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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수퍼 대의원’에 의해 선출될 수도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올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당내 주요인사들로 구성된 수퍼 대의원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바마 상원의원과 클린턴 상원의원 중 어느 한 후보가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에는 자력으로 당의 공식 후보로 지명되는데 필요한 일반 대의원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산술적 계산에 따른 것인데요, 이연철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엠씨 = 이연철 기자, 먼저 수퍼 대의원이 무엇인지 소개해 주시죠?

이= 수퍼 대의원은 유권자들의 직접 투표에 의해 선출되는 일반 대의원과는 달리 당내 주요 인사들로 구성된 당연직 선거인단을 뜻합니다. 민주당 상, 하원 의원과 주지사, 민주당 전국위원회 위원들, 그리고 민주당 출신 전직 대통령과 부통령 같은 당 지도자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들도 일반 대의원들과 마찬가지로 전당대회에서 후보 지명에 한 표를 행사하게 되는데, 올해의 경우에는 모두 796명으로 전체 대의원 4,049명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2,025명의 약 40%에 육박하는 적지 않은 숫자입니다.

수퍼 대의원 제도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80년 선거 이후인데요, 문제 있는 후보가 대중적 인기 만을 바탕으로 대선 후보로 결정되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시작됐습니다. 민주당 측에서는 특히 1972년에 조지 맥거번이 대선 후보로 결정될 때 많은 민주당 핵심 단체들이 배제됐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엠씨 = 민주당에서는 현재 오바마 의원이 승기를 잡은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퍼 대의원의 표심에 따라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민주당의 독특한 경선 방식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자가 모든 대의원을 차지하는 이른바 승자 독식 방식을 채택한 공화당과는 달리, 민주당은 후보의 득표율에 따라 대의원을 배분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승부에서는 패하더라도 지지율 만큼 대의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올해 같이 오바마 의원과 클린턴 의원이 치열한 접전을 펼치는 경우에는 승패 여부와 크게 관계없이 확보한 대의원 숫자에서는 그리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 벌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현재 오바마 의원이 수퍼화요일 경선 이후 8연승을 거두면서 대의원 수에서 클린턴 의원에 앞서고 있지만, 미니 수퍼화요일로 불리는 다음 달 4일, 대의원이 많은 텍사스와 오하이오 경선에서 클린턴 의원이 승리할 경우에는 얼마든지 역전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경선에서 어느 한 후보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 않는 한, 자력으로 당의 공식 대선 후보로 지명되기 위해서 필요한 전체 대의원 4,049명의 절반인 2,025 명의 대의원을 확보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오는 8월의 전당대회에 가서 수퍼대의원의 손에 의해 최종 후보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바로 그 때문입니다.

엠씨 = 상황이 이렇다 보니까 각 후보 진영에서도 수퍼대의원 확보에 열중할 수 밖에 없겠군요?

이= 그렇습니다. 오바마 의원과 클린턴 의원 양 진영은 가족이나 지인, 주요 정치지도자 등을 총동원해 수퍼 대의원을 접촉하고 있습니다.

클린턴 의원 측에서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딸 첼시가 수퍼대의원을 한 명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반면, 오바마 의원 측에서는 존 케리 2004년 대선 후보와 탐 대슐 전 상원원내 총무 등이 수퍼대의원 공략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각 언론사 마다 추정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최근 AP통신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796명의 수퍼대의원 가운데 특정 지지 후보를 밝힌 대의원은 399명으로, 그 중 243명이 클린턴 의원을 156명이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습니다.

엠씨 = 이런 가운데, 결국 수퍼대의원이 후보를 결정하게 되면 유권자들의 표심과 반대되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면서요?

이= 그렇습니다. 수퍼대의원들은 출신 지역의 투표 결과와 상관없이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그같은 우려가 나오는 것인데요, 현재까지 오바마 의원이 일반 대의원에서는 앞서고 있으면서도 수퍼대의원 수는 부족한 것이 그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일부 오바마 의원 지지자들은 결국 두 후보 중 누구도 후보지명에 필요한 대의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수퍼대의원이 후보를 결정하는 상황이 오면 아무래도 강력한 당 지도자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선거 운동을 하는 클린턴 의원 측에 유리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블룸버그 통신이 민주당 관계자들과 대화하고 수퍼대의원들을 상대로 한 비공식적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결국에는 수퍼대의원들도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후보를 지지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선거 전문가들도 민주당 수퍼대의원들이 경선 결과에 반하는 선택을 하면 민심을 뒤집으려 한다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결국에는 대세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많은 수퍼대의원들이 확실한 선두주자가 나올 때까지 지지 후보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한 오바마 의원이 수퍼화요일 경선 이후 8연승을 거두는 상승세를 보이자 그동안 클린턴 의원을 지지했던 수퍼대의원들 중에 향후 대세에 따라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이연철 기자와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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