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미국 영향력 확대 위해 스마트파워 필요' - CSIS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앞으로 더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의 대표적인 두뇌집단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가 밝혔습니다. 이 연구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려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채찍과 당근을 휘두르는 '하드 파워'와 강압적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사람들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소프트 파워'가 적절히 결합된 '스마트 파워'를 발휘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전략국제문제연구소 CSIS는 미국의 새로운 외교전략 청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 조셉 나이 하버드대학 교수를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스마트 파워 위원회'를 출범시켰습니다.

앤소니 지니 전 미군 중부군 사령관과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위원, 잭 리드 민주당 상원의원, 샌드라 오코너 전 연방 대법관 등 20명의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 이 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9.11테러공격에 대응하면서 무력에만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세계에서 미국의 이미지와 영향력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은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은 미국은 과도하게 무력을 사용하면서도 우방과 동맹국들이 중시하는 정책들은 거부한 채, 국제적 규범이나 대의보다 미국만을 앞세웠다면서, 미국은 그같은 대테러 정책 때문에 이중적 기준을 갖고 있다는 비판을 초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미국은 9.11 테러사태 이후 두려움과 분노를 세계로 확산시켰다면서, 지금은 희망과 낙관, 관용과 기회 같은 전통적인 미국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주력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테러와 질병, 기후변화와 경제적 불평등 같은 국제적 문제들에 무력이나 경제력 같은 하드 파워 만으로는 대처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지금은 하드 파워와 함께 강압적인 방식을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소프트 파워가 적절히 결합된 스마트 파워를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보다는 국제사회 공동의 이익을 강조하는 외교정책을 추구함으로써 테러를 물리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국의 위대성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덧붙였습니다.

위원회 공동위원장인 조셉 나이 하버드대학 교수는 차기 미국 대통령은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가 균형을 이루는 외교정책을 추구해야 할 것이라면서, 미국은 과거에도 그같은 정책을 활용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미국 국방부 차관보 출신으로 국제정치학에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냉전시대에 미국은 소련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하드 파워를 사용하는 동시에 철의 장막에 갇혀 있던 사람들을 동화시키기 위해 소프트 파워도 함께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테러를 척결하고 추락한 미국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테러와의 전쟁을 대체할 새로운 외교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또 미국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21세기에 맞는 다국적 다원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미국은 앞으로 국제적 도전에 맞설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동맹과 동반자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외국에 대한 개발지원을 확대하고 자유무역의 혜택이 모든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국제 무역회담이 공정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나이 교수는 말했습니다.

나이 교수는 이밖에 공공외교와 교육에 대한 투자 확대,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기술혁신도 주요 과제로 꼽았습니다. 나이 교수는 미국은 스마트 파워를 발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라면서, 이는 특히 차기 대통령에게 아주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