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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북한 핵합의 안지키면 대가 치를 것' 발언의 의미와 전망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 확산도 신고대상'임을 분명히 한 것은 앞으로 진행될 핵 폐기 협상에서 북한의 성실성을 확인해 보겠다는 경고의 의미라고 한국의 핵 전문가인 국방연구원 김태우 박사가 말했습니다. 서울의 VOA 박세경 기자가 김태우 박사를 인터뷰했습니다.

) 부시 미 대통령이 17일 “북한이 핵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대가를 치를 것이다”고 경고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답) 부시 미 대통령으로서는 지금 진행되고 있는 오픈게임과 앞으로 진행될 메인게임에 동시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입니다. 여기서 제가 오픈게임이라고 하는 것은 북한이 핵 시설 프로그램을 신고하는 문제, 그리고 불능화를 완료하는 문제 이것들을 검증하는 문제들입니다. 물론 메인게임이라고 한다면 그 이후에 다가올 핵 폐기를 위한 협상이 되겠죠.

예를 들어 북한이 프로그램과 관련된 신고, 농축활동과 관련된 신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핵무기와 핵프로그램 등 좀더 확대를 한다면 핵 관련 인력과 조직, 연구활동, 인프라 이런 것들도 다 신고를 받기를 원하겠죠. 그래서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이런 과정에서 북한의 성실성을 확인해보겠다 이런 경고를 북한에게 보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구요, 동시에 다음에 진행될 핵 폐기 협상에 있어서도 일단 두고 보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어느 정도 취하겠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현재 이란 핵문제로 미국과 러시아가 갈등을 겪고 있는데 이 이란 핵문제가 북핵 문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겠는지요?

답)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이란이 핵무기를 가지면 3차대전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강력한 발언까지 했는데요 이것은 북한보다는 이란 핵문제를 중시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재 북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개략적인 합의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지요 그러나 이란 핵문제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죠. 이란은 여전히 ‘평화적’이라는 단서 하에 농축활동을 고집하고 있고 또 러시아가 이란 편을 들고 있습니다.

만약 이란 핵문제가 제대로 풀려나가지 않는다면 미국으로서는 상당히 북핵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애로를 겪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의 외교력은 양쪽으로 분산해야 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구요. 또 반대로 이란 핵문제가 잘 풀리지 않았을 때 북한 핵문제는 더욱 강력하게 봉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란 핵문제, 북한 핵문제 모두가 크게 보면 미국이 주도하는 핵 질서를 위협하는 불안정한 요소이기 때문에 미국은 지금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봅니다.

)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한의 핵확산도 6자회담의 협상대상이라고 밝혔는데요 이에 앞서 지난 16일에도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국무부 차관보도 이와 같은 언급을 했지 않습니까?

답) 그렇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10월 3일 6자회담 합의에서도 명시되어 있습니다. ‘북한은 핵 물질 기술 노하우 등을 이전하지 않는다’고 합의했습니다. 이것은 미국의 북핵에 대한 평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소수의 핵무기를 가지고 있지만 발사 가능한 수단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위협을 느끼지 않을 이유도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나 핵 기술을 제3자에게 확산시킨다면 이것이 대미 테러로 돌아 올 가능성이 있습니다만 이런 문제는 미국에게 상당히 심각한 문제이며 특히 2001년 9.11테러 이후에 이런 문제는 대단히 크게 부각이 되었죠 그래서 미국이 ‘핵확산을 해서는 안된다’라고 하는 말을 강조하는 것은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닙니다. 이미 반복적으로 거듭 강조해 왔습니다. 다만 한국 입장에서는 혹시라도 미국이 북한이 핵확산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에 안주해 ‘현재의 핵 능력을 인정하는 선에서 안주하지 않겠나, 주저 앉지 않겠나’ 우려를 사실 한국이 하고 있습니다.

) 부시 미대통령은 북한이 보유중인 플로토늄 50Kg을 신고해야만 미북관계 정상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도 했는데요 이 50Kg의 플로토늄이 북한이 지금까지 생산한 총량이라고 미국은 보고 있는 겁니까?

답) 그렇습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개 그렇습니다. 미국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박사(과학국제안보연구소 소속)는 33~55Kg 정도로 핵 실험 직후 북한을 방문했던 시그프리트 해커 박사(로스알라모스 국립연구소 명예소장)는 40~50Kg으로 추정했습니다. 기본적인 플로토늄량이라고 하는 것은 원자로의 출력, 가동기간, 가동률을 곱하는 식으로 산정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스스로 정보능력을 통해서 북한의 어떤 원자로가 어느 기간 동안 가동되었다 이런 것들을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그 근접치에 실사치에 가까운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과연 성실하게 신고할 것이냐 이것을 가지고 북한의 향후 태도를 판가름 하겠다는 자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북한이 미국의 요구대로 플로토늄 50Kg을 신고하고 예정대로 연내 불능화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보시는지요?

답) 총론에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론에 가면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죠 앞서 말했듯이 신고를 얼마나 성실히 할 것이냐 하는 문제가 남아 있고 또 불능화라고 하는 것이 북한이 지정한 세 곳(영변5MW원자로, 재처리공장, 핵연료가공공장)의 핵 시설에 대한 불능화로 대상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이런 문제도 앞으로 미국으로서는 대상을 확대해야 될 상황에 있구요 또 불능화를 어느 정도까지 할 것이냐 하는 문제도 비록 기술적이지만 이견의 소지가 많습니다.

고강도 조치를 취할 것이냐 이런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지금 6자회담에서는 주요 부품을 제거해서 재가동하는데 한 1년 정도 걸리도록 한다 이런 정도의 개념에서 개략적인 합의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세하게 들어가면 원자로를 불능화한다고 하더라도 연료봉만 제거할 것이냐? 아니면 제어봉의 구동장치까지 제어할 것이냐? 노심까지 제거할 것이냐? 이런 기술적인 문제들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불능화 전체적인 그림은 좋다고 할 수 있지만 각론에 가서는 여전히 이견이 존재할 수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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