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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지금] 유럽행 미국인 관광객 감소


미국 사회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입니다. 5월이 시작되면서 이제 워싱턴에도 낮에는 반 팔 차림이 어울릴 정도로 더울 때가 많은데요. 이렇게 여름이 다가오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여름 휴가철 여행 계획을 세웁니다. 전통적으로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여행지가 유럽인데요, 최근에는 경제 악화와 달러 약세 때문에 유럽에 가는 미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김근삼 기자와 함께 이에 관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유럽을 찾는 미국인 관광객이 줄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말씀하신데로 미국에서 여행지라고 하면 전통적으로 영국이나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같은 유럽 국가들을 가장 많이 떠올립니다. 유럽 국가들의 입장에서도 관광 수입에 가장 많이 기여하는 게 바로 이런 미국인 관광객들인데요. 이들 나라의 관광 당국에 따르면 최근들어 자국을 찾는 미국인들이 줄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얼마나 줄었나요?

기자: 네. 프랑스 파리 관광 당국에 따르면 2006년에 파리를 찾은 미국인은 160만명이었는데요, 지난해에는 10만명 정도 줄었다고 하니까, 큰 폭의 감소죠. 영국의 경우도 2006년에 비해 2006년 관광객 수가 3.7% 정도 줄었다는 것이, 현지 관광 관계자들의 말입니다. 올해는 미국의 소비경제가 위축되면서 유럽을 찾는 관광객 수가 더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금 전에 말씀하신대로 유럽행을 찾는 여행객 수가 감소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요인이 크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는 2006년 이후 주택경기가 위축되면서 소비, 금융 등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식품과 에너지 비용 등이 크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경기는 더욱 안좋은데요. 당장 생활에 필요한 지출이 늘면서, 여행을 위한 지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또 한 가지 경제적 측면의 원인을 꼽아보면 달러 약세가 있습니다. 특히 유럽 여러나라의 공통 화폐인 유로화에 비해 달러화의 가치가 많이 위축되면서, 유럽 여행에 드는 실질적인 비용이 더욱 늘어났습니다. 이런 점은 미국인들의 올 여름 여행 계획을 보면 잘 나타나는데요. 미국의 한 대형 여행사에 따르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스페인처럼 유로화를 쓰는 나라에 대한 관광예약은 지난해에 비해 15% 줄어든 반면, 유로화를 쓰지 않는 동유럽 국가들에 대한 예약은 오히려 16% 늘었다고 합니다.

진행자: 말씀을 들어보니 유럽을 찾는 미국인들의 수는 더욱 줄겠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래서 유럽 각 국 관광 당국이나 업계가 미국인 여행객을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한 할인 혜택이나 이벤트를 속속 내놓고 있는데요.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유럽에서의 이미지도 바뀌고 있다고 하는데요. 예전에는 유럽 관광업자들에게 미국인 여행객은 돈 잘 쓰는 '봉'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제는 점점 검소한 여행객이라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일부 통계에서는 실제로 미국인들이 유럽을 여행하면서 평균적으로 지출한 비용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구요.

진행자: 아무튼 최근 미국의 경제 악화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화제를 바꿔보죠. 좀 무거운 소식인데요. 미국에서 마약 관련 경찰 단속에 인종 차별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구요?

기자: 그렇습니다. 뉴욕 소재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와치'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이 '휴먼라이트와치'는 북한 등 국제적 인권에도 관심을 기울여온 단체죠.

그런데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미국에서 백인과 흑인의 경우 마약 사용자의 비율이 비슷한 반면에 마약 관련법 위반으로 체포되거나 구금된 비율은 흑인이 백인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진행자: 차이가 얼마나 납니까?

기자: 미국 연방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6년 미국에서는 마약과 관련해 190만명이 체포됐습니다. 그런데 인종별로 보면 흑인 남성의 경우 백인 남성보다 전체 인구 중 마약 관련 혐의로 체포된 사람의 비율이 12배나 높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백인과 흑인 간에 마약을 사용하는 비율은 비슷한데도 말이죠.

진행자: 경찰의 마약 단속에 인종 차별이 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네요.

기자: 맞습니다. 이번 조사결과를 보면 그런 주장이 더욱 설득력을 갖습니다. 특히 비단 마약뿐만 아니라 전체 범죄 관련 체포나, 또 교도소에 수감된 비율도 백인보다 흑인이 월등히 높다는 점은 사회적, 정치적 이슈로 계속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민주당 경선에서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는 바락 오바마 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후보도 이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었구요.

하지만 이번 보고서를 보면 마약 전문가들은 이런 통계가 반드시 인종차별의 결과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진행자: 좀 소개해 주시죠.

기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경찰 인력에 한계가 있다보니, 아무래도 마약 단속도 마약이 대량으로 유통되는 대도시 빈곤층 거주지에 집중됩니다. 이런 지역은 외곽 지역에 비해 흑인을 비롯한 소수계 주민 비율이 높죠. 반면에 백인들은 대도시 주변의 외곽 주택가에서 숨어서 마약을 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구요.

따라서 미국 경찰의 현행 단속 방법은 흑인이 체포될 확률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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