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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P ‘주한미군 전쟁 억지력 10점 만점에 4.7점’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북한과 이란 등 다른 위험지역에서 미군의 전쟁억지력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문 조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특히 북한에 대한 주한미군의 전쟁 수행 준비도는 평균이하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미국의 권위 있는 외교 전문지인 '포린 팔리시'(Foreign Policy)가 소령 이상 미군 3천4백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을,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군 지휘관들은 주한미군의 대북 전쟁억지력이 평균 이하 수준이라고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팔리시'(Foreign Policy)는 3-4월호에서 미국 워싱턴 소재 비정부기구인 '미국 신안보연구소'(Center for a New American Security)와 공동으로 미군 3천4백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한미군의 대북 전쟁 준비도는10점 만점에 4.7점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포린 팔리시'는 조사 대상자들에게 이란과 북한, 시리아, 타이완 해협 등 4곳에서 오늘 당장 전쟁이 발발한다면, 미군이 성공적인 전쟁을 치를 준비가 어느 정도 된 것으로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시리아가 5.1 점으로 가장 높았으며, 타이완이 4.9점, 북한 4.7점, 이란 4.5점의 순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네 곳에 대한 미군의 전쟁 준비도는 평균 4.8점이었습니다.

이번 설문조사 분석에 참여한 미국 신안보연구소의 재런 워턴 연구원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미군이 파병된 세계 주요 분쟁지역에서 응답자들은 대부분 또 다른 대규모 전쟁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3천4백 명은 계급별로는 대령 이상이 33%, 중령 이상 37%, 소령 이상 30%로, 야전 장교부터 최고위급 장군까지 모두 설문조사에 응했으며, 군별로는 육군 35%, 공군 33%, 해군 23%, 해병대는 8%가 참여했다고, '포린 팔리시'는 밝혔습니다.

현직 미 육군 장교이기도 한 워턴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지난 한 달간 진행됐으며, 현안 문제에 대해 현역, 퇴역 미군들의 생각을 듣는 이같은 폭넓은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포린 팔리시'는 발칸반도와 한국 등에 대한 추가 파병으로 미군의 자원이 더욱 압력을 받고 있는데, 이란이나 시리아, 북한, 타이완 해협 등 세계 주요 분쟁지에서 미군은 언제라도 전쟁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당국은 이란이나 북한의 핵 야심을 비롯한 위협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히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계속되고 있는 전쟁을 감안하면 미군이 과연 또 다른 전쟁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느냐는 문제를 제기한 것입니다.

'포린 팔리시'에 따르면, 응답자의 60%가 5년 전과 비교해 미군의 전력이 약화됐다고 답했습니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복무기간 연장과 반복된 주둔으로 이란과 북한, 타이완 해협 등 다른 잠재적 위협지에 대한 대응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군 별로는 육군의 추가 전쟁 수행 준비도가 4.7점으로 가장 낮았으며, 해군과 공군이 각각 6.8점, 6.6점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습니다.

또 이라크전쟁으로부터 가장 큰 전략적 이익을 얻은 나라가 이란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37%였으며, 미국이 이라크전의 수혜국이라는 응답자는 19%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라크 전쟁으로 미군이 와해됐다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56%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으나, 42%는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이라크 전쟁으로 미군의 전략이 위험할 정도로 약해졌다는 문항에 대해서는 88%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워턴 연구원은 이번 조사가 모든 미군의 견해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라며, 그러므로 정책적 결정을 유도한다기 보다 전현직 미군들의 의견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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