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뉴스 초점] 12-07-2007


한반도와 국제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알기 쉽게 풀어드리는 뉴스 초점 시간입니다. 오늘도 최원기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엠시)최 기자, 미국의 조지 부시 대통령이 북한의 김정일 국방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소식은 어제 전해드렸는데요. 워싱턴은 부시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습니까?

최)네,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임기 중에 최초로 김정일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워싱턴에는 크게 2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나는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에게 모두 친서를 보냈다는 점에서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구요. 또다른 해석은, 사실 이 친서가 김정일 위원장 한 명을 염두에 두고 쓴 것으로 이는 미-북 관계의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상당한 정치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입니다.

엠시)언뜻 생각하면 부시 대통령이 6자회담 참가국 모두에게 친서를 썼으니까, 꼭 김정일 위원장만 의식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같은데, 전문가들이 이 것이 김 위원장을 염두에 두고 작성했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최)무엇보다 6자회담에서 북한이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데다, 무엇보다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불러왔던 부시 대통령이 직접 ‘친애하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에게’ 라고 정중한 내용의 친서를 쓴 것은 다른 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백악관도 김정일 위원장에 쓴 편지는 다른 나라 정상과는 내용이 다르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이런 이유로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사실 김정일 위원장에게만 친서를 쓸려고 했는데, 만일 그럴 경우 대북 강경파들이 들고 일어날 것을 우려해서 나머지 국가들에게도 모두 친서를 보내기로 한 것같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엠시)미국 언론은 부시 대통령의 친서에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까?

최)미국 언론의 양대 산맥인 뉴욕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는 이번 친서가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뉴욕 타임스 신문은 과거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명하고 김정일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부른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번 친서는 북한에 대한 커다란 정책 선회를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엠시)최기자, 작은 것입니만 궁금한 것이 있어요. 당초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지난달 29일 한국의 인천 공항에 도착했을 때 기자들이 “친서가 있느냐”고 묻자, “없다”고 했거든요. 그렇다면 힐 차관보가 거짓말을 한 것인가요? 그리고 평양에 간 힐 차관보가 박의춘 외무상을 만난 것은 4일인데,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힐 차관보가 친서를 5일 박의춘 외무상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거든요.

최)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힐 차관보가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힐 차관보가 워싱턴을 출발한 것은 지난달 27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부시 대통령이 친서를 쓴 것은 이 달 1일었습니다. 그러니까, 힐 차관보가 친서를 갖고 출발한 것은 아닙니다. 친서는 주한 미국 대사관등을 통해 힐 차관보에게 전달됐을 겁니다.

또 힐 차관보가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을 만난 시점과 관련해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힐 차관보는 박의춘 외무상을 두 번 만났습니다. 한번은 4일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만났구요.그 이튿날인 5일 힐 차관보는 또다시 박의춘 외상을 만나서 친서를 전달했습니다. 관측통들은 힐 차관보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직접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하루 정도 기다린 것이 아닌가 보고있습니다.서울에서는 힐 차관보가 친서를 가져간 것이 청와대의 조언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엠시)이제 눈길을 워싱턴쪽으로 돌려볼까요. 앞서 탈북자로 구성된 ‘평양 예술단’이 워싱턴에 있는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저는 특히 예술단원인 전유경씨의 호소가 가슴을 치던데요. 여기서 전유경씨의 절규를 다시 한번 들어보실까요.

엠시)최기자, 전유경씨가 이렇게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무슨 사연이 있을 것같군요.

최)네, 전유경씨는 과거 북한을 탈출해서 중국을 떠돌다가 임신을 하게 됐는데요. 전유경씨는 임신 6개월이 되던 때에 중국 공안에 체포돼 북한으로 강제 송환돼 말로는 형용할 수없는 온갖 고초를 겪었습니다. 그 후 전유경씨는 한국에 정착해 과거 북한에서 예술부문에서 활동했던 사람들로 구성된 ‘평양 예술단’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이 예술단은 현재 미국 공연을 펼치다가 공연 중간에 시간을 내어 워싱턴의 중국 대사관 앞에서 ‘탈북자의 난민 지위를 인정하라’고 시위를 벌인 것입니다. 전유경씨를 비롯해 중국에서 떠돌다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된 탈북자들의 얘기는 하도 참혹해서,방송을 하는 저희들도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엠시)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이라고 불렀던 조지 부시 미국대통령이 ‘친애하는 김정일 국방 위원장에게’라고 시작하는 친서를 보냈습니다. 한국 속담에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고 했습니다.김정일 위원장이 부시 대통령의 친서에 어떻게 화답 할 지 주목됩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