잘못돼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조지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을 지낸 빅터 차 교수는 한-미 동맹을 강화해 북한의 권력승계 이후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며 '개념계획'의 재논의가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중단된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 전환 논의를 재개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이 작전계획 전환에 합의하면 이후에는 일본, 중국과 함께 4자가 북한의 잠재적인 문제에 어떻게 대응할지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고, 빅터 차 교수는 말했습니다. 한, 미, 중, 일 각국의 계획은 있지만 그동안 무엇에 우선 순위를 둘지, 인력 배치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상호 의견 교환이 부족했다는 것입니다.

빅터 차 교수는 그러나 대북 위기대응 계획의 공식적인 논의는 정치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안이므로, 지역 내 긴장을 불러일으키지 않는 방법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위기대응 계획 수립이 중요한 것은 북한의 '나쁜 행동'이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빅터 차 교수는 미국이 북한과 검증체계에 합의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설사 합의한다 해도 북한은 현재 리더쉽 문제를 겪고 있어 북한의 '나쁜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교수는 북한의 '나쁜 행동'은 북한 스스로가 약하다고 느끼거나 국제사회로부터 무시 당할 때 발생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나쁜 행동'은 북한 내부에서 리더쉽에 대해 우려하고 또 미국 국내 문제 때문에 북한 핵 문제가 큰 쟁점으로 부각되지 않자 불거져 나온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존 맥케인 상원의원 측의 아시아 정책 참모인 다니엘 블루멘탈 미국기업연구소 (AEI) 연구원도 위기대응 계획 마련에 대해 빅터 차 교수와 같은 견해를 나타냈습니다.

블루멘탈 연구원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비핵화를 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북 핵 협상 외에도 다른 목표들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촉구했습니다.

블루멘탈 연구원은 북 핵 협상은 계속돼야 하지만 이 때문에 다른 목표들의 중요도가 낮은 것은 아니라며, 한국에 대한 북한의 무력 위협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북한의 영변 핵 시설 원상복구 등과 관련해 북한이 현재 시간끌기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 교수는 북한은 매우 강경하고 유연성이 없지만, 자신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나 기회가 있을 때는 과감하게 뛰어든다며, 북한은 시간을 끌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이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제위기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은 자신들의 시간을 벌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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