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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대북 식량 지원 결정된 바 없다’


미국은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으며, 다음 달 초에 첫 선적분 5만t이 북한에 전달될 예정이라고 영국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이 13일 보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그러나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협의가 진행 중이지만 어떠한 내용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한 내용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는 13일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위한 협의를 벌이고 있지만 아직 어떠한 내용도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국의 당국자는 이날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다음 달부터 미국이 대북 식량 지원에 착수할 것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미국 정부는 지난 해 8월31일 발표한 세 가지 원칙에 따라 북한 당국과 식량 지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해 8월31일, 북한에 대한 인도주의적 식량 지원은 북한 내 식량 사정, 다른 나라에 대한 지원과의 형평성, 그리고 식량 분배 과정에 대한 검증 등 세 가지 원칙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에 앞서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 신문은 13일 미국은 북한에 50만t의 식량을 지원하기로 했으며, 조만간 유엔 세계식량계획 WFP와 비정부기구들, 북한 정부 당국자들이 참여하는 회의를 열어 지원 식량의 종류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이번 결정은 북한 정부가 지원되는 식량에 대한 전례 없는 모니터링에 합의한 데 따른 것으로,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며칠 안에 이와 관련한 미-북 간 합의를 승인할 예정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습니다.

그러나 앞서의 국무부 당국자는 협의가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지원 규모나 지원 방법 등 그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결정되지 않았으며, 현 시점에서 발표할 것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북한은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평양에서 식량 지원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미국 측은 이 협의가 결론 없이 끝났다고 발표했지만, 북한은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례적으로 협의 사실을 보도하면서, `협상이 잘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북한은 미국이 지원하는 식량이 엘리트 계층 뿐아니라 일반주민들에게도 돌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 요원들의 무작위 조사를 허용하고, 모니터링 요원도 더 받아들이기로 했습니다.

신문은 미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배분 감시 강화에 합의한 것은 6자회담으로 미-북 사이에 상당한 수준의 신뢰관계가 형성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북한 측으로서는 전세계적인 곡물가 인상과 주요 지원국인 한국과 중국으로부터의 원조가 줄어든 것이 압박 요인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정부가 이번에 지원하는 50만t 가운데 40만t은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나머지 10만t은 미국의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전달되며, 이 가운데 1차로 5만t이 6월 초 평양에 도착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밝혔습니다.

세계식량계획 대변인은 파이낸셜타임스 신문과의 회견에서 미국의 인도적 지원 재개를 환영하지만, 미국 정부가 대북 지원을 최종 결정했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과 한국 정부는 12일 워싱턴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문제를 협의했습니다. 협의에서 미국 측은 북한에 대한 50만t 식량 지원 용의를 밝히면서, 식량 지원이 이뤄진다 해도 이는 북한이 핵 관련 자료를 넘겨준 것과는 무관한 인도적 차원의 결정임을 강조했다고 한국의 `연합뉴스'가 전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한국 정부와 북한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현재로서 발표할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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