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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치솟는 의료비에 고통 받는 미국인들


치솟는 의료비에 고통 받는 미국인들

(문) 김정우 기자, 지난 주에는 병을 치료하기 위해 외국으로 나가는 미국인들이 많다는 소식 전해 드렸죠? 이렇게 사람들이 외국 병원을 찾는 이유는 치솟는 미국의 의료비와 보험료 때문이라고 했는데, 최근 한 민간단체가 이와 관련된 통계자료를 발표했더군요?

(답) 네, 공공의료 문제를 연구하는 사설기관인 컴먼웰스 재단이 현재 의료비 문제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 중산층의 상황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많은 미국인들이 의료비를 지불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고요, 아예 의료보험이 없는 상태로 지내거나, 아님 보험이 있어도 치료에 필요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이런 상황이 벌어진 이유는 역시 미국의 경기가 침체에 빠졌기 때문이겠죠?

(답) 그렇습니다. 현재 미국의 의료비는 계속 오르고 있지만 치솟는 기름 값과 음식 값 그리고 폭락한 집 값의 영향으로 미국인들의 소득은 정체되거나 더 떨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니 많은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의료비를 값지 못하거나, 의료보험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실제로 지난 2000년 이래로 약 900만명의 미국인들이 의료보험을 포기했다고 하는군요.

(문) 미국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고통받고 있는지 한번 알아볼까요? 먼저 현재 미국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보험이 없는 상태로 지내고 있나요?

(답) 네, 2007년에, 65살 이하 미국 성인 중 약 28%, 즉 5천만명 가량이 짧은 기간이라도 무보험 상태로 살았다고 합니다. 지난 2001년에는 이 비율이 24%였으니까 더 늘어난거죠. 무보험자 비율은 특히 연간 소득이 2만 달러 이하인 저소득 가정에 많았는데요, 이들 가정의 약 절반 정도가 지난 해, 의료보험이 없이 살았다고 합니다. 또 연구결과는 작년에 미국 성인의 약 3분의 2에 해당하는, 1억 1천 6백만명이 보험이 없었고, 보험이 있어도 큰 혜택을 못 보거나, 아님 의료비를 지불하는데 큰 곤란을 겪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 이런 상황이라면 수입에서 의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지지 않았을까요?

(답) 네, 연간 소득이 2만불 이하의 가정은 절반 이상이 그리고 소득이 2만불에서 6만불 사이에 속하는 가정은 3분의 1 이상이 수입의 10% 이상을 의료비로 지출했다고 합니다. 연간소득이 2만불 이하의 가정의 경우 이 비율은 지난 2001년 24%에 불과했다고 하니까, 6년 새 갑절이 늘어난거죠. 또 연간소득이 4만불에서 6만불에 이르는 사람의 36%도 이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문) 보험이 없는 사람이 늘어나고 수입에서 의료비로 지출되는 비율이 늘어나니까, 실제로 이 의료비를 지불하기가 버거운 사람들도 많겠죠?

(답) 그렇습니다. 2007년, 미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성인의 41%, 약 7천 2백만명이 현재 의료비를 감당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이 비율은 지난 2005년 34%, 5천 8백만명이었습니다. 또 이들 인구의 28%, 즉 4천 9백만명이 병원빚을 지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중 24%의 사람들이 4000달러, 즉 한화로 400만원 이상의 빚을, 12%는 8000달러, 한국돈으로 800만원 이상의 빚을 지고 있다고 하네요.

(문) 이렇게 병원비 갚는데 바쁜 사람들, 일상 생활에도 타격이 크겠군요?

(답) 네, 의료비 지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대답한 사람 가운데 29%가 집 임대료나 난방비 심지어 음식을 살 돈이 없다고 답했습니다. 또 39%의 사람들은 생활을 위해 그동안 저축해 논 돈을 쓰고 있고요, 30%의 사람들은 신용카드을 써서 생활비를 감당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자, 상황이 이렇다면, 이 보고서를 낸 컴먼 웰스 재단, 이에 대해 어떤 해결책을 내놓고 있나요?

(답) 커먼웰스 재단은 보고서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재 상황은 아주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기침체로 점점 더 많은 미국인들이 적절한 의료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에 들어설 새로운 정부는 우선적으로 이 의료보험 제도를 대대적으로 정비해야 할 것으로라는 원론적인 수준의 권고를 했습니다.

(문) 병원비 걱정에 먹을 것 살 돈이 없는 사람들이 있다니, 정말 이런 일들이 세계에서 가장 잘 산다는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는 현상인지 실감이 가지 않는군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전자 투표기

(문) 김정우 기자,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네, 미국에서 투표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 도입했던 전자투표기가 사용되지 못하고 점차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문) 미국에서의 투표방식은 원래 송곳같은 것으로 투표지에 구멍을 뚫는 방식이죠? 영어로는 펀치 카드 방식이라고도 하고요.

(답) 네, 그런데 이런 펀치 카드 방식때문에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 개표 과정에서 논란이 많았습니다. 송곳으로 자신이 원하는 후보자란에 구멍을 뚫어야 하는데, 많은 투표지에서 이런 구멍이 애매하게 뚫린 경우가 많아, 유효표를 계산하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특히나 플로리다주 같은 경우, 이 때문에 재검표를 해야 하니 말아야 하니 하면서, 연방 대법원이 나서서 이 문제를 수습한 바가 있죠.

(문) 이런 문제가 발생한 뒤 미 연방 의회가 전자투표기 도입에 나선거죠?

(답) 네, 이후 의회는 기존의 펀치 카드 방식의 대체하는 전자투표기의 도입을 위해 30억 달러의 예산을 마련했습니다. 전자투표기 도입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전자투표기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문) 하지만 이 전자투표기가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구요?

(답) 이 전자투표기, 멀쩡히 잘 작동하다가 저장된 투표결과가 날라가거나, 작동이 중단되고 또 오작동을 일으키는 경우가 생겼다고 하네요. 하지만 가장 문제가 된 것은 이 기계가 ,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무단으로 침입해서 자료와 프로그램을 없애는 사람, 즉 해커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전자투표기의 사용을 중단하는 주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문) 엄청난 돈을 들여 마련한 투표긴데, 이 기계의 처리를 놓고 각 주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겠군요?

(답) 이제까지 이 전자투표기 도입에 사용된 돈은 30개주에서 약 2억 3천 5백만 달러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당 약 5000달러, 한국돈으로 500만원 정도하는 이 기계의 처리를 놓고 현재 주정부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한 민간업자는 이 기계를 현금자동지급기로 쓰기 위해서 대당 1달러에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주는 인터넷 경매 싸이트죠? 이베이에 이 기계들을 올려놓고 구매자를 찾고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다른 나라에 고철로 팔려 갈 운명에 처한 기계도 있다고 하네요.

(문) 상황이 그렇다고는 하지만 전자투표기가 이번 11월에 있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완전히 사라지는 건 아니겠죠?

(답) 그렇습니다. 전자투표기의 사용이 줄고는 있지만,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유권자의 약 43%가 전자투표기를 사용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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