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국제사면위원회 '북한, 인권침해 여전'


북한은 지난 해 중국에서 북송된 탈북자들을 고문하는 등, 인권침해를 계속 자행했다고 국제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 (Amnesty International)’가 밝혔습니다. 위원회는 또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대우를 받고 있으며, 정부 당국이 이들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에서는 지난 한 해 동안도 사형과 고문, 감금 등 인권침해가 계속됐다고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인 국제사면위원회가 28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사면위원회는 또 중국에는 5만여 명의 탈북자가 추방 공포 속에 숨어 지내고 있다며, 이들 가운데 매달 수백 명이 북한으로 강제송환됐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 동아시아 팀의 노마 뮤코 (Norma Muico) 연구원은 27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 해에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인해 굶주린 북한주민들의 중국행이 이어졌다고 말했습니다.

뮤코 연구원은 “식량이나 경제적 이유로 중국에 넘어갔다 잡히는 탈북자들은 강제북송돼 노동수용소에 수감된다"며, "올해는 식량난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특히 우려된다”고 말했습니다.

사면위원회의 보고서는 북한으로 송환된 탈북자들이 고문을 당하거나 길게는 3년 간 감금됐으며 개인의 나이와 성별, 경험에 따라 처벌이 정해졌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탈북자들이 중국에서 한국인들이나 기독교 선교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드러난 경우 한층 가혹한 처벌을 받았습니다.

뮤코 연구원은 “수용소의 시설이 너무 열악해 탈북자들이 2주 내지는 한달 만 수용돼 있어도 병에 걸리기 쉽고, 먹을 것이 부족하거나 비위생적인 환경 때문에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지난 해 8월 평안남도의 한 기업소 관리인이 굶주린 노동자들에게 나눠줄 식량을 구입하기 위해 공장 설비를 내다 팔았다는 이유로 공개처형됐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경우, 외국인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보고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차별을 받는 것은 물론 이에 대한 보호나 배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지난 해 2월에는 여수의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추방을 앞둔 외국인 노동자 10 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하는 등, 외국인 수용시설들이 열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11월 현재, 50만 명이 넘는 한국 내 외국인 노동자들 가운데 적어도 23만 명은 임시직 노동자들이었습니다.

한국의 인권상황과 관련해 개선된 부분도 있었습니다.

뮤코 연구원은 “한국은10년 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데 따라 지난 해 국제사면위원회가 분류하는 ‘실질적 사형폐지국 (abolitionist in practice)’으로 공식 지정됐다”고 말했습니다. 뮤코 연구원은 이는 환영할 만한 변화라며, 한국이 앞으로 공식 사형폐지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서는 지난 해 적어도 4백70 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고 1천8백60 명이 사형선고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서는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공식자료들을 근거로 한 것으로 실제로 사형선거를 받은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중국에서 인권 운동가들이 감금되거나 가택연금된 사례가 늘었으며, 티베트인들과 위구르 족 등 소수민족들이 계속 억압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인권상황과 관련해서는 쿠바의 관타나모 미 해군기지 내 포로수용소가 거론됐습니다. 보고서는 미국 당국이 이 수용소에 수백 명의 외국인들을 계속 억류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수용자들은 혐의없이 수감돼 있고 억류의 합법성을 미국 법원에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의 올해 연례보고서는 지난 한 해 동안 나타난 전세계 1백50개국의 인권상황을 다루고 있습니다.

국제사면위원회는 올해로 세계 인권선언문이 채택된 지 60주년이 됐는데도 전세계 적어도81개국에서 아직도 사람들이 고문 또는 좋지 않은 대우를 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