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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일부 나라들, 북한 민주화 지원에 관심’


유럽의 일부 국가들이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지원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네덜란드와 북유럽의 일부 국가들은 대북 방송 지원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 (NED)의 칼 거슈먼 (Carl Gershman) 회장이 최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좀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 (NED)과 영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헨리 잭슨 소사이어티는 지난 달 21일 영국 의회에서 북한 민주화 지원을 위한 비공개 회의를 개최했습니다.

10여 개 나라의 30여 정부, 개발지원,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 등이 대거 참석한 이 회의는 북한 내부의 변화를 점검하고,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활동하는 단체와 탈북자들을 지원하는 방안에 초점이 맞쳐졌습니다.

회의를 공동 주최한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의 칼 거슈먼 회장은 유럽 나라들이 예상 외로 대북 민주화 지원에 큰 관심을 보였다며 행사가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거슈먼 회장은 회의에 참가한 정부 당국자들과 단체 관계자들이 북한 인권 개선 방안에 대해 많은 질문을 했다며, 특히 북한주민에 대한 효과적인 정보전달 방안이 집중 논의됐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의에는 한국의 대북 지원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의 한기홍 대표와 탈북자들이 운영하는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대표, 그리고 러시아 출신인 한국 국민대학교의 안드레이 란코프 교수가 발제자로 참석해 대북 방송의 실태와 효과 등에 관해 소개했습니다.

거슈먼 회장은 특히 유럽 나라들 가운데 네덜란드가 대북 방송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고, 스칸디나비아 반도에 위치한 북유럽의 일부 나라들도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거슈먼 회장은 노르웨이는 이미 ‘버마 민주주의 소리 방송’(The Democratic Voice of Burma)을 통해 버마 민주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유럽 나라들은 이제 버마보다 인권 상황이 훨씬 심각한 북한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오슬로에 본부를 두고 있는 ‘버마 민주주의 소리 방송’은 지난 1992년 단파 라디오 방송을 첫 송출한 데 이어 2005년부터 위성 텔레비전 방송을 시작했으며, 버마 전역에 수 백만 명의 시청자와 청취자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방송은 특히 버마 곳곳에서 활동 중인 비밀 특파원들을 통해 버마 내부의 소식을 매우 정확하게 나라 안팎에 보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외무부의 인권 담당 소식통은 1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대북 인권운동가들에게 재정 지원을 제공할 기회는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네덜란드는 북한 뿐 아니라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다른 나라 등 전 세계에서 표현의 자유를 촉진하는 것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네덜란드가 미국처럼 직접 대외 방송을 할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네덜란드의 대외 인권 지원은 인권 운동가들의 활동을 재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관련 단체가 지원 요청서를 제출하면 이를 검토해 지원할 것이며, 지역안배 보다는 먼저 지원하는 단체에 혜택이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네덜란드가 국제 인권탄압 실태에 관심을 보이는 배경에는 지난해 말 네덜란드 정부가 발표한 새 대외 인권정책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지구촌의 빈곤 타파와 개발 지원을 위해 연간 57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고 있는 네덜란드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새로운 대외 인권정책을 통해, 지구촌의 언론자유 등을 위해 노력하는 민주화 운동가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네덜란드 정부는 이에 따라 올해 인권 지원 예산으로 2천만 유로, 미화로 약 2천9 백만 달러를 책정했습니다.

네덜란드 외무부 소식통은 북한 관련 인권단체들로부터 재정 지원 신청서를 받은 전례는 아직 없다며, 그러나 신청서를 받으면 신중히 검토해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의 칼 거슈먼 회장은 민간 차원의 대북 방송은 이제 시작단계에 불과하다며, 네덜란드 등 유럽 나라들이 여러 형태로 참여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정부의 제이 레프코위츠 북한인권 특사 역시 지난해 한 강연회에서 유럽 나라들에 대북 방송 지원을 권유하며, 영국의 BBC 방송이 대북 방송에 참여하면 북한주민들에게 양질의 정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NED는 지난해 1백 20만 달러를 투입해 한국의 자유북한방송과 열린북한방송, 자유조선방송 등 3개 민간 방송과 다른 대북 인권단체들을 지원했으며, 전 세계적으로 대북 방송은 미국과 한국, 일본을 중심으로 10여 개에 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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