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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 차관보 ‘북한 믿을 만한 이유 있다’


힐 차관보는 어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비핵화 진전 과정의 속도를 늦춘 이유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교착상태에 빠진 6자회담에 계속 기대를 거는 이유, 또 30년 경력의 외교관으로서 지금까지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느낀 소회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습니다. 힐 차관보는 조지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불만을 토로하는 여러 질타 섞인 질문에 대해 '그래도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할 만한 이유'가 있다며 낙관적인 견해를 강조했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은 북한의 핵 신고가 완전하고 정확해야 한다는 기준을 낮추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북한이 그 기준을 충족하리란 것을 믿고 있을 만한 이유가 있다'.

북 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 열린 미 의회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확고한 입장을 내세우면서도, 북한에 대한 이해와 인내심을 지닐 필요성을 시종일관 강조했습니다.

예상대로 이 날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연 말 핵 신고 시한을 넘긴 북한에 대한 공화당 의원들의 질타 섞인 질문이 빗발쳤습니다.

힐 차관보는 가장 관심이 집중된 북한의 핵 확산 의혹과 관련해 북한의 불완전하고 부정확한 신고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현 상황에 승부수를 걸고 싶진 않지만 우리가 계속 진전을 이뤄나갈 수 있다고 믿는 이유가 있다면서, 지난해 12월31일이라는 시한을 놓친 데 대해 전혀 만족하지 않지만 계속 진전시켜 나가는 것이 가치있는 일임을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 핵 6자회담의 지속성에 대해서도 일관된 신뢰를 나타냈습니다.

공화당의 리처드 루가 상원의원은 현재의 대북 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북한과의 모든 협상이 희망과 정 반대의 상황이 된다는 것을 가정해 볼 때, 6자회담이 계속돼야 할 희망적 전망을 제시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에 대해 자신이 계속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지만 6자회담은 지속될 것이라며, 비핵화 3단계의 협상 국면에서는 북한이 합의사항을 이행하고 핵 계획을 포기하게 하기 위해 미-북 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협정, 북한의 국제 금융체계 진입, 동북아 평화와 안보체계 구축 등의 네 가지 유인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힐 차관보는 미-북 관계와 관련해 현 상황에서 북한이 핵 계획을 포기하면 받게 될 혜택을 놓고 협상 중에 있으며, 미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전제로 북한과 전면적인 완전한 외교관계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미국은 북한에 2차 중유 선적분 전달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며, 중유 추가 지원의 타당성도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금까지 비핵화 과정 10개 중 8개의 불능화 과정을 마친 반면 약속된 중유 지원분의 20% 밖에 받지 못했으며, 북한 당국은 자신들의 비핵화 진행 속도가 6자회담 당사국들의 중유 지원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고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 진전 속도를 늦췄다는 것입니다.

힐 차관보는 또 이 기나긴 과정을 계속해나갈 수 없기 때문에 비핵화 3단계가 마지막 단계가 되길 바란다며, 이 극적인 지점에 정말 도달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밖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포함해 다른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에 대한 압박을 계속해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성공적인 미래를 위해서는 일본과 생산적인 관계를 맺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특히 일본과의 관계를 포기하면서까지 북한과 관계를 맺는 데는 전혀 관심이 없다며, 일본 정부와의 상의와 북한의 비핵화 없이는 절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번 청문회에서는 힐 차관보가 북한 핵 문제를 다루면서 개인적으로 느낀 소회도 솔직히 털어놓아 눈길을 끌었습니다.

힐 차관보는 민주당 로버트 케이시 상원의원이 지금까지 계속돼온 북핵 협상 과정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실패한 전략을 적용했을 때는 어떤 교훈을 얻었는지 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은 직업 외교관으로서 30년 동안 '외교'를 믿어왔으나, '외교'가 모든 나라에서 통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배웠고, 또 지구촌 곳곳의 여러 상황을 다뤄봤지만 북한 문제를 다루는 것은 어렵다고 개인적인 고충을 털어놓았습니다.

힐 차관보는 이어 전 날에도 세 차례나 북한 핵 문제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통화를 하는 등 라이스 장관으로부터 대북 협상과 관련해 엄청난 지지를 받고 있다며, 부시 행정부의 북한 핵 문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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