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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전 지역 식량 배급 중단’ 해외 언론 긴급 타전


그간 다른 지역보다 식량 상황이 나은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의 수도 평양에도 식량 배급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세계 주요 언론들은 북한의 식량난이 위험수위에 달했다며 일제히 비중있게 보도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특히 최근 남북 관계가 경색된 가운데 해마다 계속된 한국 정부의 대북 식량, 비료 지원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가 지난 달 15일 1면에 북한의 식량난을 비중있게 보도한 데 이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 국 언론은 3일에도 북한 식량난이 악화되고 있다며 일제히 다양한 분석 기사를 보도했습니다.

해외 언론들은 특히 한국의 대북구호단체 '좋은벗들'이 최근 발간한 소식지에서 북한 당국은 수도 평양의 전 구역에서 4월부터 6개월 동안 식량 배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전한 내용을 인용해 상세히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신문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 IHT는 3일 북한의 기아 사태에 대한 장문의 기획기사에서 남북, 북미 간 긴장 상황이 고조되는 데다 국제 곡물가격 급등, 지난해 수해 피해의 영향 등이 겹쳐 북한 주민들의 식량난이 가중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IHT는 '좋은벗들'을 인용해 대부분의 북한 고위 계층이 거주하는 평양에서마저 6개월간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며 이는 명백히 강경 정책을 견지한 미국, 한국 정부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둘러싼 교착상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식량을 비축해 두려는 행동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영훈 연구위원은 IHT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식량난은 정치적 분위기에 특히 더욱 취약하다고 밝혔습니다.

정치적 분위기가 나쁠 때는 시장의 매점매석이 발생하고, 당국은 향후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식량 배급량을 줄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이는 특히 취약계층에게는 엄청난 희생으로, 식량난이 올 해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것은 명백하다고 말했습니다.

IHT는 특히 북한은 풍작일 때도 전체 주민을 먹일 수 있는 식량의 20% 가량인 1백만 t의 곡물이 부족한 데 올해는 지금까지 어떠한 지원 요청도 하지 않았다며, 북한은 지원 요청을 하는 대신 관영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을 맹비난했다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미국의 '블룸버그' 통신 역시 3일 한국 정부의 대북 쌀, 비료 지원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국 정부는 지난 2000년 이후 매년 40만~50만 t의 쌀과 식량을 제공해왔으나 지난 2006년 7월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로 중단됐다가 지난해 3월 쌀과 비료 지원에 다시 합의한 바 있다고 상세히 소개했습니다.

프랑스의 'AFP 통신' 역시 이 날 '절망적인 북한, 수도에 식량 배급 중단'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식량 부족이 너무도 심각해 수도의 엘리트 시민들에 대한 식량배급 마저 중단됐다고 전했습니다.

'AFP 통신'은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는 평양과 다른 도시에서 4월부터 아사가 시작될 것이고, 5월에는 대량 아사로 이어질 것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좋은벗들'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AFP 통신' 역시 북한과 한국의 신임 보수 정부와의 관계가 보다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정부는 아직 한국 정부에 대해 쌀과 비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AP 통신' 역시 '좋은벗들'을 인용해 평양에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고 보도하며 북한은 2천3백만명의 국민을 먹일 식량을 해외 원조에 의존하고 있으며, 세계식량계획, WFP는 북한이 최악의 식량 위기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최근 경고했다고 강조했습니다.

AP 통신은 그러나 '좋은벗들'은 정보원 보호를 위해 어디서 이 정보를 입수했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며, '좋은벗들'이 예전에 밝힌 북한 내부의 정보는 이후 사실로 확인된 바 있다고 신뢰를 나타냈습니다.

앞서 '좋은벗들'은 소식지에서 평양에도 4월부터 전 지역에서 식량 배급이 중단된다는 소식을 전하며 온 나라가 식량 부족으로 민심이 매우 황황하고,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에는 짙은 절망감마저 엿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좋은벗들'은 평양의 일부 간부들에 따르면 고난의 행군 시절에도 이렇게 오랫동안 배급이 중단된 적이 없었다며 식량난의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세계식량계획, WFP는 이 날 이메일 성명을 발표하고, WFP는 북한의 식량 안보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폴 리즐리 WFP 아시아 사무소 대변인은 그러나 평양에서 식량 배급이 중단됐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소리, 서지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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