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초점] 7-09-08


한반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문) 최 기자, 북 핵 6자회담이 내일, 10일 베이징에서 열리게 되는데, 회담에 앞서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지요?

답) 네,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9일 베이징에서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만났습니다. 힐 차관보는 전날 8일 밤에도 김 부상을 만났으니까요, 이틀 연속 미-북 회동이 이뤄진 셈입니다.

문) 과거 부시 행정부는 '북한과 직접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었는데요. 이렇게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부상이 자주 만나는 것을 보면, 모든 것은 미-북 양자 접촉에서 결정되고 6자회담이 이를 추인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군요. 힐 차관보가 기자들과 만나 뭐라고 했습니까?

답) 힐 차관보는 이번 6자회담이 '검증 회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검증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이번 회의에서 검증체계에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힐 차관보의 목소리를 들어보시죠.

힐 차관보는 핵 신고 검증이 며칠 내에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주일에서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힐 차관보는 문서 검증은 물론 핵 시설 접근, 그리고 핵 과학자 면담 등이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문)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것은, 만일 미국이 어떤 핵 시설을 보고자 하는데 북한이 '이 시설은 보여줄 수 없다'라고 할 경우는 어떻게 됩니까?

답) 미국과 북한 간에는 이미 검증에 대해서는 대략적인 합의가 이뤄져 있어서 그 같은 상황이 발생할 것 같지는 않은데요. 이 문제에 대해서는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이미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만일 북한이 핵 시설 접근을 막는 등 검증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요,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은 지난 달 27일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해제를 발표했는데, 이를 해제하려면 45일이 걸립니다. 그러니까 8월 중순이 되어야 테러지원국 해제 조치가 공식적으로 발효되는 셈인데요. 만일 북한이 검증에 협력하지 않을 경우 미국은 테러지원국 해제를 취소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문) 북한의 노동신문을 보면 평양은 검증보다는 경제적 보상 문제에 관심이 많은 것 같은데요, 이 문제도 6자회담에 다뤄집니까?

답) 그럴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힐 차관보가 이번 6자회담에서 대북 에너지 지원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구요. 이 문제와 관련해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인 미국평화연구소의 존 박 연구원은 "북한이 핵 검증에 적극 협조할 겨우 미국은 중유 제공은 물론 미-북 연락사무소 설치 등 양국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은 평양이 하기 나름이라는 것입니다.

문) 북한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측 근로자가 3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은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미국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답) 한 마디로 미국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을 '절반의 성공'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북한을 돕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성공단을 만든 것, 또 남북 간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공단을 꾸준히 발전시킨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성공단이 보다 의미를 가지려면 북한이 개성공단을 다른 눈으로 봐야 한다고 충고하고 있습니다.

문) 방금 전문가들이 '북한이 개성공단을 다른 눈으로 봐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는데, 그게 무슨 뜻인지,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죠.

답) 그것은 개성공단이 북한 경제의 '고립된 섬'이라는 것입니다. 현재 북한경제는 20년째 계속되는 식량난과 공장 가동률이 30%가 안될 정도로 피폐해진 상태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경제를 살리려면 개성공단의 교훈, 그러니까 남한을 비롯한 외국의 선진 기술과 자본을 북한의 우수한 노동력과 결합하는 경제 개선 조치를 북한 전역에 확대해야 북한 경제가 되살아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문) 그렇다면 북한 당국이 활기차게 돌아가는 개성공단을 뻔히 보면서도, 그 교훈을 배우지 못하는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답) 미 의회 산하 의회조사국의 북한경제 전문가인 리처드 난토 박사는 그 이유로 북한 당국의 '두려움'을 꼽았습니다. 한 마디로 북한 당국은 한국이나 외국 사람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주고, 접촉을 하는 것을 겁내는데다, 경제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걱정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