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 대통령, 친서 통해 북한에 연내 핵 목록 신고 촉구


북한 방문 직후 중국 베이징을 거쳐 일본에 들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연말까지는 핵 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습니다. 힐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은 이달 초로 예상됐던 북한의 핵 프로그램 신고가 크게 늦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북한에 연내 모든 핵 프로그램의 목록을 신고하기로 한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라고 미국 정부가 밝혔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6일 처음 보도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친서 전달 사실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하지만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 뿐만 아니라 북 핵 6자회담 참가 당사국 지도자들 모두에게 지난 1일자로 친서를 발송했다고 밝혔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6자회담은 북한의 핵 목록 신고라는 중요한 분기점에 놓여있다고 설명했다고 말하고, 그것이 바로 부시 대통령이 친서를 보낸 이유라고 말했습니다.

페리노 대변인은 이어 6자회담에 대한 부시 대통령의 결의를 재강조하고,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과 핵 확산 활동을 포함한 북한의 완전한 핵 목록 신고를 촉구했습니다.

톰 케이시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협상을 위한 서한이 아님을 강조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6자회담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을 재천명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케이시 부대변인은 이어 이 친서가 북한만이 아니라 6자회담 당사국 모두에게 전달됐음을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서한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영변에서 진행되고 있는 불능화 작업을 시찰하고 핵 목록 신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북한을 방문했던 힐 차관보를 통해 북한의 박의춘 외무상에게 5일 전달됐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 방문 직후 베이징에 들러 중국 정부 당국자들에게 방북 결과를 설명하고, 차기 6자회담 재개 일정 등을 논의했습니다.

힐 차관보는 부시 대통령의 이번 친서는 현재 6자회담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과 앞으로 완료해야 할 과제, 그리고 특별히 완전하고 정확한 핵 목록의 신고를 포함한 2.13 합의의 2단계 이행에 관한 설명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친서는 현재 북한의 핵 시설 불능화는 진척되고 있는 반면, 핵 목록 신고는 늦춰지고 있는 시점에서 전달돼 주목을 끌었습니다.

북한은 6자회담 2.13 합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영변의 주요 핵 시설들을 불능화하고, 모든 핵 목록을 신고하기로 약속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포함해 핵 시설, 핵물질, 핵무기, 핵 확산 등에 대한 완벽한 신고를 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현재까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의 존재를 부인하는 등 양측 간의 이견으로 아직까지 핵 목록 신고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의 핵 목록 신고 시기와 관련해 힐 차관보는 7일 북한이 핵 프로그램 신고 초안을 연말까지는 제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습니다. 힐 차관보는 북한과 중국을 방문한 뒤 귀국길에 경유지인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6자회담 일본측 수석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 이같이 말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북한의 핵 목록 신고가 연말까지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같은 전망은 이번 주로 예정됐던 6자 수석대표 회담이 내년 1월 이후로 미뤄진 사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은 6일 북한이 핵 목록 신고의 연말 마감시한을 지키지 못할 경우에도 당사국들은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