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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공화당에 등 돌리려는 교외거주 주민들


공화당에 등 돌리려는 교외거주 주민들

(문) 오늘은 어떤 소식으로 시작해 볼까요?

(답) 네, 미국에는 주택대출금리가 낮고, 휘발유 값이 쌌던 시기에 쾌적한 주거환경을 찾아 도시 외곽 지역으로 이사한 가정들이 많았습니다. 특히나 주택 경기가 한창 좋았던 플로리다주나 네바다주 등에 이런 가정들이 많았죠. 이런 가정들은 대개 투표를 할 때, 공화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 집값이 폭락하고, 기름값이 치솟는 상황이 오자, 이런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계층들이 서서히 공화당에 등을 돌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입니다.

(문) 이들은 주로 어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죠?

(답) 네, 이들은 미국 내에서도 주로 집값이 많이 올랐던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이들이 사는 곳은 플로리다주, 네바다주, 오하이오주 그리고 콜로라도주에 있는, 도심까지 출퇴근이 가능한 교외 지역이 해당됩니다. 이들은 주택 경기가 한창 좋을 때 번잡한 학교와 도시를 떠나 도시 외곽에 집을 구입해 이사했죠. 이들의 성향은 정치보다는 일상생활에 더 관심이 많고요, 정치적으로 본다면 가족의 가치와 낮은 세금을 주장하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더 강하다고 합니다.

(문) 그렇다면, 이제까지 이들이 부시 대통령과 얼마 전까지 의회를 장악했던 공화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겠군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2004년 부시 대통령의 재선과 그동안 공화당이 의회를 장악하는데, 이들 지역내 주민들의 표가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정치참모였죠, 칼 로브씨는 이 지역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선거과정에서 상당한 공을 들여, 선거 때마다 이 지역에서 공화당이 승리하도록 만들어 전체 선거판세에 큰 보탬을 줬다고 합니다. 실제로 지난 2004년, 이 지역에서 인구가 급증하는 100여개 카운티 중에 97개 카운티에서 부시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문) 그렇지만, 이제 상황이 변하고 있다구요?

(답) 네, 공화당의 아성인 이들 지역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처음에 말씀드렸듯이 이유는 간단합니다. 집값이 폭락하고, 기름값이 오르면서, 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죠. 그래서 오는 11월에 있을 대선에서 지지 후보를 바꿔 볼 것을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4년 대선에서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40%의 지지를 얻었는데, 집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던 지난 2006년에 실시된 의회의원 선거에서는 44%의 지지를 기록해, 조금이나마 지지율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문) 이 지역 주민들의 오래된 정치적 성향을 바꿔 놓을 만한 상황 , 구체적으로 어떤 상황인가요?

(답) 공화당의 굳건한 지지 지역인 플로리다주 파스코 카운티의 경우, 지난 2년 동안 집값이 25% 떨어졌습니다. 또 2004년에는 이곳에서 도심까지 가는데, 기름값이 4불 36전이 들었는데, 지금은 두배가 넘는 9불 22전이나 드는 실정입니다. 생활비가 엄청 늘어난거죠. 조지 메이슨 대학, 지역분석센터의 스테판 풀러 소장은 지난 2000년 이후 교외로 이주한 젊은 가정들이 현재 많은 카드 빚과 모기지 빚을 갚느라 정신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현재 비난할 대상을 찾고 있는 실정이라는거죠.

(문) 그렇다면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의 선거전략가들, 이런 상황을 놓치진 않겠죠?

(답) 네, 민주당 측은 오바마 후보를 이런 문제를 해결해 줄 일종의 구세주같은 존재로 홍보할 예정입니다. 특히 안정된 직장이나 공립학교 문제 , 대학 학비 문제 그리고 교통 문제 해결 등을 내세워 이 지역 유권자들에게 다가간다는 전략을 세워 놓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공화당 측은 이 지역 유권자들이 아직까지 민주당 지지로 완전히 돌아서지는 않았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맥케인 후보 진영은 특히 해저 유전 개발을 통해 기름값을 잡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겠다는 작전입니다.

석유 저소비형 경제로 변신 중인 미국

(문) 다음 소식으로 넘어가 볼까요?

(답) 앞서서 경제 상황과 관련된 정치 얘기를 해드렸는데, 이번엔 고유가와 관련된 경제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얼마 전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상반기의 미국의 석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하루 평균 80만 배럴이 줄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1982년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진 수친데요, 이런 석유 수요 감소세는 앞으로도 계속돼서 내년까지 3년 연속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입니다.

(문) 석유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면서, 미국 경제가 석유 저소비형 경제로 변신하고 있죠?

(답) 네, 이런 현상에 대해 컬럼비아대학의 크리스토퍼 메이어 교수는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즉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유가 상승의 합작품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문) 그렇다면 요즘 미국 사회, 석유 소비를 줄이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답) 네, 그동안 이에 대해 많이 소개해 드렸습니다만, 요즘 눈에 띄는 것들을 다시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석유 대신 대체 에너지를 이용하려는 노력인데요, 냉난방을 위해서 석유 대신 건물에 태양열 시스템을 설치하는 지역이 늘고 있고요, 농촌 지역에선 작물을 건조할 때 프로판 가스를 쓰는 대신에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자연광, 즉 태양광선을 이용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고 합니다. 또 농부들이 트랙터를 움직일 때 기름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위성위치추적기라고도 하죠, GPS를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문) 전기를 절약하기 위해 미국 사람들,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한 제품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하는 것 같죠?

(답) 네, 캘리포니아주에서 전기를 생산, 공급하는 에디슨사는 , 오래된 냉방기를 효율이 높은 신형 냉방기로 교체하면 보상을 해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데요, 지난 해에는 이 보상을 받은 사람의 수가 6천명에 불과했는데, 올 상반기에는 3만 7천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또 올 상반기에 미국의 가전업체가 출하한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냉장고 중에서 고효율 에너지 등급을 획득한 제품의 비율이 55%로 전년과 비교해서 5% 정도 늘었다고 합니다.

(문) 일반 개인들뿐만 아니라, 기업들도 자체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죠?

(답) 밀워키에 있는 에너지 효율 전문 상담 업체인 존슨 컨트롤이라는 회사가 1천 150명의 기업의 에너지 비용 담당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했는데요, 응답자의 41%가 지난해에 이미 설비교체시기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난방과 환기장치 등을 고효율 장비로 교체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이들 기업의 78%가 조명시설을 고효율 시설로 이미 교체했다고 하네요.

(문) 물론, 고유가에 따른 현상, 대형 차량 판매가 줄어들고, 작은 차가 많이 팔리는 경향도 여전한 것 같은데요?

(답) 네, 차 판매상들이 쌓여있는 대형 차량들을 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큰 효과를 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에 스포츠유틸리티 차량을 포함한 소형 트럭의 판매가 전체 소형차 판매의 45%를 차지했습니다. 이 비율은 지난 2005년에는 60%였고, 작년에는 52%였죠. 대형 차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모든 차의 판매가 줄면서 대중교통 이용량도 증가하고 있는데요, 미국 대중교통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미국의 대중교통 이용량이 3.4%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래저래, 요즘 미국 사회, 에너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가지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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