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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 주한미군 사령관 '주한미군 병력 현 수준 동결'


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주한미군 병력을 현재의 2만8천5백 명 수준에서 동결시키겠다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1) 김규환 기자, 미군 고위 관계자가 주한 미군병력을 더이상 감축하지 않고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지요?

답: 네,그렇습니다. 버웰 벨 주한미군사령관이 최근 주한미군을 더이상 감축하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것으로 4일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측은 “감축 없이 현 규모가 유지될 경우 유지비용을 우리가 추가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 만큼 새 정부의 입장이 결정될 때까지 미국 측에 확답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앞서 벨 주한미군사령관은 지난달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서 한국 측에 “주한미군 병력을 당초 계획과 달리 더 감축하지 않고 현 수준인 2만 8천5백 명으로 유지하려 하니 (미국 정부가 확정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습니다.

벨 사령관의 이같은 제안은 한국 국방부 뿐 아니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티모시 키팅 미 태평양군사령관도 지난달 29일 아시아 소사이어티 주최로 열린 오찬강연을 통해 “오는 2012년 4월 한국군이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을 미군 측으로부터 이양받은 이후에도 주한 미군병력 2만 5천0∼2만 8천명이 계속 한반도에 주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질문 2) 벨 사령관 등 미군 고위 관계자들이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겠다는 발언을 하고 있는 배경은 무엇입니까?

답: 네,대부분의 한국군 관계자들은 주한미군 감축계획이 한국과 미국쪽 모두 전략적인 안보상황이 바뀐 만큼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미국측 입장에서는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을 오는 2012년 4월 17일부로 한국군으로 넘겨줘야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특히 벨 사령관은 북한이 핵을 개발한 상황에서 주한미군을 2만 5000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은 곤란하고 적어도 2만 8500여명 수준은 돼야 한다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미 육군의 변환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고 이에 따른 주한미군사령부의 기능과 부대 위상이 최종적으로 결정되지 않고 있다는 것도 주한미군 감축계획 수정론의 주요 배경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질문 3) 한국과 미국 양국이 단계적으로 실시하려던 주한미군 병력 감축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답: 네,한국과 미국 양국은 지난 2004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높이려는 미국 정부의 국방개혁의 일환으로 당시 3만 7500명이었던 주한미군 병력 규모를 단계적으로 감축해 올해 말까지 2만 5000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 규모는 2004년 5000명,2005년 3000명,2006년 1000명(당초 계획은 2000명)을 각각 감축했습니다. 2007∼2008년에는 나머지 3500명을 줄일 예정이었습니다.

(질문 4) 사실 미군 측이 주한미군 병력의 현 수준 유지 방침을 관철하겠다는 의지가 이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답: 네,그렇습니다. 미군 측의 주한 미군병력 2만 8500명 현 수준 유지 입장은 한국군과의 협상 테이블에서도 직ㆍ간접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한국군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날 “벨 사령관이 주한미군 감축을 중단하기 위해 미 의회와 국방부,육군성 등에 지원을 요청하고 있는 중”이라며 “그 일환으로 한국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또다른 군 관계자는 “부시 행정부가 임기 말에 접어들며 국방 개혁과 관련해 의회에서 예산을 따내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예산 문제로 군 현대화가 늦어지다 보니 주한 미 2사단의 중기갑여단과 포병·항공여단에 계획보다 많은 병력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측이 올해 예정된 주한미군 3500명 감축계획을 아직 한국군에 설명해주지 않고 있는 것이 이런 분위기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질문 5) 그렇다면 미군 측의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 방침에 대한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답: 네,미군측의 주한 미군병력의 현수준 유지 방침이 관철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게 군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한국군의 한 핵심 관계자는 “미측은 육군의 변환 작업과 전시작전통제권 이양 등으로 기존 합의된 감축계획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군측의 최근 움직임으로 미뤄 주한미군 3500명이 한반도를 빠져 나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현 수준(2만 8500명)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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