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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이야기] 보스턴, 영화촬영지로 각광


미국 영화계의 화제와 관심거리를 알아보는 '영화이야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김근삼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있습니다.

문: 2007년의 마지막 '영화이야기' 시간인데요, 오늘은 어떤 소식 가지고 오셨습니까?

답: 미국 동부 도시 보스턴 아시죠?

문: 네. 미국 메사추세츠 주의 주도 아닌가요?

답: 맞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국 북동부에 있는데요, 위도 42도보다도 위에 있으니까 위도 상으로는 북한의 나진이나 회령과 비슷하죠. 겨울에 춥고, 눈도 많이 옵니다. 도시 자체도 그렇게 크지 않구요. 그런데 최근 이 보스턴이 미국 영화계에서 새로운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문: 미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엔젤레스가 영화 산업의 중심지잖아요?

답: 그렇죠. 특히 로스엔젤레스에서도 '헐리우드'는 영화사와 스튜디오들이 밀집해 있어서 미국 영화의 메카로 불리죠. 세계 영화의 중심지이기도 하구요. 물론 이런 헐리우드의 아성이 흔들리는 정도는 아닌데요, 그래도 최근에 보스턴에서 영화를 촬영하는 제작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문: 보스턴은 미국의 명문대학교가 몰려있고, 물가가 비싼 지역으로도 유명하잖아요? 다른 도시에 비해서 그다지 영화 찍기에 적합한 장소는 아니라는 생각도 드는데...보스턴이 영화 촬영지로 떠오르는 이유가 뭔가요?

답: 미국에 계신 많은 분들이 비슷한 생각을 하실텐데요, 실상은 좀 다릅니다. 영화 제작사들이 보스턴으로 가는 이유는, 경제적인 혜택이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보스턴은 물가가 비싸죠. 과거에는 관련 세금제도 그다지 제작사들에게 유리하지 않았구요. 그런데 최근에 보스턴이 주도인 메사추세츠 주정부가 세금재도를 개편하구요, 굉장히 적극적으로 영화 촬영 유치에 나섰습니다. 좀 더 자세히 말씀드리면요, 영화 제작으로 메사추세츠 주에서 5만 달러 이상을 쓰면 세금환불 등의 방법을 통해서 쓴 돈의 1/4을 돌려준다고 합니다. 영화사 입장에서는 촬영에 1천만 달러가 들 영화라면 7백50만 달러로 줄일 수 있으니까 굉장히 매력적인 제안이죠.

문: 그런 예산 상의 이점이 영화 촬영지 선택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군요.

답: 물론입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영화의 중요한 목적은 흥행을 통해 수익을 내는 것이죠. 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수익은 더 늘어날거구요. 특히 최근에는 배우들의 출연비도 많이 상승했구요, 유가 인상으로 제작비도 전반적으로 많이 드는 형편입니다. 특히 미국 영화는 편당 예산이 큰편이라서, 메사추세츠 주의 이런 적극적인 인센티브는 충분히 매력적인 요건이 됩니다.

문: 말씀을 듣고 보니까 이해가 가네요.

답: 이런 경향은 보스턴에서 만들어진 영화들의 내용을 보면 더 잘 알 수 있는데요. 예전에는 보스턴에서 영화를 찍을 때는 실제 영화의 내용상 보스턴을 배경으로 해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만들어지는 영화는 줄거리 상 보스턴과 별 상관이 없어도, 보스턴에서 제작되는 경우들이 보이죠. 결국 이런 경제적인 이점이 보스턴을 미국의 새로운 영화 촬영지로 부각시키는 것 같습니다.

문: 그렇군요.

답: 또 한 가지는요, 보스턴이 바다와 인접해 있구요, 또 오래된 도시지만 건축물이나 거리의 풍경이 신구의 조화를 잘 이루고 있어서 실제 어떤 영화도 무난하게 찍을 수 있는 배경을 제공하죠.

문: 그런데, 보스턴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영화 촬영 유치에 나선 이유는 뭘까요?

답: 네, 앞서 말씀드린대로 영화사들이 영화 제작에 큰 돈을 쓰니까 일단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됩니다. 올해 보스턴에서는 9편의 메이저 영화가 촬영됐는데요, 순수하게 이 지역에서 지출한 돈만 1억2천5백만 달러에 달한다고 합니다.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액수고, 그 만큼 지역 경제에 많은 기여를 했다고 볼 수 있겠죠. 또 한 가지는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 영화를 찍은 장소는 관광명소로 또 떠오르게 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팬들이 영화에서 느낀 감동을 직접 경험하기 위해 촬영 장소를 찾죠. 한국에서도 드라마 '모래시계'의 배경이 된 정동진이 굉장한 관광명소로 부상했죠? 비슷한 이치입니다.

OUTRO: 그렇군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보스턴이 이제 새로운 영화의 명소로 떠오를 수도 있겠군요. 김근삼 기자 오늘 소식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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