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톰 랜토스 미 하원 외교위원장 타계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인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11일 사망했습니다. 지난 2005년 두 차례 북한을 방문한 바 있는 랜토스 위원장은 대화를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줄곧 지지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에서 살아 남은 생존자로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의회의 대표적인 지한파 정치인인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사망했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최근 식도암으로 투병해 왔으며, 11일 오전 워싱턴 인근 해군병원에서 80살의 나이로 숨을 거뒀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지난 1월 식도암이 발견된 후 올해 11월 임기를 끝으로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북한 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으며, 특히 지난 2005년에는 두 차례 북한을 직접 방문하는 등, 미 의회 내에서 대화를 통한 북 핵 문제 해결을 지지해온 대표적인 정치인입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지난해 7월 ‘미국의 소리'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오랫동안 북한에 관심을 가져왔으며, 미-북 간 관계정상화를 강력하게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지난해에도 북한으로부터 방북 초청을 받았지만 성사되지는 못했습니다.

1928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태어난 랜토스 위원장은 미국에 이민와 연방 하원의원이 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특히 1981년 샌프란시스코를 지역구로 하원에 진출한 이래 14 차례 연속 선출됐으며, 지난해 1월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이 된 뒤에는 외교위원장에 올랐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사건인 ‘홀로코스트’ 생존자이기도 한 랜토스 위원장은 ‘인권의 수호자’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24년 전인 1984년에는 인권 문제에 관심이 큰 의원들과 함께 의회 내 `인권 코커스'를 설립해 공동의장으로 활동하면서, 북한 인권 문제에도 큰 관심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지난해 7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북한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다가 체포된 손정남 씨의 석방을 촉구했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은 또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군에 의한 위안부 강제동원에 대해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위안부 결의안’이 사상 처음으로 미 하원에서 채택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의 지역구인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이석찬 회장은 랜토스 위원장이 위안부 결의안을 추진하면서 한인사회와 많이 가까워졌었다며, 애석해 했습니다.

“그 분이 외교위원장을 맡으셨는데,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루면서 한인사회와 많이 가까워졌구요…”

한편 랜토스 위원장은 지난 1월 정계은퇴 계획을 공개하면서 “빈털털이의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교육을 받고, 가정을 갖고, 또 30년 간 의회 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밖에 없다”면서 “미국에 대한 감사는 어떤 방법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랜토스 위원장의 부인 아네트 랜토스 씨는 11일 랜토스 위원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랜토스 위원장은 "용기와 낙관주의, 그리고 그 자신의 원칙과 가족에 대한 흔들림 없는 헌신으로 일생을 살아왔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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