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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권투선수, 시카고 세계선수권서 첫승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세계권투선수권대회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이 첫 승을 올렸습니다. 57킬로그램 급에 출전한 한상룡은 24일 오전 열린 예선 첫 경기에서 북한 팀에 승리를 안겼습니다. 북한의 권투선수가 미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참가한 것은 1996년 미국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1년만에 처음으로, 한인사회 뿐아니라 미국 체육계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좀 더 자세한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된 ‘세계권투선수권대회(World Boxing Championship)’에서 북한팀이 첫 승을 올렸습니다.

57킬로그램급에 출전한 한상룡이 24일 벌어진 예선 첫 경기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의 후데이베르디에프 세르다를 23대 16으로 이겼습니다. 이번 경기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이후 11년만에 북한 권투 선수가 미국 링에 오른 것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리경일 단장과 변성오 코치를 필두로 한상국과 함께 60 킬로그램급의 김성국, 48킬로그램급의 전국철이 출전했습니다. 특히 김성국은 지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20살의 어린 나이로 은메달을 딴 기대주로, 이번 대회에서도 우승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힙니다.

전국철과 김성국은 오늘 25일 예선 첫 경기를 치릅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아마추어 복싱의 최고 권위 대회로, 올해도 전세계 1백14개국에서 6백30명의 선수가 8체급에서 경합을 벌입니다. 이번 대회는 내년 베이징 올림픽 출전권이 달려 있어 열기가 더욱 뜨겁습니다. 한국과 미국은8체급에 8명의 선수가 출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대회는 미국과 북한 간의 민간교류 확대란 측면에서도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양측의 민간교류는 지난 2002년 제2차 북 핵 위기로 미-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북한에 대한 미국 민간 단체들의 인도적 지원활동은 계속됐지만, 문화나 체육 분야의 교류는 거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6자회담에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이와 동시에 미-북 간 관계정상화 논의가 진행되면서 민간 교류도 확대되는 조짐입니다.

이달 초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미국 5개 도시 순회공연을 성황리에 마친데 이어, 이번에는 북한 권투선수들이 미국에서 열리는 시합에 출전함으로써 체육을 비롯한 문화교류의 물꼬를 트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공연을 주선했던 한 관계자는 “북한 선수들의 미국 입국과 관련, 지난해에 비해 올해 미국 정부의 태도가 훨씬 유연해졌다”면서 “앞으로 다른 분야에서도 더 많은 교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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