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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동맹회의 NAM 폐막, 남북한 외교전 성과


이란 테헤란에서 지난 달 27일부터 열린 제15차 비동맹운동, NAM (Non-Aligned Movement) 장관급 회의가 30일 폐막됐습니다. 비동맹회의 회원국인 북한은 박의춘 외무상이 참석해 마흐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면담했습니다. 이번 비동맹운동 회의에서 채택된 성명의 한반도 관련 내용 등을, 서지현 기자와 자세히 알아봅니다.

진행자: 우선 비동맹운동 회의에 북한이 회원국으로 가입돼 있는데요. 어떤 국가들의 모임입니까. 소개를 해주시죠.

답: 비동맹회의는 냉전기인 지난 1961년 미국과 소련, 그 어느 편과도 동맹을 맺지 않고 평화를 추구하자는 취지로 설립됐습니다. 현재 제3세계의 1백18개 회원국들이 가입돼 있는데요. 북한은 지난 1975년 정회원으로 가입했구요. 올해 회의에 북한은 회원국의 일원으로, 한국은 손님 자격으로 남북한이 모두 참석했습니다.

진행자: 올해 회의의 주요 의제는 무엇이었습니까?

답: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올해 회의를 두 가지로 요약하자면, 첫째 반미, 둘째 이란의 핵 지지입니다. 핵심은 이란 핵 에너지의 평화적인 사용 권리를 지지한다는 것입니다.

비동맹국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채택한 공동선언문에서 모든 국가들이 원자력을 평화적인 목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생산하며 사용할 수 있는, 기본적으로 소외될 수 없는 권리를 갖고 있다는 점을 거듭 확인한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회의 개최국인 이란의 핵 개발에 더욱 힘을 실어준 것인데요.

마누세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회의 폐막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평화적인 핵 계획에 대한 이들 국가들의 지속적인 지지는 중대하고 소중하다며, 이는 국제사회가 이란의 평화적인 핵 활동에 반대한다는 주장을 일축하고 이란의 핵 활동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유럽연합을 비롯한 이른바 서방 강대국들은 이란의 개발을 저지하기 위해 여러 차례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한 정면 반발이군요. 한반도 관련 내용도 이번 성명에 포함됐다죠?

답: 그렇습니다. 한반도 관련 조항 두 가지가 포함됐는데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지지, 북 핵 6자회담과 관련 선언 이행에 대한 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는, '한국인의 공동번영과 동북아와 세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해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와 안보 보장이 중요함을 인정한다. 평양에서 각각 발표된 2000년 6.15 남북 공동선언 과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2007년 10.4 선언, 그리고 과거 모든 남북 공동성명과 합의서에 명시된 바와 같이 한반도 통일을 위한 한국인들의 진정한 염원과 공동 노력에 지지를 표명했다'이구요.

두번째로, '핵 문제의 포괄적인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중요성에 주목하며, 2005년 9.19 공동성명과 이후 합의들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이들 선언과 합의들의 신속하고 성실한 이행을 강조했다' 입니다.

진행자: 북한은 지난 아세안 안보포럼, ARF 에서부터 10.4 공동선언의 이행을 국제사회에 거듭 강조해왔는데요. 이번 NAM 선언문에서도 부분이 빠지지 않았군요.

답: 네. 하지만 주목할 것은 10.4 공동선언 뿐 아니라 9.19 공동성명 등 다른 선언과 합의들의 이행 역시 포함됐다는 점입니다.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도 '10.4 공동선언에 대한 지지'라는 문구만 넣으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비동맹운동 회의에 지난 33년 간 정회원국으로 참가해왔고, 반면 한국은 손님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했는데요. 10.4 선언 뿐만 아니라 다른 남북한 간 공동선언과 합의를 포함시키려 한 한국 정부의 외교력이 이번에는 상당히 유효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입니다.

한국 외교통상부는 3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한국 측 대표단은 과거 남북한 사이에 합의된 모든 성명과 선언, 합의서의 이행, 그리고 북 핵 문제 해결을 위한 9.19 공동성명 이행을 언급하는 것이 좋겠다는 입장으로 회의에 참여했다며, 이번 문서는 한국 측 입장이 잘 반영돼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북한의 박의춘 외상이 이번 비동맹운동 회의에 참가했는데요.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을 만났다죠?

답: 네. 이번 비동맹운동 회의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의해 '악의 축'으로 지목된 이란과 북한 두 나라가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에 따르면, 박의춘 외무상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을 만나 '북한 정부는 이란의 빼앗을 수 없는 핵 보유 권리를 지지한다'며, '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극단주의에 강하게 저항하는 이란이 북한의 자신감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박의춘 외무상은 또 마누세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과도 만났는데요. 모타키 장관은 이란과 북한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걸림돌은 없으며, 양국 간 관계는 새로운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고 친밀감을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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