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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 ‘미 입국 탈북 난민 67명’


지난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 발효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에 있던 탈북자가 난민 지위를 인정 받아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이 탈북자는 종교난민 자격으로 입국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 국무부는 북한인권법에 따라 지금까지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 수는 총 67명이라고 밝혀, 이달 들어 6명이 추가로 입국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시베리아 벌목공 출신인 42살의 탈북 남성 한동만 씨는 러시아에서 10년 간의 방랑자 생활을 끝으로 미국 행에 성공했습니다. 한 씨의 미국행을 도운 한국의 탈북자 지원단체인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한 씨가 미국 남부 켄터키 주에 도착했다고 24일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의 인구.난민.이주국은 24일 지금까지 북한인권법에 따라 미국에 입국한 탈북 난민은 모두 67명이라고 확인했습니다. 국무부는 지난 1일 탈북 난민 수를 61명이라고 밝혀, 최근에 한 씨를 포함해 6명이 추가로 입국했음을 시사했습니다.

함경남도 함흥 출신인 한동만 씨는 지난 1993년 벌목공으로 러시아에 갔다가 북한 정부로부터 5년 간 임금을 받지 못한 데 불만을 품고 '98년에 벌목소를 탈출했습니다.

천 목사에 따르면, 한 씨는 제3국에서 10년 이상 생활한 탈북자에게는 정착금을 주지 않는 한국 정부의 방침 때문에 미국행을 결심했고, 지난 해 10월부터 모스크바주재 유엔 난민고등판무관실 UNHCR의 보호를 받아왔습니다.

천 목사는 정착금과 관련한 한국 정부의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러시아를 떠돌고 있는 탈북자가 현재 5백 명이 넘는다고 말했습니다.

천기원 목사:"탈북해서 10년이 지나도록 못들어오면 더 어렵죠. 더 도와줘야 되는데 10년 지났다고 안해주니까 러시아에 있는 탈북자들은 그걸 아니까 한국에는 안올려고 하죠. 그렇게 (러시아에서) 돌아다니는 탈북자들이 5백 명이 넘죠."

지난 2004년 미국의 북한인권법이 발효된 이후 러시아에 있던 탈북자의 미국 입국이 허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고려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북한은 지난 '60년대 러시아와 맺은 임업협정에 따라 외화벌이를 위해 러시아에 벌목공들을 파견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인권단체인 '쥬빌리 캠페인 (Jubilee Campaign)'의 앤 부왈다 변호사는 러시아가 탈북 난민들에 대해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부왈다 변호사는 "러시아는 국제 난민보호 협약에 가입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탈북 난민들을 북한으로 강제송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두리하나선교회의 천기원 목사는 한동만 씨의 경우, 난민 심사 과정에서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종교난민 자격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천기원 목사:"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아마 종교난민으로 가게되는 것 같아요. 7명을 인터뷰했는데 6명이 떨어진 이유는 세례 안받았다, 십계명이라던지 이런 거 잘 모른다. 다른 건 물어보지 않고 전부다 세례문답하는 식으로만 물어봤어요."

일반적으로 난민이란 인종, 종교, 국적, 정치적 견해, 또는 특정 사회단체 참여로 인한 박해로 본국에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을 일컬어 말합니다.

'휴먼 라이츠 프로젝트 (Human Rights Project)의 주디스 우드 (Judith Wood) 변호사는 탈북 난민들은 주로 '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미국 행을 원한다며, 종교난민으로 들어오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우드 변호사는 러시아 정부 입장에서는 북한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직접적으로 비판하지 않으면서 한 씨를 종교난민으로 인정하는 게 보다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드 변호사는 "러시아 정부로서는 북한에서는 기독교인이 됐다는 이유로 고문 받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더욱 쉬웠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지난 달에는 태국에서 장기체류 중이던 탈북자들이 한국의 인천공항을 경유해 미국에 입국하는 등, 최근들어 탈북자들의 미국행이 다소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어 주목됩니다.

태국 정부는 자국에 밀입국한 탈북자들 가운데 한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출국허가를 쉽게 내주는 반면, 미국행을 원하는 탈북자는 빨리 내주지 않아 몇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태국, 한국 정부는 최근 태국 내 미국행 탈북자를 한국으로 추방하는 형식을 밟아 미국으로 보내는데 모종의 합의를 봤다고 탈북자 관련 소식통들이 '미국의 소리' 방송에 밝힌 바 있습니다.

'쥬빌리 캠페인'의 부왈다 변호사는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은 난민의 최종 목적지가 한국이든 미국이든 특정 국가로 직접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난민 출신국과의 친선관계 등의 이유 때문입니다.

따라서 난민들은 다른 나라를 거쳐서 최종 목적지로 가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고 부왈다 변호사는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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