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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캄보디아 투자와 해상수송 협정 체결


캄보디아를 방문 중인 북한의 김영일 내각 총리가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투자와 해상수송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훈센 총리는 김 총리에게 일본인 납북자 석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캄보디아 내에서는 북한 보다는 한국과 가까운 관계를 갖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연철 기자가 자세한 소식 전해 드립니다.

북한 고위 지도자로는 2001년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 이어 6년 만에 캄보디아를 방문한 김영일 총리는 1일 훈센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투자와 해상수송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캄보디아 정부 대변인인 키에우 카나리드 공보장관은

투자협정은 북한이 캄보디아에 중 소형 수력발전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는 대신, 캄보디아는 북한의 광산개발에 투자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해상수송 협정은 북한이 캄보디아에서 더 많은 물자를 사가기 위한 것이라고, 카나리드 장관은 덧붙였습니다.

카나리드 장관은 특히 이날 김영일 총리와의 회담에서 훈센 총리가 일본인 납북자 석방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카나리드 장관은 북한이 일본인 납북자들을 플어준다면 북-일 관계가 급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훈센 총리가 말했다면서, 훈센 총리는 구체적으로 북한에 남아 있는 일본인 납북자 10명을 거론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카나리드 장관은 김 총리가 훈센 총리의 제안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카나리드 장관은 다만 김 총리가 미국과 북한 관계에 대해 언급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총리는 북-미 관계의 긴장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정책 때문이라면서, 미국이 입장을 바꾸면 긴장이 완화되고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카나리드 장관은 전했습니다.

북한의 김영일 총리는 2일 캄보디아 상하원 의장을 각각 방문한 뒤 저녁에는 노로돔 시아누크 전 국왕과 시아모니 현 국왕이 함께 주최하는 만찬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시아에서 북한과 가장 가까운 동맹국입니다. 지난 1975년 시아누크 국왕이 폴포트 정권에 의해 추방돼 해외도피 생활을 할 때 북한은 시아누크에게 망명처를 제공했습니다. 특히 사망한 김일성 주석은 평양에서 한 시간 거리에 시아누크 국왕이 거주할 방이 60개에 달하는 대저택을 지어주는 호의를 베풀었습니다. 또 시아누크 국왕이 망명생활을 청산하고 캄보디아로 돌아갈 때 북한 경호원들을 동행시켰고, 지금도 이들이 시아누크의 경호를 맡고 있습니다.

캄보디아는 시아누크 국왕에 대한 북한 측의 이같은 호의에 대한 답례로 지난 1990년 대에 민간 해상운송회사를 설립한 후 북한 선박들이 캄보디아 선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배려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02년 6월, 프랑스 해군은 다량의 코케인을 싣고 있던 캄보디아 선적의 북한 화물선 한 척을 적발했습니다. 그 해 12월, 미사일과 탄두, 탱크를 싣고 가던 또 다른 캄보디아 선적의 북한 화물선이 아라비아 해에서 적발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김영일 총리는 그 당시 북한의 육상과 해상교통을 관장하는 담당 장관이었습니다.

한편 캄보디아 내부에서는 북한보다 한국과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이 더 유익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캄보디아 인권단체 '애드혹'의 툰 사라이 국장은

일반 국민들은 정부가 불량국가들과의 관계증진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면서, 개인적으로 한국과 관계를 갖는 것이 더 유익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야당 지도자인 샘 랭시 전 경제장관은 캄보디아와 북한의 전통적인 우호관계가 경제적이나 정치적으로 캄보디아에 이득이 될 가능성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랭시 전 장관은 캄보디아 지도자들은 항상 공산국가들과의

관계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우호관계를 증진하는 일은 필요없다고 말했습니다.

캄보디아는 북한과는 40년 전, 그리고 한국과는 10년 전에 국교를 맺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캄보디아에는 한국의 투자와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지만, 북한과 캄보디아 관계는 미미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김영일 총리는 오는 4일까지 캄보디아를 방문한 뒤

동남아 순방 마지막 방문국인 라오스로 떠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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