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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지지 않는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


미국의 유력지인 ‘월스트리트저널’ 신문은 최근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이 북한 핵 문제 해결을 가로막는 주요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시리아가 북한 핵 문제 해결과 어떤 함수관계가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 의혹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를 둘러싼 주요 논란 가운데 하나지만 미국과 북한은 현재 이와 관련해 아무런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 신고와 관련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그리고 핵 확산 3가지 분야입니다. 이 가운데 미국과 북한은 플루토늄 문제와 관련해 접점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북한은 30-40kg 정도의 플루토늄을 신고할 뜻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의 6자회담 수석 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지난달 30일 암허스트대학 강연에서 북한이 “30-40kg을 신고할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지난 주 열린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30 킬로그램도 미국의 추정치 범위 내에 있다며, 중요한 것은 북한이 신고할 플루토늄의 양이 아니라 신고의 정확성과 검증이라고 말했습니다.

우라늄 농축 분야에서도 다소 진전이 있었습니다. 북한은 파키스탄에서 도입한 것으로 알려진 원심분리기 20여기 문제에 대해서는 아직 침묵을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11월 미국 관리들에게 우라늄 농축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던 특수 알루미늄 관을 보여주고 일부 견본도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시리아에 대한 핵 확산 문제와 관련해서는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달 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시리아와의 핵 협조설과 관련해서는 이미 10.3 합의 문건에 ‘핵무기와 기술, 지식을 이전하지 않는다’는 공약을 명문화한 것이 우리의 대답”이라고 밝혔습니다. 시리아와의 핵 협력설에 대해 더 이상 해명할 것이 없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의 생각은 그와 다릅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이 과거에 시리아의 핵 개발과 관련, 어떤 연계를 가졌는지 해명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최근 북한과 시리아의 오랜 협력 관계를 파악했다며, 우리는 북한이 이 문제에 대해 해명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한편 미국 일각에서는 북한이 시리아의 핵 개발을 도왔다는 최근의 언론 보도가 신빙성이 약하다는 시각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탐사보도 전문기자로 유명한 미국의 세이무어 허쉬 기자는 11일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은 근거가 약하다고 말했습니다. 허쉬 기자는 자신이 만나본 미국 정부 인사 중 누구도 이스라엘 공군기가 지난해 9월 파괴한 시리아 내 건물이 북한이 지원한 핵 시설이라고 자신 있게 말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허쉬 기자는 그러면서, 북한-시리아 핵 협력설에 대한 최근의 보도는 이스라엘 측의 언론 공작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세이무어 허쉬 기자는 자신이 만나본 미국 정부 인사 중 아 무도 문제의 시설이 핵 시설이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 시리아 간 핵 협력의 실체가 분명치 않더라도 이 문제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과거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무부에서 핵 확산 담당 차관보를 역임했던 로버트 아인혼 씨는 북한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아인혼 전 차관보는 북한이 앞으로 핵 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만으로는 부족하며, 이와 관련된 과거의 행적을 투명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시리아와 관련된 핵 확산 의혹에 대해 침묵을 지킨다고 해서 이 문제가 유야무야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미국은 지금 북한-시리아 핵 의혹 문제를 ‘북한을 얼마나 믿을 수 있나’라는 신뢰의 창문을 통해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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