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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 기자회 ‘북한, 외부세계 접촉 주민 처벌 강화’


북한 당국은 지난해 외부세계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고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연례 보고서에서 밝혔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또 지난해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언론의 역량이 강화돼 앞으로 북한의 실상을 좀 더 알 수 있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북한 정부가 외부세계와 접촉하는 주민들에 대해 처형을 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국경없는 기자회’가 발표했습니다.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둔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최근 발표한 세계 언론환경 실태에 관한 ‘2008년 연례보고서’에서 당국의 허가없이 해외에 전화를 걸었다는 이유로 지난해 총살당한 한 북한 국영기업의 임원의 사례를 제시하며 이 같이 주장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의 빈센트 브로셀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은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북한 당국이 외부세계와 접촉한 주민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은 한국 내 비정부기구들을 통해 입수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빈센트 국장은 북한의 내부소식을 외부로 전하고 북한에서 금지된 것들을 유포하는 행위는 엄격한 처벌을 받는다면서, 심지어 사형에까지 처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국가로 정보의 자유를 철저히 통제하고 있으며, 북한 정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해 현 상태를 유지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의 언론환경 실태 중 두드러진 변화 가운데 하나는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방송과 언론의 역량이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빈센트 국장은 지난해 라디오와 신문, 잡지, 인터넷 웹사이트 등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언론의 역량이 증가했다며, 심지어 북한 내에서 신분을 감추고 활동하는 기자들까지 생겨났음을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 북한의 실상을 담은 화면이라든지 소식 등 과거 전혀 입수가 불가능했던 소식들을 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는 측면에서 아주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보고서는 그 예로 지난 해 11월 창간된 잡지 ‘임진강’을 지적했습니다. ‘임진강’은 북한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비밀리에 직접 사건을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국경 연락책을 통해 대외로 기사를 송고하면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로 전송, 제작되는 잡지라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이처럼 북한 내부에서 비밀리에 활동하는 기자들의 도움으로 일본과 한국의 언론들을 북한 내 처형 장면 등을 방영할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북한은 주민들의 이러한 외부세계와의 접촉 증가 추세에 ‘제한’과 ‘억압’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국경없는 기자들은 밝혔습니다.

빈센트 국장은 북한은 이동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외국 라디오 방송 청취나 DVD 시청을 금지하는 한편, 외국 단파방송에 대한 전파방해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북한은 ‘미국의 소리' 방송 등 외국 방송들이 방송시간을 늘리고, 또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방송 등을 듣는 북한주민들이 늘어나자 지난 2006년에 전력난 때문에 주춤했던 전파방해를 지난해 5월 11일에 재개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빈센트 국장은 이는 북한이 제한된 자원을 언론감시를 강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는 증거라며,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와 북 핵 6자회담을 진행하고 있지만 주민들에게 정보의 자유를 허가하겠다는 어떤 징후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국경없는 기자회’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각국별 언론자유 실태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1백69개 대상국 중 최악인 1백68위로 나타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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