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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금강산 피살' 조사단 구성


금강산을 관광하던 한국인이 북한군 병사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은 14일, 한국 정부는 사건이 원만하게 수습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계속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북한에 대한 제의나 접촉 등과 관련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습니다. 김규환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금강산을 관광하던 한국인이 북한군 병사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한 지 나흘째를 맞은 14일, 한국 정부는 사건이 원만하게 수습될 때까지 금강산 관광을 계속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북한에 대한 제의나 접촉 등과 관련한 대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 합동조사단을 출범시켰습니다. 윤국한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14일 금강산 관광객이 북한 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과 관련, 사건이 해결될 때까지 한국인들의 금강산 관광을 계속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명박 대통령이 사건 직후에 국회 시정연설에서 ‘전면적 대화’를 촉구한 것은 큰 틀에서 남북 간 대화가 필요하다는 원칙을 천명한 것"이라며, "이와는 별개로 이번 사건은 중대 사태이기 때문에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함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북한에 대한 제의나 접촉 등의 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정부 합동조사단이 출범해 1차회의를 열었습니다.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황부기 통일부 회담연락지원부장을 단장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 8개 기관과 부처 전문가들로 조사단이 구성됐다"며 "14일 오후 4시부터 1차 회의를 열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직 추가적으로 밝혀진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이번 총격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라며, 진상규명이 이뤄지기 전에는 사건이 의도된 것인지, 우발적으로 일어났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도 유보한다고 밝혔습니다.

“일단 진상조사 합동조사단이 구성돼서 진상조사를 하고 의혹이 명쾌하게 해결돼야 한다는 것은 현재의 정부의 입장입니다. 지금 그렇게 하기 위해서 정부는 계속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 드리고 그것이 안 됐을 때에 대책이 무엇이냐 하는 문제는 그때 가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이런 가운데 사건이 발생한 장소 근처에 북한 측이 운영하는 폐쇄회로 TV가 설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돼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혀낼 단서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현대아산 측은 북한 군 당국이 운영 중인 것으로 보이는 이 폐쇄회로 TV가 펜스 뒤에 1대가 설치돼 있고, 카메라는 펜스와 45도 각도로 한국 측 해변을 향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 폐쇄회로 TV는 군사경계선 역할을 하는 녹색 철제 펜스 바로 뒤편 북한 영내에 설치돼 있으며, 해변으로부터는 1백 미터 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망한 박왕자 씨가 북한 군 병사에게 피격된 시점이 북한 측이 밝힌 오전 4시50분 전후가 아니라 이미 해가 뜨고 난 뒤인 오전 5시20분께라는 관광객의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같은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는 육안으로 사람의 모습을 충분히 알아볼 수 있는 시간에 사건이 발생했음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북한 군이 박 씨가 관광객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과잉대응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사고지점은 관광객들이 ‘통행금지’ 경고문이나 통제 펜스가 없는 곳을 통해 군사통제구역으로 쉽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광객 안전관리가 허술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망한 박왕자 씨가 통과한 해변가 모래언덕 부분의 금강산 해수욕장 산책로는 통제 펜스 전체 1백여 미터 가운데 32 미터 가량 뚫려 있었고 진입금지 경고문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 때문에 사건 발생 전, 실제 펜스가 설치된 구역을 넘었다는 관광객은 여러 명 있었으며, 이들은 “철조망이나 안내문구 등이 없어 그 길로 가서는 안된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현대아산이 안전교육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에도 불구하고 개성관광이나 개성공단 등 다른 남북 교류협력 사업에는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 “어제 15시 30분에 금강산 관광객 3백50명이 귀환했습니다. 그래서 관광객은 현재 전원 철수돼 있는 상황입니다. 금일 현재 금강산에는 현재 1천2백17 명이 체류 중에 있습니다. 이 중에 내국인은 5백94명 순수 한국 국적입니다. 그리고 조선족이라든가 외국인 6백23명, 그래서 현재 1천2백17 명이 금강산에 체류 중에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이들의 안전에 대해서는 현재 특별한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이 되고 있습니다”

개성관광의 경우 사건 다음 날인 12일 5백32명에 이어 13일에도 같은 수의 관광객이 버스 편으로 방북 길에 올랐습니다. 통상 개성을 방문할 수 있는 1일 관광객은 최대 5백60명 수준인데 금강산 피살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예약취소는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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