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새로운 땅 새로운 삶] 탈북자 미국 생활 수기 – 브라이언 씨 이야기 5


어젯밤에 있은 일이다. 새벽 2시쯤.. 나는 차를 타고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었다. 재미있는 음악을 켜고 여자친구와 같이 신나게 드라이브를 즐기고 있었다.

늦은 시간이라 도로에는 차가 별로 없었다. 한참을 운전하다가 나는 습관처럼 빽미러를 들여다 보았다. 근데... 빽미러 속으로 이상한 형체가 보였다. 나는 깜짝 놀랐다. 빽미러에 비쳐지는 그 형체는 귀신 같았다.

더욱 놀라운건 귀신이 있는 위치가 다름아닌 운전석 바로 뒤였다. 분명히 차안에는 나와 여자친구 밖에 없었는데... 순간 많은 생각들과 무서움들이 교차하면서 내 머릿속은 풍선처럼 빵빵해진 것 같았다. 나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운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다 잊고 완전히 몸을 돌려 뒤를 보았다.

까만 밤이였지만 가로등 불빛이있어 귀신의 형체를 똑바로 볼수가 있었다. 귀를 덮는 긴머리에.. 입가에 가지런히 나있는 긴 수염.. 그리고 웃지도 울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서 뚫어져라 나를 쳐다보고 있는 그 귀신은 ... 별로 낯설지 않았다. 하지만 더 이상 놀랄 사이도 없었다. 옆에서 여자친구가 죽는다고 고함을 지르는 바람에 정신을 차리고 앞을 보니 차는 이미 차선을 이탈해서 하이웨이 중앙에 위치한 낮은 담벽으로 향하고 있었다.

나는 급하게 핸들을 돌리며 힘차게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때는 이미 늦었고 결국 '쾅' 하고 차는 담벽에 부딛혔다. 그 이후의 일은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든 지금 나는 멀쩡하게 살아있다. 그리고 다친데라곤 하나도 없다. 물론 차도 아무 이상이 없다.

변화가 있다면 옆에 함께 있던 여자친구가 없어졌다. 왜? 꿈이였으니까. 어젯밤 내가 꿈을 꾸었다. 아주 황당한 꿈을... 꿈에서 깨어나니 온 몸은 땀으로 젖어있었다. 그리고 다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니, 잠이 오질 않았다. 그래서 새벽기도를 나갔다.

처음으로... 새벽기도를 나오신 성도님들이 나를 보시더니 '이 새벽에 무슨 일로 교회에 나왔냐' 고 물어 보신다 내가 새벽기도를 나왔다고 말씀드리자 모두들 놀라시는 눈치... 잠시 후 이유를 설명드렸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소문이 참 빠르다. 내 꿈 이야기를 교인들이 거의 다 알고 있었다. 오늘따라 아는 척 하는 사람이 이리도 많은지.. 평상시 친하지 않던 성도님들도 오늘은 나에게 농담을 건네셨다. 일년동안 교회를 다니면서 오늘처럼 기분이 좋아 보기는 처음이다.어쨌든 오늘은 대박이다. 하지만 어젯밤 꿈은 아직까지 나에게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