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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핵 검증, 주체와 대상, 방법 등 논란 전망


오늘 베이징에서 재개된 6자회담은 '검증 회담'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검증은 이번 회담의 핵심 과제로 꼽히고 있습니다. 북한 핵 검증과 관련한 핵심쟁점과 이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시각차를 최원기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10일 베이징에서 시작된 북 핵 6자회담의 최대 과제는 검증체제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만일 미국과 북한, 한국 등 6개국이 이번 회담에서 검증체제에 합의할 경우 북한 비핵화 3단계는 순조로운 출발을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6개국이 검증체제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북한 비핵화는 삐걱일 공산이 큽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검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힐 차관보는 검증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불능화도 더욱 가속화되기를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누가 검증할 것인가' 하는 검증의 주체와 함께 검증 대상과 방법, 그리고 검증 기간 등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존 박 연구원은 문제의 핵심은 누가 어떤 대상을 어떻게 검증을 할 것인가를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관측통들은 이 중에서도 특히 검증 대상을 정하는 문제가 가장 어려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은 영변 핵 시설은 물론 북한의 핵 실험장, 그리고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과 시리아와의 핵 확산 문제도 검증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 군축안보 담당 차관보를 지낸 로버트 아인혼 전 차관보는 플루토늄은 물론이고 농축 우라늄과 핵 확산 문제도 검증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영변 핵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핵 시설과 핵 프로그램을 검증 대상에 포함시킬 뜻이 없어 보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은 핵무기를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농축 우라늄과 핵 확산 문제는 비공개 양해각서에 '간접 시인'하는 선에서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농축 우라늄과 핵 확산 검증에 협조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검증의 주체 문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민간연구소인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연구원은 미국이 검증을 주도하고 한국, 일본, 그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들이 부분적으로 참여하는 혼성팀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클링너 연구원은 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 핵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참가국들과 함께 혼성 검증팀을 구성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일본의 마치무라 노부타가 관방장관은 지난 달 26일 "일본도 6자회담의 일원으로 검증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검증 기간도 논란 거리입니다. 미국은 철저한 검증을 위해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싶어합니다. 반면 북한은 가급적 짧은 시일 내에 검증을 마치려 할 공산이 큽니다. 이와 관련해 힐 차관보는 지난 9일 베이징에서 기자들과 만나 검증이 몇 주 또는 수개월 정도 걸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검증이 수주일에서 수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며, 문서 검증과 함께 핵 시설 접근과 핵 과학자 면담 등이 보장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전문가들은 검증을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견해차를 감안할 때 이번 6자회담이 상당히 힘들고 지루한 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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