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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북간 핵 신고 견해차 여전'


북 핵 6자회담 2단계 조치 이행을 위해 미국 등 당사국들이 바쁜 외교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핵심 과제인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여전히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주 이 문제를 풀기위해 중국의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과 미국의 성 김 국무부 한국과장이 잇따라 북한을 방문했지만, 농축우라늄프로그램 신고 등을 놓고 미국과 북한 사이의 견해차이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따라 6자회담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교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 시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핵신고 내용을 놓고 미국과 북한간의 견해 차이가 좀 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연합통신은 23일 외교부 소식통의 말을 빌어서 "북한이 성 김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에게, 농축우라늄프로그램과 무관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으며, 핵 신고 문제와 관련해서 별다른 상황변화가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성 김 과장은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으며, 22일 한국에서 외교 실무 담당자들과 만나 방북 성과를 설명했습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미국이 북한이 제출한 알루미늄관에서 농축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는 농축우라늄 프로그램 존재 자체를 부인해온 기존의 북한 태도와 배치되는 것입니다.

한편 17일에는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도 이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지만, 북한으로부터 농축우라늄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3일자 일본 도쿄신문은 "북한이 우다웨이 부부장에게 '신고의 핵심은 플루토늄'이라며 우라늄농축프로그램을 신고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0월 합의를 통해 올해말까지 영변의 핵심 핵 시설 3곳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프로그램에 대해 완전한 신고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머지 당사국들은 이에 대한 대가로 에너지 및 경제 지원과 함께, 외교관계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이 중 북한의 핵 불능화는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 전문가팀이 직접 영변에서 핵 불능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21일 연말기자회견에서 핵 불능화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습니다.

하지만 핵 신고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추출한 핵 물질과 핵 무기 외에도 그동안 논란이 되온 농축우라늄프로그램, 또 과거 핵확산 활동에 대해서도 철저한 신고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은 현재 가지고 있는 핵 프로그램만 신고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렇게 핵 신고에 대한 미국과 북한 사이의 견해 차이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자칫 6자회담 과정이 장기적인 교착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시 정권 말기에 찾아온 한반도 비핵화 진전의 기회를 자칫 놓칠 수도 있습니다.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연말이라는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완전한 핵 신고를 받아내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21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올해 안에 핵 신고서를 제출하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면서도, "핵심은 제대로 된 핵 신고이며, 시한에 쫓기기 보다는 정확한 신고를 받아내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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