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은 지금] 경기침체로 미국 떠나는 일용직 노동자들


경기침체로 미국 떠나는 일용직 노동자들

(문) 김정우 기자, 미국 안에서 이민자들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은 역시 캘리포니아주라고 할 수 있죠?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도 경제규모가 가장 크고 중남미와 지리적으로도 가까와서, '날품'이라고 하기도 하는데요? 그러니까 일용직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중남미 지역에서 많이 몰려드는 곳이라는거죠. 그런데 최근 경기침체로 이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본국으로 돌아가는경우가 많다면서요?

(답) 네, 최근 엘에이 타임즈 신문이 캘리포니아주에서 일용직을 못 구해 본국으로 돌아가는 이민자들에 대한 기사를 실었는데요, 오늘 첫 소식으로 이 내용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문) 일용직 노동자들이 일거리가 없어서 본국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할 정도라니, 캘리포니아주의 경제사정이 얼마나 어려워진겁니까?

(답) 네, 지난 시간에 캘리포니아주의 재정적자가 수백억 달러에 달한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실업률도 치솟아서, 지난 8월 캘리포니아주의 실업률은 7.4%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7월의 실업률이 5.4%였으니까, 한 달 새 실업률이 엄청 늘어난 거죠. 특히 일용직 노동자들이 많이 필요한 건설업종의 실업률이 심각한데요, 캘리포니아주 고용개발국에 따르면 건설업종의 일자리가 지난 해와 비교해 84,000개나 줄었다고 합니다. 관련 당국에 따르면 건설업종 외에도 잔디깎기나 페인트 작업, 집수리 그리고 이사짐 운송같이 일용직 노동자가 많이 필요한 부문에서도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는 군요.

(문) 일자리가 줄어들면 남은 일자리를 둘러싼 경쟁도 당연히 치열해지겠죠?

(답) 물론입니다. 일용직 노동문제를 연구해온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의 아벨 발렌주엘라 교수에 따르면, 몇 년 전만 해도 일용직을 찾아나서는 사람의 약 40%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는데, 요즘은 10에서 15% 의 사람만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젠 불법체류자뿐만 아니라 일자리를 잃은 미국 시민들이나 합법이민자들까지도 인력시장에 나오게 되니까, 그만큼 경쟁이 더 치열해지는거죠. 이런 상황에서는 미국에 친척이나, 약간이라도 경제적 기반이 없는 이민자들, 특히 미혼 남성의 경우는 미국에서 버티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 자, 상황이 이렇다면, 미국으로 일자리를 얻기 위해 밀입국하는 사람도 줄어들 것 같은데요?

(답) 네, 최근 국경경비가 강화되고 미국 경제가 침체돼 일자리가 줄어드니까, 밀입국자도 줄고 있다고 합니다. 국경경비대에 따르면 멕시코 접경 지역에서 올해 밀입국자 체포건수가 작년에 비해 17% 정도 줄었들었고 미국 에 거주하는 이민자들이 본국에 보내는 돈의 액수도 줄어들고 있는데요. 멕시코의 중앙은행이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2008년 상반기 중에 미국에서 멕시코로 송금되는 돈의 액수가 약 2.2% 정도 줄었습니다. 특히나 이 멕시코계 이민자들은 주로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데요, 미국에서 멕시코로 보내지는 돈이 줄어드는 것을 보면, 캘리포니아주에 사는 멕시코인들의 사정이 좋은 편은 아닌 것으로 보여집니다.

(문) 그런데 일용직 노동자들이 이렇게 본국으로 돌아가는 것도 그렇게 만만한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답) 그렇죠. 일단 본국으로 돌아가도 그곳에 직업이 없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고국에 가서도 먹고 살 걱정을 해야 한다는 얘기죠. 또다른 어려움은 이들은 미국에 올 때 주로 밀입국 조직에 큰 돈을 주고 오는데요, 고국에 돌아가기 전에 이 돈을 갚는 것도 큰 일이라고 하네요. 하지만 고국으로 돌아가는 많은 일용직 이민자들은 일자리가 없이 미국을 떠도는 것보다는 가족이 있는 고향에서 함께 고생하는 것이 낫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합니다.

(문) 미국에 살면, 건설자재 같은 것을 파는 가게 앞에서 날품을 팔기 위해 서성이는 많은 불법체류자들을 볼 수 있는데요. 미국의 경기침체로 미국에서의 일자리도 없어지고, 본국에 돌아가서도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이 사람들이 앞으로 어떻게 생계를 이어갈지 안타까운 마음이군요.

임신한 공화당 부통령 후보의 17살 난 딸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정치얘기를 좀 해볼까요?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새라 페일린 알라스카 주지사가 부통령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페일린 부통령 후보의 17살 먹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딸, 브리스톨 페일린이 아이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문) 한국같으면 대선에 나선 부통령 후보의, 더군다나 고등학생 딸이 임신을 했다고 하면, 해당 후보가 사퇴하는 것이 상식인데, 미국 사회는 이 소식을 둘러싸고 어떻게 반응하고 있는지 궁금하군요?

(답) 미국의 신문, 방송을 포함한 언론에서는 이 소식을 자세히 다루고는 있지만, 그 논조는 한결같이 별 문제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후보 본인에 대한 사생활은 철저하게 물고 늘어지는 것이 미국 사횐데, 후보 자녀의 사생활에 대해서는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문) 일전에 이 시간을 통해 부통령 후보를 선정할 때 부통령 후보 선정 팀에서 후보의 공적 생활부터 사생활까지 철저하게 점검한다고 말씀드렸는데, 메케인 후보 진영에서는 사전에 이 사실을 몰랐던 걸까요?

(답) 이와 관련해 매케인 후보 측은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전, 페일린 주지사 측에서 이 사실을 매케인 의원 측에 알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매케인 후보는 이런 사실을 듣고도, 별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서, 페일린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고 합니다.

(문) 페일린 주지사가 상대편에게 약점으로 보일 수 있는 점을 밝힌 것이 오히려, 보수적인 유권자들에게 환심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던데요?

(답) 네, 알려진 바와 같이 페일린 주지사는 낙태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와중에 고등학생인 딸이 가진 아이를 낙태시키지 않고, 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이런 딸 아이의 출산과 결혼을 축복했습니다. 이런 행동들로 인해, 페일린 주지사, 낙태에 대한 자신의 신념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일부 보수단체로부터 받고 있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낙태를 반대하고, 가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단체들의 지지가 필요한 공화당의 매케인 후보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겠지요.

(문) 이런 와중에 페일린 주지사와 딸 브리스톨 양을 둘러싸고 좋지 않은 소문이 정치권에 유포되고 있다고 하던데요?

(답) 내용인즉 이렇습니다. 페일린 주지사가 올 4월에 낳은 막내아들이 실제로는 딸 브리스톨의 아기고, 이를 감추기 위해서 페일린 주지사가 출산한 것처럼 꾸몄다는 주장입니다.

(문) 연예 소식을 다루는 주간지에나 나올 법한 내용인데, 이에 대해 미국 정치권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나요?

(답) 공화당은 한마디로 어이가 없다는 반응입니다. 그런데 매케인 후보 진영에서는 이런 소문이 혹시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퍼뜨리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공화당 측의 주장에 대해 오바마 후보 자신은 이런 종류의 얘기를 들을 때면 정말 화가 난다고 밝히고, 만일 자신의 선거운동원이 이런 소문을 유포한 것이으로 밝혀지면, 해당 운동원은 바로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후보는 페일린 부통령 후보의 딸이 아이를 가진 건 페일린 주지사의 업무능력과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오바마 후보는 자신의 어머니도 오바마 후보를 가졌을 때 18살이었다면서, 페일린 주지사의 가족이 자신의 가정사를 어떻게 다루는 가 하는 점은 정치의 주제가 될 수 없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