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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타폰 보고관 ‘대북 인도지원 조건없이 이뤄져야’


한국을 방문한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닷새 간의 방한 일정 마지막 날인 오늘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 차기 정부의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지원의 투명성을 전제조건으로 달면서, “인도적 지원의 경우 상호주의와 같은 조건없이 주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견해을 밝혔습니다. 서울 VOA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비팃 문타폰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오늘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북 인도적 지원은 투명성에 대한 효과적인 감시를 전제로 조건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인도주의적 지원이라 하면 보통 어떠한 조건 없이 주는 지원을 말하는데 당연히 효과적인 모니터링이라는 전제 하에서 조건없는 지원을 해줘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한국의 차기 정부에서는 북한 인권과 관련된 다양한 부분이 부각될 것이며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와의 면담에서 대북 인도 지원의 지속성 여부가 차기 정부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특히 차기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상호주의 원칙과 관련해, “긴급지원의 경우 상호주의 같은 조건없이 주는 게 일반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이와 함께 “지원의 투명성에 대한 감시활동이 필수적인데, 이미 북한에서 활동중인 유엔 기관들과 양자.다자적인 면에서 보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또 “한국에 오기 전에 언론보도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남북관계와 관련해 북한 인권 문제를 우선 순위에 둘 것이라는 보도를 접했었다”며 “한국의 차기 정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6자회담 의제로 인권문제가 포함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문타폰 보고관은 “6자회담은 북한의 비핵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양자적 차원에서 인권문제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안보와 인권문제를 경제지원과 연계해 해결한다는 기조의 ‘헬싱키 프로세스’의 한반도 적용 여부에 대해선 “한국에는 헬싱키 프로세스를 적용할 다양한 접점이 있다”면서도 “6자회담을 통해 핵 문제가 해결된다면 헬싱키 프로세스를 비롯한 여러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다소 유보적인 전망을 내놓았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을 상대로 한 유엔 특별보고관으로서 겪는 어려움에 대해 “북한에 여러 차례 서한을 보내 입국을 허용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북한이 거듭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을 대할 때 건설적이고 예의 바른 접근을 취해왔고 북한과 대화하고자 노력했으며 북한이 특별보고관을 유엔을 접할 수 있는 기회의 창으로 간주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지만 북한 측이 입국요청을 거듭 거절해 왔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방한 목적을 북한의 인권 상황이 한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라고 밝힌 문타폰 보고관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에 대해 보다 포괄적인 지원체제를 갖춰야 한다고 요청했습니다.

지난 19일 방한한 문타폰 보고관은 탈북자 적응 기관인 하나원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문타폰 보고관은 한국 정부가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하기 위한 지원 조치들을 확대해 온 것과 하나원의 시설이 개선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북한에서의 고문 피해자와 노년층과 같이 특별한 사례의 경우 사회적응이 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장기적 지원체제가 필요하다”고 주문했습니다.

이어 “탈북자 중 몇몇이 다른 미래를 찾기 위해 이민을 선택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북한으로부터 피난처를 찾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는 활동이 필요하다”며 탈북자들의 책임감 있는 행동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또 지난 20일 기독교 시민운동 단체인 기독교 사회책임을 찾아 북한에서 공개처형 지명자로 파악된 손정남 씨와 2000년 북한 공작원에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유해송환 문제에 깊은 관심을 표명하며 “이 문제를 북한 인권 보고서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태국 출라롱코른대학 법학교수인 문타폰 보고관은 유엔인권위원회 결의에 따라 지난 2004년 7월 초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 임명됐으며 이번이 세번째 방한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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