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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 한국의 지진 구호활동 보도에 인색


중국 쓰촨성 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은 발생 두 주가 지난 지금도 피해가 계속 늘어나면서, 사망자 수만 6만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중국 베이징 현지를 연결해서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VOA-1: 안타깝게도 희생자가 계속 늘고 있다면서요?

->베이징: 지난 12일 발생한 쓰촨성 대지진으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가 오늘 이곳 시간으로 정오 현재 6만5천80 명으로 늘었다고 중국 국무원이 오늘 발표했습니다. 실종자는 2만3천1백50 명, 부상자는 36만58 명으로 집계 됐고, 이재민은 1천4백38만 명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어제 쓰촨성 일대를 다시 강타한 강도 6.4의 여진 때문에 숨진 사람이 모두 8명, 부상자가 9백27명으로 각각 늘어났습니다.

또한 이번 지진 때문에 부모를 잃거나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고아가 5천5백 명에 이르고, 부양 가족을 잃은 노인도 4천8백 명에 달하고 있습니다.

VOA-2: 쓰촨성 대지진 이후 어제 가장 높은 강도의 여진이 또 발생했다지요?

->베이징: 네, 어제 쓰촨성 북부 칭촨현에서 강도 6.4의 지진이 일어나 1명이 사망하는 등 4백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습니다.

2주 전 8.0 강도의 대지진이 일어난 뒤, 지금까지 강도 5.0 이상의 여진이 28 차례 발생하고, 일부 산과 호수가 붕괴될 의기에 놓이면서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VOA-3: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때문에 생겨난 호수들이 붕괴 위험이 있어 또다른 재앙이 우려된다지요. 현재 상황은 어떻고, 또 중국 정부는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요?

->베이징: 중국 정부는 새로운 재앙을 막기 위해 호수 제방의 폭파를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진이 일어난 쓰촨성 베이촨현에 있는 탕자산 호수는 어제 수위가 치솟아 7백23 미터에 도달하면서 최고 수위까지 불과 29 미터 밖에 남기지 않고 있어 붕괴의 위험이 놓여 있습니다. 제방이 붕괴될 경우 엄청난 파괴력을 갖는 홍수를 일으킬 위험이 있는 상황인데요, 쓰촨성 지역에는 천둥·번개를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있어 위험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약 1천8백 명의 중국군 병력은 오늘 오전 한 사람당 10 킬로그램의 다이나마이트를 갖고 탕자산 호수에 도착해 제방 폭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VOA-4: 한국 정부는 지진 현장에 1차 구조팀에 이어 2차로 의료지원팀을 파견하기로 했는데, 어떻게 됐나요?

->베이징: 중국 정부의 고사로 무산됐습니다. 한국 정부는 지난 주말쯤 계획했던 30명 정도로 구성된 의료지원팀 파견을 중국 당국과 협의한 결과, 더 이상의 해외 의료진은 필요하지 않다는 중국 당국의 판단을 존중해 파견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생존자 구조보다는 도시 재건 등 복구 시스템으로 돌아서 더 이상의 외국 의료진의 파견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한국 정부는 현지에서 구조작업을 벌였던 중앙119 구조대를 철수시킨 뒤 외교부 주관으로 20명의 의료진과 5명의 한국국제협력단 직원, 5명의 구조대원 등 30명으로 구성된 제2차 의료지원팀을 지난 주말께 현장에 파견해 의료지원을 할 계획이었습니다.

이처럼 중국측의 고사로 우리 의료지원팀의 현장 활동이 무산됐지만, 민간차원의 의료봉사를 하고 있는 그린닥터스 등에 따르면 현장에 환자는 넘쳐 나고 의료인력은 상당히 부족한 상태여서 중국 당국의 판단과 현실과는 상당한 차이가 나고 있습니다.

VOA-5: 그러면, 한국 정부는 의료지원팀 파견 대신 어떤 방법으로 중국 지진을 지원하게 되나요?

->베이징: (중국 당국은 현재 직접적인 인력 투입보다는 임시구호소 마련에 필요한 텐트 등 물자 지원을 더욱 바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총 5백만 달러의 지원을 계획한 우리 정부는 중국이 원하는 텐트, 구급의약품 등을 중심으로 구호물자 지원을 계속하기로 했습니다.

앞서 50만 달러의 현금과 텐트, 담요 등 총 1백만 달러의 구호물자를 긴급지원한 정부는 최근 텐트와 의료품 등을 중심으로 1백50만 달러를 추가 지원했으며 나머지 2백50만 달러도 구호물자를 중심으로 지원할 방침입니다.

VOA-6 : 한국 정부 차원의 지원활동 뿐만 아니라, 한국 내 민간 의료봉사 단체도 지진피해 지역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데요..

->베이징: 네, 한국의 한 민간 의료봉사단체인 그린닥터스가 바로 그 주인공인데요, 중국 대지진 발생 후 민간 차원이지만 한국에서 의료진이 파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린닥터스 소속 응급의료단 17명은 항생제와 수액제 등 의약품 2억원 상당과 의료장비를 준비하고, 중국지부인 그린닥터스 차이나 소속 교민 의사와 협력병원인 상하이 라이인병원 소속 의사 등과 공동으로 총 30여명의 의료단을 꾸려서, 21일부터 최대 지진피해지역인 베이촨현에서 가까운 안현 샤오바진 챠핑향에 마련된 이재민 구호소에서 5천여 명의 이재민들에게 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 22일 청두시 인근 중소병원인 광한중의원에서 그린닥터스 단장인 박종호 부산 센텀병원 원장과 정형외과 의사 1명은 중국 측의 요청으로 중국 의료진과 함께 지진으로 중상을 입은 중국인에게 처음으로 수술을 집도해 성공적으로 끝마쳤습니다.

박종호 단장 등은 이어 23일에도 광한중의원에서 지진 때문에 건물에 매몰돼 골수염을 앓는 이재민과 어깨가 부러진 환자에 대해 수술을 하고, 전체 환자를 상대로 외진을 돌며 응급치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VOA-7 : 한국 정부와 민간 의료봉사팀의 지원활동에 대해 중국 언론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요?

->베이징: 24시간 지진 피해 소식을 생방송하고 있는 중국 관영 중앙방송 CCTV 등 관영 언론에서는, 아쉽게도 한국 정부와 민간 의료봉사팀의 활동상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중국 정부의 통제를 받는 관영언론들이 의도적으로 한국 측의 지원활동에 대한 보도를 축소하는 분위기가 뚜렷합니다.

반면, 지난 달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문한 일본 측 정부와 민간의 구조팀 및 의료지원팀 활약상은 화면을 통해 아주 상세하게 중국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어서 한국에 대한 보도와 명확한 대조를 이루고 있는데요, 중앙방송은 성금지원, 구조대·의료진 파견 등 일본의 움직임을 연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고, 인터넷에는 일본 구조대의 활동에 감격했다는 글 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의 여론 유도에 쓰촨성 강진을 계기로 중국인의 대일본 이미지가 크게 개선되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지진에 대한 일부 한국 네티즌의 악성 댓글만을 부각시킨 중국 네티즌과 언론 때문에,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인 면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이 같은 중국 정부와 언론의 움직임은 일본의 지원을 대대적으로 선전해 중국인의 일본에 대한 감정을 개선하고 이를 일본과의 관계 강화에 활용하고자 하는 중국 정부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VOA-8 : 일본 외에 여러 나라가 피해지역에 의료팀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다른 나라에 대한 중국 정부와 언론의 입장은 어떤가요?

->베이징: 사흘 전인 2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신임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쓰촨성 원촨 대지진 참사 이후 외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 것에 맞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러시아 구조팀을 따로 만나 격려했고, 중국 관영 중앙방송 등은 러시아 구조팀과 의료팀의 활동을 자세히 보도해 러시아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을 만드는 데 주력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내일부터 나흘 동안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하는 이명박 한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맞춰 중국 정부와 관영 언론들이 한국의 지진 피해 복구 및 의료봉사 활동에 대해 어떻게 다룰지 주목을 끌고 있습니다.

VOA-9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24일 피해지역을 직접 방문해 유엔 차원의 지원 의사를 밝혔는데요, 유엔 기구의 구호금이 도착했나요..

->베이징: 유엔 세계보건기구 WHO는 쓰촨성 대지진 생존자들에 대한 구호 활동을 위해 유엔의 중앙긴급대응기금으로 부터 1백30만 달러를 지원받았다고 언론들이 전했습니다.

WHO는 또 중국 정부의 피해 지역에 대한 보건의료체계 재구축과 질병 통제를 돕기 위한 전문가들을 현장에 파견할 계획입니다.

VOA-10: 한편, 이번 대지진의 여파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일정이 잇따라 변경되고 있다죠?

->베이징: 네, 쓰촨성 대지진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지난 주 사흘간 중단 됐던 올림픽 성화 봉송이 다시 시작됐는데요, 하지만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당초 다음달 15일부터 18일로 성화봉송 일정이 예정된 쓰촨성 구간이 이번에 지진 피해를 입은 점을 감안해, 쓰촨성 구간 성화 봉송 일정을 올림픽 개막 직전인 8월 3일부터 5일까지로 변경했습니다. 또한, 당초 6월19일부터 사흘 간으로 예정됐던 티베트 구간 성화봉송 일정도 하루로 단축될 것이라고 베이징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온기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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