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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입니다] 탈북 화가 선무씨와 사진작가 노순택씨가 담아낸 북한 이야기


안녕하세요, 서울입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자하문 고개에 자리한 한 전시장에 이색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남에서는 찍고 북에서는 그리다’ 라는 어느 잡지에 살리 제목처럼, 탈북자 출신 화가와 남한의 사진작가의 작품이 한자리에 전시된 특별한 공간. 오늘 <안녕하세요, 서울입니다>는 탈북자 출신 화가 선무(線無)씨와 사진작가 노순택씨가 담아낸 북한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선무, 탈북자 출신 화가) 내가 그린 작품 보여주고 싶었어요, 좋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나서지는 않고 내 작품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지난 2002년 한국을 찾은 탈북자 선무씨. 북한에서 대학을 다니다 다시 한국에서 미술대학학부과정을 마치고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선무씨는 한국 화단에 데뷔하는 제1호 작가입니다.

(노순택, 타큐멘터리 사진작가) 언뜻 보기에는 북한을 찬양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면에 숨어져 있는 나름의 비판 정신이나 이런 것들을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경기도 평택 대추리, 매향리 등 한반도 분단으로 생채기 난 남한 곳곳의 현장을 다니며 현장의 투쟁가로 다큐 촬영가로 활동하고 있는 노순택씨도 이번 전시회의 주인공입니다.

(노순택, 타큐멘터리 사진작가) 언뜻 피상적으로 볼 때는 이기도 하지마 그 안에 숨겨져 있는 북한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이라고 할지.. 남한 쪽으로 향하게 해서 북한을 비판하고 있는 남한 사회는 정말 행복하고 이상적인 도시냐. 그런 것을 질문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행복하고 이상적인 도시이냐

부산비엔날레 바다예술제 전시감독을 지낸 독립기획가 류병학씨와 젊은 기획자들이 함께 준비한 이번 전시회는 2명의 작가가 시선과 관점의 차이를 이야기하고 담론을 담아내는 연속기회적 프로젝트의 한 부분인데요. 선무-노순택씨의 전시는 그 여섯번째 장이고, <우리는 행복동이지요>라는 제목이 붙여져 있습니다. .

(류병학, 기획자) 우리에게 북한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전시회인데요. 북한을 모델로 삼고 작업하는 작가를 섭외했습니다. 사진작가 노순택은 두 번이나 북한을 취재한 베테랑 다큐멘터리스트 작가이구요. 그리고 선무는 탈북자 화가입니다. 저희는 서로 다른 사회에서 성장하여 같은 모티브(북한)를 대조적 시선으로 작업하고 있는 기묘한 2인전을 기획하게 된 것이죠.

선무-노순택의 특별한 2인전은 전시회 시작 전날 들이닥친 인근 경찰서 보완과 직원들의 출동으로 더욱 기묘한 전시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류병학, 기획자) 노순택과 선무는 한결같이 리얼리즘 표현에 충실한 작가입니다.

하지만 사실주의 표현에 충실한 두 작가가 담아낸 북한의 모습은 너무나 다릅니다. 붉은 으로 물들어가는 거대한 풍경 아래 등장하는 작은 이미지의 주체사상탑

(선무, 탈북자 출신 화가) 귀신이라고 해야 하나 악마의 존재로 암시했고요. 그 밑에 많은 기념비적 건물들이 .. 특히 주체사상탑을 위주로 있는데.. 이념의 상징이거든요. 그 주체사상탑이... 그것 주변으로 해서 하늘이 그렇게 뻘겋고 하는 것은 백성들의 원한을 담은 것이에요.

또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녘, 작가의 사진 속에 담긴 주체탑에는 전혀 다른 느낌이 담겨져 있습니다.

(노순택, 타큐멘터리 사진작가) 일종의 북한사회의 통치이념이라고 할 수 있는 주체탑은 밤새워서 홀로 타올랐는데.. 실제로 인민들이 사는 살림집은 까맣게 전력난 때문에 밤에는 불을 끄니까 완전한 어둠 속에서 홀로 타오르고 저 주체 탑이 상징하는 것이 뭘까 그것은 굉장히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것 같아요, 독재라고 바라볼 수도 잇겠고,, 굉장히 ..뭐라고 해야 하나.. 좀 덤덤하기도 하면서 좀 안타깝기도 하고

(선무, 탈북자 출신 화가) 어릴 때 노래 부르면서 여기저기 다니면서 공연하고.농장 벼 밭에 나가서 농사꾼들을 위해서 노래하고 군대 아저씨들한테 가서 군 복무 잘하라고 노래하고, 명절 때 마다 나가서 축하공연하고 이런 것들이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그 어린 나이에 애들까지도 선전도구로서의 역할 밖에 할 수 없었다는 그런 아픔인 것이지요, 슬픔이고..

탈북 화가 선무씨가 어릴 적 기억을 담아낸 노래하는 소녀들 아래 쓰인 ‘우리는 행복동이지요’의 제목과 노순택씨의 사진 속에도 담긴 아이들의 모습.

(류병학, 기획자) 행복에 겨워 만면에 희열을 띤 행복동이들. ‘어떻게 저런 표정이 나올 수 있을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기쁨의 극에 달한 아이들의 표정들을 보세요. 물론 당시 그는 그것이 정치적으로 동원된 것인지 전혀 몰랐다고 합니다. 그러한 내용을 안 상태에서 선무가 그 그림을 무슨 뜻으로 그린 것인지 아시겠지요?

노순택씨는 그 행복이라는 단어에 담긴 함축적인 느낌을 새겨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노순택, 타큐멘터리 사진작가) 함축하는 바가 다양한 것 같아요. 그냥 우리는 행복합니다..라는 단정이 아니라 우리는 과연 행복한 것인가.. 하는 사실 그런 질문은 남한과 북한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거든요.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도성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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