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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미국 대선…경제문제 부각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들을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시간입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증하면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 모두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올해 미국 대선에서도 경제 문제가 다시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와 자세한 소식 알아 보겠습니다.

문: 이연철 기자, 먼저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이유부터 살펴볼까요?

답: 네,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진 일자리 증가, 배럴 당 1백 달러에 육박하는 국제 유가, 뉴욕 주식시장 침체, 그리고 지난 해 부터 계속되고 있는 비우량 주택담보 대출 위기 등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면서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내총생산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자 지출이 지난 해 12월의 경우 17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우려를 더하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미국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경우 또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임을 시사하는 등 미국 정부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버냉키 의장은 심각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상당한 추가적 행동을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마다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데는 대부분 동의하는 것 같습니다. 행정부와 의회에 대해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 압력이 증대되고 있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인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답: 네, 행정부와 의회 모두 경기부양 대책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 조지 부시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성장을 당연시 할 수 없다면서, 미국은 현재 주택 경기 하락과 높은 에너지 비용, 금융시장의 고통스러운 조정 등의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중동 순방을 마치고 돌아오는 대로 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경제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특히 부시 대통령은 28일 발표할 연두교서에 세금감면과 재정지출확대를 주축으로 한 경기부양책을 포함시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약 한 달 간의 휴회를 마치고 어제(15일) 개회한 미국 의회도 경제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하원 의장인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의원은 얼마 전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을 비공개로 만나고 난 후, 적절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 공화 양당이 행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일시적인 세금 환급 문제를 놓고 충돌함으로써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에 대한 우려가 너무 크기 때문에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 그리고 민주당이 서로 당파적 입장을 버리고 합의를 이룰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문: 자 이런 가운데,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경제문제가 다시 최대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면서요?

답: 그렇습니다. 지난 해 까지만 해도 이라크 전쟁과 테러와의 전쟁 등 국가 안보가 대선의 최대 관심사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 포스트 신문과 ABC 방송이 지난 해 11월에 실시한 조사에서는 경제 보다는 이라크 전쟁이 대선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답한 사람의 비율이 2대 1로 많았습니다.

지난 달 실시된 같은 조사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경제가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답한 사람이 사실상 같은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미국의 CNN 방송이 지난 주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라크 전쟁이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25%에 그친 반면, 경제가 중요하다고 답한 사람은 35%였습니다.

이같이 상황이 변한 이유는 그동안 경제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상황 변화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 준 것은 지난 8일 뉴 햄프셔 예비선거 때 실시된 출구조사 결과였습니다. 당시 민주당 지지자의 97%, 그리고 공화당 지지자의 80%가 경제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습니다.

문: 이에 따라 대선 주자들도 나름대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는 등 경제 문제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죠?

답: 그렇습니다. 경제가 대한 우려가 점증하면서 미국 대선 주자들도 지난 며칠 동안 잇달아 경기 부양책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민주당을 보면,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7백억 달러의 비상지출프로그램과 함께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경우 추가로 4백억 달러의 세금 환불 계획을 제안했습니다. 바락 오바마 상원의원은 7백5십억 달러 규모의 지출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은 이미 지난 달에 실업 수당 인상과 에너지 프로젝트, 그리고 주택 구조 기금 등을 골자로 한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공화당 측에서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중산층 세금 감면안을 내놓았고,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는 소득세를 판매세로 전환해 한계세율을 줄여 공평한 세제를 만들겠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낭비성 있는 정부지출에 제동을 걸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문: 그런데, 민주당과 공화당측의 접근법이 좀 다른 것 같군요?

답: 그렇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은 정부가 단기간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 반면, 공화당 후보들은 민주당의 그같은 입장에 상당히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공화당 대선 후보들은 일시적인 세금 감면 같은 단기적인 대책에는 더욱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그보다는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 같은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미국 내 시사 동향과 화제를 알아보는 미국은 지금, 오늘은 이연철 기자와 함께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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