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환경과 자원문제가 쟁점으로 대두될때면 플라스틱 봉투 (비닐 봉지)의 사용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곤 합니다. 최근 국제 원유가격이 1배럴 당 100달러선을 넘어서자 석유를 원료로 만들어지는 플라스틱 봉투 사용억제 또는 금지 여부를 놓고 다시 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국은 지금’, 오늘은 플라스틱 봉투 사용금지 논란에 관해 알아봅니다.
Q: 문철호 기자... 미국에서 플라스틱 봉투 사용금지에 관한 찬반 논쟁이 재현되고 있는데 플라스틱 봉투 사용금지 움직임이 어떻게 나타나고 있습니까?
A: 미국에서는 철저한 지방자치가 시행되기 때문에 연방정부 차원에서 규정돼 있지 않은 많은 일들이 주 정부와 시 정부등 지방정부가 주관하게 마련인데요 플라스틱 봉투 사용금지 문제 역시 그렇습니다. 매사추세츠주의 경우 식품점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봉투 하나에 2센트를 부과하기 시작해서 7년에 걸쳐 15센트까지 부과하는 법안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코네티커트주에서는 오는 2010년부터 식품점이 생물분해되지 않는 봉투를 사용하면 1천 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Q: 플라스틱 봉투 사용억제나 금지를 찬성하는 쪽은 아무래도 환경단체이겠는데 실제로 어떤가요?
A: 네, 물론 환경단체들이 플라스틱 봉투 사용 억제와 금지에 찬성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 봉투가 연간 약9백억장에 달하는데 그 대신에 종이봉투를 사용하면 우선 자원면에서 플라스틱 봉투 1톤을 생산하는데 원유 11배럴이 드는데 이를 절약할 수 있다는게 시에라 클럽 같은 환경단체들의 주장입니다.
Q : 자원과 환경면에서 플라스틱 봉투와 종이 봉투를 비교하면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A : 미국의 환경과 자원에 관한 민간단체로 식료품 봉투와 자루 재사용 캠페인을 전개하는 reusablebags.com이 제시하는 비교를 보면 플라스틱과 종이 봉투 사용문제는 모든 면에서 어느 것을 택하는게 좋다고 명쾌하게 선택할 수 없는 실정입니다. 에너지면에서 종이 봉투를 만드는데 드는 열량이 플라스틱 백을 만드는데 드는 열량의 4배 이상입니다. 자연자원과 환경면을 보면 미국에서 9년전인 1999년에 생산된 종이 봉투가 1백억장에 달했는데 이는 1천4백만 그루의 나무를 배어낸게 된다는 것입니다.
Q : 1천4백만 그루의 나무를 배어낸다는 것은 그 만큼 환경에 해가 되는게 아닌가요?
A: 그렇습니다. 1천4백만 그루의 나무를 배어내면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큰 역할을 하는 자연자원이 그만큼 줄어들뿐만 아니라 나무로부터 펄프를 만들고 다시 종이로 만드는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2중의 환경파괴가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환경오염면에서 종이 봉투를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이 플라스틱 봉투를 만드는데 비해 70 %나 더 많고 수질오염도 종이 봉투의 오염이 플라스틱 봉투의 50배나 더 많다고 합니다.
Q: 그렇다면 적어도 생산면에서는 플라스틱 봉투쪽이 종이 봉투보다는 나은 것 같아 보이는데요?
A: 그런데 반드시 그런건만도 아닙니다. 플라스틱 봉투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유독성 화학물질들이 배출됩니다. 1986에 미국 연방 환경보호청이 지목한 20개 유독성 화학물질 가운데 1에서 5까지의 고유독성 화학물질들이 플라스틱 봉투 생산과 재활용 공정에서 배출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플라스틱 제품 생산과정에서 그밖의 다른 유독성 화학물질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도 중대한 문제로 지적됩니다.
Q: 재활용 면에서는 어떤가요?
A: 재활용을 위한 처리과정에서 소요되는 에너지를 볼때 플라스틱 봉투가 종이 봉투에 비해 91%나 적게 들고 재활용율에서도 플라스틱이 10% 내지 15%로 종이 봉투의 1% 내지 3%에 비해 조금 더 많은 편입니다. 그런가 하면 쓰레기를 소각하는 경우 플라스틱 재활용을 위한 공정에 드는 열량에서 종이 봉투가 플라스틱 봉투에 비해 거의 85배나 더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과 소각 과정에서 역시 유독성 화학물질들이 배출되는게 단점입니다.
Q: 그렇지만 생물분해에서는 종이 봉투가 플라스틱 봉투보다는 낫지 않은가요?
A: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미국 가정 쓰레기의 약95%가 매립되는데 플라스틱이든 종이든 상당한 두께의 흙으로 덮여 공기와 태양 빛의 접촉이 차단되게 마련이기 때문에 생물분해가 안돼기는 매한가지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문철호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