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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소프트 파워’, 미국이 중국에 앞서


아시아에서 외교와 문화 등 비군사적 수단으로 행사하는 영향력, 즉 ‘소프트 파워 (soft power)’면에서 미국이 중국에 앞서고 있는 것으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났습니다. 또, 미국과 일본, 한국인들 대다수는 중국이 앞으로 아시아의 지도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고, 군사적 위협이 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손지흔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 (CCGA)’와 한국의 동아시아연구원 (EAI)은 올해 초 아시아의 이른바 ‘소프트 파워’에 관한 여론조사를 공동 실시했습니다.

두 기관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미국과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6개국 국민을 대상으로 정치, 외교, 경제, 인적자본, 문화 면에서의 ‘소프트 파워’를 각각 조사했습니다.

‘소프트 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제재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 (hard power)’에 대비되는 개념으로, 정보과학이나 문화, 예술 등 비군사적 수단으로 행사하는 영향력을 뜻합니다.

여론조사 결과, 아시아의 ‘소프트 파워’종합평가 순위는 조사대상국별로 조금씩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중국인들과 일본인들, 한국인들은 미국을1위로 평가한 반면, 미국인들과 인도네시아인들, 베트남인들은 일본을 1위로 꼽았습니다. 중국은 6개국 모두에 의해 3위를 차지했습니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일본 국민들에 의해 2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아시아인들은 아시아 내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이번 여론조사를 이끈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의 크리스토퍼 위트니 (Christopher Whitney) 연구 담당 국장이 말했습니다. 위트니 국장은 17일 워싱턴 소재 ‘카네기국제평화기금 (CEIP)’에서 열린 보고서 설명회에서 이같이 지적했습니다.

위트니 국장은 “모든 아시아권 조사대상국 응답자의 과반수나 다수는 미국의 영향력이 지난 10년 간 아시아에서 실제로 커졌다고 응답해 매우 흥미롭다”고 말했습니다. 인도네시안들의 58%와 일본인들의 47%, 그리고 중국인들의 45%가 미국의 영향력이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미국은 북 핵 문제 해결을 포함한 외교적 ‘소프트 파워’면에서도 1, 2위를 차지하는 등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위트니 국장은 “미국은 북 핵 문제를 해결하고 긴장감을 줄이는 데 있어서 중국과 일본, 한국인들로부터 효과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반면 중국은 자국민들에 의해서만 그같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국은 한국을 아시아의 외교적 ‘소프트 파워’국가 1위로 꼽는 등, 전반적으로 한국의 ‘소프트 파워’를 높이 평가했다고 위트니 국장은 말했습니다.

이밖에 중국이 앞으로 아시아의 지도국으로 부상할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일본, 한국인들은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미국인들의 71%, 일본인들의 89%, 그리고 한국인들의 77%가 다소, 내지는 매우 거부감을 느낀다고 답했습니다.

더 나아가 이들 3개국과 인도네시아 국민들은 중국이 앞으로 군사적 위협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아울러 응답자들의 과반수는 아시아 내 미국의 군사력 주둔을 중국과 일본 간 군비경쟁을 막는 데 기여하는 안정세력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편, 한국은 문화적 ‘소프트 파워’면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중국은 한국을 1위, 일본과 베트남은 한국을 2위, 미국과 인도네시아는 한국을 3위로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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