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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American Creation (미국의 건설)’ – 미국 초기 건국과정을 다룬 책


안녕하세요? 미국내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리는 ‘문화의 향기’ 시간입니다. 오늘은 가정집에서 열리는 작은 음악회가 미국에서 점점 인기를 얻고있는데 관해 전해드리고, 최근에 개봉한 새 영화 ‘Dan In Real Life (현실 속의 댄)’은 어떤 영화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이어서 신간안내 시간에는 미국 초기 건국과정에 관한 ‘American Creation (미국의 건설)’을 소개해 드립니다.

먼저 지난 한 주 동안의 문화계 소식 전해드립니다.

- 미국 작가 노만 메일러가 지난 10일 뉴욕의 마운트 시나이 병원에서 급성신부전증으로 숨졌습니다. 올해 84세였던 메일러는 소설 ‘나자와 사자’, ‘남자의 진실’, ‘미국의 꿈’ 등의 작품을 발표해 두 차례 퓰리처상을 수상했으며, 이야기와 화자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한 ‘뉴 저널리즘’의 창시자로 명성을 얻었습니다.

- 현재 남아있는 미켈란젤로의 소묘 작품들이 대부분 위작이란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 ‘다비드상’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의 화가이지 조각가인데요. 크리스토프 테오에네스 함부르크 대학 명예교수 등은 미켈란젤로가 생전에 상당수의 소묘 작품을 불태워 없앴다며, 영국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미켈란젤로의 소묘 작품들은 상당수가 위작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 인기 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 영화판 주인공인 다니엘 래드클리프가 내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데뷔합니다. 올해 영국 런던에서 피터 셰퍼 작 ‘에쿠우스’의 주인공으로 열연해 호평을 받았던 래드클리프는 내년 9월 같은 역으로 뉴욕의 브로드웨이 무대에 섭니다.

- 지난 40여년 동안 영국에서 활동해온 미국 시인 앤 스티븐슨이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라난 재단이 선정한 평생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돼 2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습니다. 스코틀랜드의 A. L. 케네디와 캘리포니아주 출신의 수전 스트레이트가 소설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비소설 부문에서는 샌디에고의 마이크 데이비스가 상을 받았습니다.

-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오는 12월 15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을 시작으로 하는 두번째 시즌 영화관 동시중계 일정을 발표했습니다. 뉴욕 메트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영화관 동시중계를 시작해 뜨거운 반응을 얻었는데요. 미국과 호주, 유럽, 일본 등 전세계6백여 극장에서 메트의 오페라 공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문화계 단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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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음악회는 수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경기장이나 체육관, 또는 음악관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요. 요즘 미국에서는 가정집 거실에서 열리는 소규모 실내 음악회가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에 거주하는 빌 왜그맨 씨는 거실에 접는 의자를 펴서 배치하느라 한창 바쁩니다. 조금 있으면 왜그맨 씨의 거실은 작은 공연장으로 변신할 예정인데요. 포크송 가수 척 브라드스키의 공연이 바로 왜그맨 씨 거실에서 열리는 것입니다.

왜그맨 씨는 혼자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집안이 별로 지저분하지 않다며, 거실을 공연장으로 바꾸는 일이 그리 힘들지 않다고 말합니다.

왜그맨 씨는 학창시절부터 음악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고등학교에 다닐 때 여학생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비록 여학생들의 관심을 끄는데는 실패했지만 지금도 음악은 왜그맨 씨의 인생에서 매우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요. 왜그맨 씨는 현재 캘리포니아 주립 데이비스 대학교에서 전산자료 담당관으로 일하면서, 학교 라디오 방송의 포크 음악 쇼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그맨 씨는 라디오 방송 쇼에서 소개한 가수들을 청취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 집에서 음악회를 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오늘 공연은 예상보다 관객이 훨씬 많아서 왜그맨 씨는 의자를 더 내오느라 바쁩니다. 관객들이 대충 자리를 잡고나자 왜그맨 씨는 오늘의 초대 가수 척 브라드스키 씨를 소개합니다.

오늘의 초대가수인 척 브라드스키 씨는 가정집에서 벌어지는 소규모 음악회를 좋아한다고 말하는데요. 그동안 미국내 20개주에서 가정집 음악회에 출연했다고 말합니다.

브라드스키 씨는 가정집 거실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관객들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좋다고 말하는데요. 공연이 끝난 뒤 관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며 음악에 관한 얘기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거죠. 가정집이 아닌 클럽이나 강당 같은 일반 공연장에서는 관객들과 그렇게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얻기가 쉽지않다고 브라드스키 씨는 말합니다.

이는 관객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관객들 가운데 한 명인 제리 헤이스팅스 씨는 가정집 음악회는 일반 음악회와는 분위기가 매우 다르다고 말합니다.

헤이스팅스 씨는 가정집 음악회는 소규모 파티에 간 듯한 느낌을 준다고 말하는데요. 관객들이 음악회 시작 전이나 휴식 시간에 서로 담소를 나누고, 또 상당히 편안한 분위기에서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필라델피아에서 발행되는 포크 음악 잡지 ‘싱 아웃’의 마크 모스 편집장은 가정집 음악회는 1970년대부터 포크 음악에 있어서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해 왔다고 설명합니다.

모스 편집장은 포크 음악계에서 가정집 음악회는 큰 비밀이 아니라고 말했는데요.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돼 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이같은 가정집 음악회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라고 모스 편집장은 말하는데요. 통계에 따르면 가정집 음악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집이 미국에서 3백여집에 달합니다.

빌 왜그맨 씨의 경우 한 달에 한번 정도 집에서 음악회를 개최하는데요. 12달러에 입장권을 판매하는데 그 수익은 모두 출연가수에게 주어집니다. 왜그맨 씨는 아무런 대가 없이 수고를 하는 셈인데요. 음악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기꺼이 거실을 공연장으로 개방하고 있습니다.

왜그맨 씨는 어느 정도 다른 사람을 위한다는 이타적인 면도 있다고 말하는데요. 이런 기회가 아니면 음악을 쉽게 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그같은 사람들을 위해 거실에서 음악회를 연다고 말했습니다. 왜그맨 씨는 종종 유럽 등지의 포크 음악 축전에 다니며, 늘 자신의 거실에 초대할 가수들을 물색하느라 바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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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와 장소가 잘못된 만남, 이는 헐리우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죠. 하지만 최근 개봉한 영화 ‘현실 속의 댄 (Dan in Real Life)’을 보면, 그같은 진부한 주제도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현실 속의 댄’의 주인공 댄 번스는 신문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컬럼니스트입니다. 댄은 주로 가족이나 인생에 관한 독자들의 질문에 답을 해주는 컬럼을 신문에 연재하고 있는데요. 남들에겐 그럴 듯한 조언을 해주지만 실제 생활 속에서 댄은 허둥지둥 하기 일쑤입니다.

댄은 아내와 사별한 후 혼자서 반항기 많은 세 딸을 기르고 있는데요. 아내가 숨진 지 2년이 지났지만 새로 사랑을 할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날 가족과 함께 놀라간 휴양지에서 댄은 너무나 마음에 드는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헐리우드의 애정영화에서 보통 주인공 남녀는 극적인 만남을 가진 뒤 장애물을 부딪치게 되는데요. 새 영화 ‘현실 속의 댄’에서 장애물은 가족입니다.

댄이 한 눈에 반한 여성은 바로 동생의 여자 친구였던 건데요. 댄은 그같은 현실 앞에서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밖에 없게 되죠. 댄을 연기한 스티브 커렐 씨는 이같은 영화 내용은 억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커렐 씨는 이같은 상황이 많은 사람들에게 일어난다고 말했는데요. 좋아해선 안될 사람을 좋아하게 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상하지 않기 위해 본인의 감정을 숨겨야 하는 경우가 현실 속에서 종종 벌어진다는 것입니다. ‘현실 속의 댄’은 서로 호감을 느끼면서도 사랑에 빠지지 않으려고 애쓰는 두 사람에 관한 영화라고 커렐 씨는 말했습니다.

두 형제의 사랑을 받는 여주인공 매리앤 역은 프랑스 배우 줄리엣 비노쉬 씨가 맡았습니다.

매리앤은 자신에게 맞는 남성이 누구인지 알아차린다고 비노쉬 씨는 말했습니다. 매리앤을 편하게 해주고 보호해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바로 댄이란 것입니다. 원래 남자친구인 댄의 동생은 절대로 그같은 점을 충족시켜주지 못한다는 것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현재 남자친구와는 절대로 평생을 함께 할 수 없고, 또 평생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은 가질 수 없다는 것을 매리앤이 깨닫는다며, 이는 일종의 비극이 아닐 수 없다고 비노쉬 씨는 말했습니다.

‘Dan in Real Life (현실 속의 댄)’은 지난 1993년 영화화돼 인기를 끌었던 ‘길버트 그레이프’의 작가인 피터 헤지스 씨가 공동으로 극본을 쓰고 감독했습니다. 헤지스 씨는 앞서 문제 가정의 문제를 다룬 ‘에이프릴의 조각들’이란 영화로 감독 데뷔를 했는데요. 헤지스 씨는 ‘현실 속의 댄’은 앞서 자신의 작품들 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고 말합니다.

헤지스 감독은 ‘현실 속의 댄’은 그다지 문제가 심각하지 않은 가정에 관해 쓸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는데요. 크게 문제가 없는 가정이지만 매우 상처받는 사람이 등장한다는 것입니다. 스티브 커렐 씨는 주인공 댄이 상처를 받는다는 점에 동의하는데요. 하지만 댄은 가족, 특히 딸들 때문에 슬픔을 삼키고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말했습니다.

‘현실 속의 댄’ 영화에는 존 마호니 씨와 다이앤 위스트 씨가 댄의 부모로 출연하고, 형과 같은 여자를 두고 다투게되는 동생 역에는 데인 쿡 씨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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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시간입니다.

지난 2001년 ‘Founding Brothers (건국의 형제들)’로 퓰리처상을 받았던 작가 조셉 엘리스 씨가 미국 건국초기 역사를 다룬 새 책을 펴냈습니다. ‘American Creation (미국 건국)’에는 ‘공화국 건국 과정에서의 승리와 비극’이란 부제가 붙어있는데요. 이 책은 1775년에 시작된 미국 독립전쟁에서부터 미국 영토를 두 배로 늘렸던 1803년의 루이지애나 매입과정까지의 역사적 사건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엘리스 씨는 이 책에서 미국 독립전쟁은 혁명이라기보다 진화에 가깝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한 개인이 아닌 여러 사람이 이끌었다는 점에서, 또 점진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혁명과는 다르다고 지적했습니다.

엘리스 씨는 미국역사상 18세기 후반은 정치적으로 과감한 실험이 단행됐던 창의적인 시기이자 자유가 승리를 거둔 때이지만, 그 승리는 백인들 만을 위한 것이었다고 꼬집었는데요. 즉 미 건국의 아버지들이 노예제도 폐지에 무관심하고, 미국 원주민 인디언들을 무자비하게 탄압하면서 큰 비극을 낳았다는 것입니다. 비평가들은 현대 정치인들에게 실망하는 미국인들이 늘어나고, 미국 건국과정에 대한 이해가 그 어느 때 보다도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기에 엘리스 씨의 새 책은 미국 초기 정치인들의 위대함과 동시에 인간적인 결점들을 보여주는 감동적이고 통찰력 있는 책이라고 비평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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