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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 지원국 해제 ‘공은 평양에 가 있다’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최 기자, 어제 밤 몇시에 잠자리에 들었습니까? 요즘 미국 사람들은 베이징 올림픽 경기를 텔레비전으로 보느라고 잠을 설치는 것같은데요. 오늘 눈길을 끄는 뉴스가 있군요. 북한이 금메달을 땄다는데 그 소식부터 전해주시죠.

답)네, 북한이 12년만에 금메달을 땄습니다. 여자 역도 63kg급에 출전한 북한의 박현숙 선수는 이날 총 2백41kg을 들어 올려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북한이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지난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이래 12년만입니다.

문)특히 박현숙 선수가 막판에 역전 우승을 했다는데, 경기 장면을 자세히 전해주시죠.

답)박현숙 선수는 이날 인상-북한말로는 끌어 올리기라고 하는데요- 1,2차 시기에서 102kg과 106kg을 들어올린 뒤 3차 시기에서 108kg에 도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박 선수는 이를 만회하기 위해 다른 선수보다 무거운 135kg에 도전했지만 1,2차 시기에 실패했습니다. 한번만 더 실패하면 바로 실격 처리될 아슬아슬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박 선수는 막판에 무서운 정신력을 발휘해 3차 시기에 그 무거운 역기를 들어 올렸습니다. 2위 선수와 불과 1kg 차이로 금메달을 딴 것입니다.

문)135kg이면 쌀 두가마가 넘는 무게인데, 박현희 선수가 참 대단하군요. 북한에는 이제 계순희 선수에 이어 박현숙 선수라는 새로운 스타가 탄생한 것 같은데, 박 선수가 뭐라고 우승 소감을 말했습니까?

답)올해 23살인 박현숙 선수는 현재 압록강 선수단 소속 선수인데요. 박 선수는 기자들이 우승 소감을 물어보자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장군님이 경기를 지켜 본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지막 순간에 들어올렸다"고 말했습니다.

문)한국과 미국 선수들은 금메달을 따면 대개 "너무 기쁘다, 부모님께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말하는데 박현숙 선수의 우승 소감은 좀 북한식으로, 색다르군요. 그런데 박 선수가 딴 금메달은 북한이 12년만에 딴 금메달인데 북한주민들이 크게 기뻐하고 있겠군요?

답)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습니다. 관측통들은 북한 주민들이 박현숙 선수의 금메달 소식을 하루이틀 늦게 들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올림픽 개막식 장면을 하루 뒤인 9일 방송했다고 합니다. 또 지난 6일 중국 선양에서 열렸던 북한 여자축구 경기도 이틀 늦은 8일 저녁에서야 방영했다고 합니다.

문)북한의 명사수죠? 김정수 선수가 동메달을 땄다는 소식은 이미 전해드렸는데, 이번에는 은메달을 땄군요?

답)네, 북한의 김정수 선수는 남자 공기권총 50m에서 한국의 진종오 선수에 밀려 2위, 은메달을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또 여자 유도 63kg급에 출전한 원옥임 선수가 동메달을 땄습니다. 오늘 북한은 금,은, 동 메달을 하나씩 보태서 총,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4개 등 모두 6개의 메달로 종합 11위에 올랐습니다.

문)이번에는 북한 핵 문제를 좀 살펴볼까요. 당초 주목했던 11일이 지났지만 북한은 테러지원국에서 해제되지 않았어요. 상황이 이렇게 된 것이 미국 탓입니까, 아니면 북한 탓입니까?

답)지금은 어느 누구의 잘못이다 라고 꼭 집어서 말하기는 힘든 상황입니다만, 현재 공은 평양에 가 있는 것 같다고 관측통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미 지난 달 10일 베이징 6자회담에서 북한에 4쪽 분량의 검증계획서 초안을 건네줬습니다. 이어 미-북 실무접촉을 갖고 검증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주한미군에 대한 검증 문제 등을 제기하며 검증에 소극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미국 국무부는 어떤 입장입니까?

답)미 국무부는 테러지원국 해제는 북한에 달려있다는 입장입니다. 국무부의 로버트 우드 부대변인은 11일 기자들에게 "북한으로부터 강력한 검증체계에 대한 보장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미국의 정책"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우드 부대변인은 테러지원국 해제는 평양에 달려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문)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북한이 미국에 대한 비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에요. 과거 같으면 북한이 "왜 약속대로 테러지원국을 해제하지 않느냐"고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고 나섰을텐데요. 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그와 관련해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데니스 와일더 아시아 담당 보좌관의 말을 주목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와일더 보좌관은 지난 10일 "미국은 북한과 검증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대화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미국과 북한이 물밑에서 대화를 계속 하고 있지만 아직 피차 만족할만한 검증체계를 마련하지는 못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라고 관측통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사회)뉴스 초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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