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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 내년 말까지 평화협상 타결 합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어제 27일 미국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에서 개막된 중동평화회의에서 내년 말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목표로 한 평화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회의 내용과 중동 지역의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 등을 서지현 기자와 알아봅니다.

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내년 말까지 평화협상을 타결하기로 합의했는데요. 이번 합의의 자세한 내용을 전해주시죠.

답: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어제 개막된 중동평화회의 개막연설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양자협상에 성실히 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중동의 미래를 위한 전투가 진행 중이라며, 극단주의자들에게 승리를 양보해선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어 극단주의자들은 폭력적인 행동과 인권 유린으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어두운 미래상만 제시하려 하고 있다며, 그들의 시도가 성공할 경우 중동의 미래는 끝없는 테러와 전쟁, 고통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이번 합의가 중동 사태 해결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요? 성명문에서 구체적으로 합의된 바가 있습니까.

답: 성명문은 '적극적이고 지속적인 협상을 펼쳐 2008년 말 이전에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한다', 이렇게 원칙을 제시하고 있는 정도입니다.

논란이 돼 온 핵심쟁점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다만, 평화협상을 이끌 운영위원회 첫 회의가 12월12일 개최되고,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협상 진전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격주마다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올메르트 총리는 이번 협상에서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모든 쟁점들을 언급할 것이라며, 직접적으로, 공개적으로, 용기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역시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중동의 갈등과 이스라엘의 점령은 개인의 삶에 있어 고통스럽고 비극적인 일이었다며, 절망하지 말고 자신감과 희망을 잃지 말라며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평화협상이 잘 이뤄질 것임을 거듭 밝혔습니다.

문: 서지현 기자. 이스라엘 건국 이후 지금까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등 아랍국가들 간의 분쟁은60년 가까이 계속됐는데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분쟁, 언제, 왜 시작된 겁니까?

답: 이스라엘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48년, 팔레스타인 거주 지역에 건국됐습니다. 아랍인들은 원래 자신들이 살던 땅에 유대계 국가가 건립된 데 대해 반발했고, 네 차례에 걸쳐 중동전쟁이 벌어졌습니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통해 시리아 골란고원이나 요르단강 서안지구 등 팔레스타인 지역의 대부분을 차지하게 됐는데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발생한 것은 이 때부터입니다. 난민들은 주변국가를 떠돌았고, 이후 팔레스타인해방기구를 비롯한 중동지역 여러 이슬람 무장단체들과 이스라엘 측 간의 테러와 유혈분쟁이 끊이지 않고 계속됐습니다.

문:팔레스타인자치정부가 인정된 것은 지난 1993년이었죠?

답: 네. 1993년 오슬로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가 합의한 '원칙의 선언'에 따라 야세르 아라파트를 수반으로 하는 팔레스타인 임시 자치정부가 출범했습니다.

이 협정은 이스라엘이 1967년 3차 중동전쟁 때 점령한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예리코에서 철수하고, 팔레스타인이 이 지역에서 임시 자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입니다.

문: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이 점차 확대되지 않았습니까.

답: 네. 가자와 예리코에 한정돼 있었던 팔레스타인 자치 지역을 요르단강 서안 7개 주요 도시와 4백50여개 소규모 마을까지 포함하도록 자치권을 확대 인정하는 협정이 1995년 추가로 맺어졌습니다. 이 협정이 바로 미국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간에 합의된 2단계 자치 협정입니다.

그러나 1997년, 팔레스타인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었던 벤야민 네탄야후 당시 이스라엘 총리가 동예루살렘 지역에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강행했고, 팔레스타인은 이에 반발해 계속 테러를 감행해 중동 지역의 평화중재 방안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문: 국제사회가 본격적으로 나선 것도 그 즈음이었던 것 같은데요.

답: 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후세인 요르단 국왕이 중재해 1998년 이른바 '와이리버 협정'이 맺어지는데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헌법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조항을 삭제하게 하고, 요르단강 서안의 13% 정도를 팔레스타인자치정부로 양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의 정착촌 철수 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아 협상 이행은 교착상태에 빠져듭니다.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2000년 7월, 캠프 데이비드에서 이스라엘의 에후드 바라크 총리와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을 초청해 협상을 벌였지만 다시 합의점이 도출되지 못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동예루살렘 등의 주권을 둘러싼 양측의 대립은 계속돼 암살, 테러, 폭력사태 등 중동 사태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꼬였고, 이스라엘에서는 강경파 아리엘 샤론 총리 정부가 등장하는 등 상황은 악화되기만 했습니다.

문: 다시 유엔과 미국, 러시아 등 국제사회가 나서 지난 2003년 '중동평화 로드맵'이 맺어졌는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답:. 이 로드맵은 2005년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목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이 단계적으로 이행해야 할 방안을 담고 있습니다.

우선, 팔레스타인이 무장단체의 이스라엘 공격을 중단시키고,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을 멈출 것을 각각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후 다음 단계에서는 그 해 말까지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창설을 시작하고, 3단계로 2005년까지 국경선을 확정하는 등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지위 협정을 체결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1단계 합의도 제대로 이행되지 못한 상황입니다.

오늘, 28일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와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각각 다시 만나 어제 합의된 사항의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논의할 예정인데요, 반 세기가 훨씬 넘게 계속된 중동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지금까지, 서지현 기자와 중동평화회의 내용과 이스라엘 건국 이후 지금까지의 주요 분쟁사례 등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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