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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초점] '9.19 공동성명' 3주년 - 북 핵 협상은 다시 중단 상태


한반도 관련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은 이연철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진행자) 오늘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제2차 북 핵 위기 해결을 위해 '9.19 공동성명'을 채택한 지 3주년이 되는 날인데요, 먼저 9.19 공동성명의 주요 내용부터 간단하게 소개해 주시죠?

이) 한반도의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달성하는 것이 6자회담의 목표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은 모든 핵 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할 것으로 약속했고, 미국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갖고 있지 않으며 핵무기 또는 재래식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거나 침공할 의사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미국과 한국, 중국,일본, 러시아는 북한에 에너지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음을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9.19 공동성명에는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의 원칙 등 북 핵 협상의 기본원칙들이 담겨 있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9.19 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초기조치, 즉 '2.13 합의'와 2단계 조치, 즉 '10.3 합의'가 나왔습니다. 2.13 합의는 공동성명을 이행하기 위해 참가국들이 병렬적으로 취해야 할 조치들을 담고 있고 10.3 합의는 핵시설 불능화와 핵 신고, 테러 지원국 해제 같은 구체적인 실천 조치와 마감시한을 담고 있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당초 마감시한보다 늦기는 했지만 지난 6월 말에 핵 신고서를 제출하고 곧바로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이라는 의사를 미 의회에 통보함으로써 북 핵 문제 해결에 일대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사실상 북 핵 협상 자체가 중단된 상태인데요, 이유가 무엇인가요?

이) 네, 북한이 제출한 핵 신고서 검증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미국은 검증 없는 핵 신고서는 의미가 없다며 빨리 검증 체계를 만들어 핵 시설을 검증해 핵을 폐기하자는 입장입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이 제시한 국제적 기준의 검증은 강제사찰과 다름없다며 검증 합의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협상이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정체된 상태에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해제가 발효될 것으로 예상됐던 지난 달 11일이 지났지만 미국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응해 북한은 지난 달 26일 핵 불능화 작업을 중단했으며, 원상복구도 고려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이어, 오늘 원상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이 공동성명 3주년인 오늘, 핵 시설 원상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발표한 것이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참 공교롭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북한측 주장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이) 네, 미국이 자국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의 발효를 연기한 것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라고 비난하면서, 이에 대응해 핵 시설 원상복구작업을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북한은 검증 문제가 합의돼야 테러지원국 해제가 발효된다는 미국의 주장은 6자나 미-북 사이에 문건상으로는 물론 구두로도 전혀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미국이 요구하는 국제적 기준의 핵 검증에 대해서는 핵확산금지조약NPT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회원국도 아닌 북한에 국제적 기준이라는 이름으로 가택수색을 강요하려는 기도라고 비난하면서, 결국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정세만 긴장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앞으로는 테러지원국 해제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이연철 기자, 미국 정부는 그동안 김정일 북한 국방 위원장의 와병설에 대해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오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런데, 어제 미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언급해 주목되는데요, 좀 더 자세히 소개해 주시죠?

이) 네, 영국 런던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에 참석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18일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해, 미국은 북한의 불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미국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현재 상황을 매우 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그같이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미국 뿐 아니라 북한과 이웃한 나라들 모두 북한의 불안정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주로 난민이 대규모로 유입될 가능성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게이츠 장관은 그러나 김 위원장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현 단계에서 그가 얼마나 아픈지, 또 상황이 어떤지 분명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알렉산더 버시바우 한국 주재 미국대사는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북한의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하면서 북한의 현 상황이 위기인지 아닌지 추측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북한 고위 당국자는 오늘 또 다시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을 강력하게 부인했죠?

이= 그렇습니다. 판문점에서 열린 북 핵 6자회담 경제와 에너지 지원을 위한 실무협의에 북한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격앙된 목소리로 불쾌감을 드러내면서 권력 공백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 우리나라 일 잘되기를 바라지 않는 나쁜 사람들이 돌리는 궤변이에요. 궤변. 그런 것 아무리 그래도 우린 상관없어요. 암만 그런소리 해야 놀라지 않고 일심단결이 깨지지 않는다구"

북한측 당국자가 한국 언론에 김 위원장의 건강이상설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진행자) 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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