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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해외투자가 증가하는 배경은?


평양에서는 지난 16년 간 공사가 중단된 채 서있던 유경호텔 공사가 최근 재개됐습니다. 또 대동강 근처 통일 거리에는 새로운 상점과 사무실을 세우기 위해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모든 변화는 북한에 대한 외부의 투자가 늘어서 생긴 것인데요, 외국의 대북 투자 증가 배경과 문제점을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지난 달 13일 북한을 방문했던 한국의 이화여대 조동호 교수는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습니다. 2년 전만 해도 평양 공항에서는 일반 버스가 승객들을 날랐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KKG라는 영문 표시를 한 바닥이 낮은 공항용 버스가 사람들을 실어나르고 있었습니다.

또 평양 보통강 구역에서 공사가 중단된 채 흉물스럽게 서있던 유경호텔도 공사가 재개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유경호텔은 지난 198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공사가 시작됐지만 공사 자금이 부족해 1992년부터 16년 간 방치돼 왔습니다.

또 평양의 통일거리 인근 대동강 변에는 사무실과 상가를 짓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평양 시내 호텔에는 외국인들과 북한 사람들이 상담하는 모습도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에 밝은 서울 국민대학교의 정창현 교수는 “상당한 규모의 외부 자금이 북한에 들어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북한에 대한 투자선이 바뀌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0년 간 북한에 주로 투자해온 것은 한국과 중국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동과 홍콩 기업들이 북한에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외신보도들에 따르면 이집트의 대기업인 ‘오라스콤’은 평양의 상원 시멘트에 1억5천만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유경호텔 재공사를 맡고 있습니다. 또 쿠웨이트도 북한의 하수도 개발에 2천만 달러를 차관 형태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에 대한 외국의 투자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분명치 않습니다. 북한 정부가 통계를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유엔 산하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 (UNCTAD)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한 외국의 투자는 지난 2003년을 기해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2003년 기간 중 북한에 투자된 액수는 연간 1백만 달러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003년 이후 외부의 투자액은 1억 달러를 훌쩍 넘었습니다. 과거에 비해 투자 액수가 무려 1백 배 이상 늘어난 것입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조동호 교수의 말입니다.

외부의 투자가 증가한 것은 북한 당국의 노력의 결과일 수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2002년 7월 ‘경제관리 개선 조치’를 발표한 데 이어 외국인 투자법을 개정해 외자 유치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조동호 교수는 북한경제가 본격적으로 되살아 나려면 핵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최근 외국 기업들이 북한 투자에 관심을 갖는 것은 핵 문제가 해결된 후 외국 자금이 차관 형태 등으로 북한에 들어갈 것을 염두에 둔 사전포석이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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