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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 남북 정상회담에 기대와 우려 엇갈려


7년 전에 이어 두번 째 열리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대해 한국민들은 어떤 기대와 바람을 갖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서울의 박세경 기자를 연결해 자세한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문) 먼저 남북정상회담 첫 날 한국의 분위기는 어땠는지 전해주시죠?

답) 네. 남북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평양으로 출발한 노무현 대통령이 오늘 오전 9시 3분경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통과해 북한측 관할 지역 내로 진입했습니다. 텔레비전 생중계로 이 역사적인 광경을 지켜보던 한국민들은 서로 감격을 나누며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나누는 모습이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분사분계선 앞에 도착해 간략한 소감을 밝힌 뒤 군사분계선을 넘었는데요. 한국의 국가원수가 도보로 군사분계선을 넘어 방북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 역사적인 장면은 물론 전세계 언론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보도가 됐는데요 그만큼 이번 회담이 국제사회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문) 그럼 지금부터는 한국 내 각계의 반응을 알려주시죠?

답) 네. 한국사회가 종종 그래 왔듯이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시각도 있는 반면 회담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먼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입장을 들어 보겠는데요 이 단체의 이재규 부대변인은요 이번 제2차 정상회담이 한반도의 상황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크게 기뻐하고 한다며 역사적인 회합이 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남북관계가 이제 1차 정상회담보다도 높은 단계로 확대 발전하게 된다면 이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 통일에서 정말 새로운 국면이 열리지 않을까 그런 역사적인 회합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문)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라고 하면 지난 2000년 열린 제1차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는 단체로 알고 있는데요. 다른 진보단체의 입장도 들어보셨나요?

답) 네. 한국 내 진보단체 총연합회인 ‘한국진보연대’의 입장 역시도 들어 봤는데요 진보연대는 이번 2차 정상회담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체제의 전기가 꼭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를 했구요 미북간 6자회담 합의에 맞춰 남북간에도 화해와 협력을 높이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고 기대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뭐 그동안 제기돼 왔던 북미간의 6자회담 합의에 맟춰서 남북관계에서의 여러 장벽들을 해체하고 화해와 협력을 높이는 그런 과정으로 되기를 바랍니다”

문)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다른 한편에서는 반대의 목소리 또한 큰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네. 남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어제와 노무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한 회담 첫날 역시도 진보와 보수단체의 정상회담 찬반행사가 잇따라 열렸는데요 한국 ‘자유주의연대’ 홍진표 사무총장은 일단 정상회담을 통해 주요현안에 대해 다루는 것은 필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홍 사무총장은요 이번에 회담의 의제가 뚜렷하지 않는 점도 의문이며 또 북한 주민들이 인권탄압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에서 2차 정상회담이 결국 북한의 독재체제를 남한이 인정해 주는 효과가 극대화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더구나 지금 아리랑 관람을 한다고 하는데 물론 내용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하지만 특히 상징적으로 그런 문제 같은 경우에 북한의 독재체제에 대해서 인정해주는 효과가 더욱 극대화 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대목에서 우려가 됩니다”

답) 또한 대학생들로 조직이 된 ‘북한인권학생연대’ 유현수 사무국장 역시도 노무현 대통령의 아리랑 공연 관람이 북한 어린이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을 했구요 이번에 납북자와 국군포로 문제가 해결이 되는 전기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평화체제 등과 같은 새로운 합의에 집착하기 보다는 기존의 6.15공동선언과 7.4남북공동성명을 제대로 이행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들이 대대로 동원되어 인권침해의 측면이 있는 아리랑을 인권변호사인 노무현 대통령이 관람한다든지 2000년 6.15 공동선언 결과 장기수 선생님들이 돌아 갔는데(북한으로) 그 이후에 북한에 억류되어 있는 납북자들의 생사 조차 확인되지 않았고 이번 회담에서도 그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점들이 먼저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구요”

문) 이번 정상회담을 놓고 진보와 보수단체들은 이처럼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데요. 한국에 정착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이번 회담에 대해서 어떤 기대를 갖고 있던가요?

답) 네. 지난 2000년대 초 탈북해 서울에 정착하고 있는 이경희씨는요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한 7천만 주민들의 의사와 요구에 완전히 대치되는 비정상적인 회담’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이경희씨는 그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지난 2000년 제1차 정상회담 당시 한국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6.15 공동선언을 지칭하며 이제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험이 사라졌다고 말했지만 북한정권은 실제로 그 후에도 핵 개발을 추진하는 등 오히려 한반도는 더 위험에 처해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적으로 그 후에 북한 땅에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어요 오히려 북한이 핵 개발을 더 조장하고 더 돌이킬 수 없는 국가적 위험도 가져오고 이거는 허상이 아닌 현실이 잖아요”

문) 한국에는 지난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한 공산정권을 피해 남한으로 귀순한 월남자들이 상당수 있지 않습니까. 이들의 기대와 소망은 남다를 것으로 생각이 드는데요, 어떻습니까?

답) 네. 남한에는 말씀하셨듯이 한국전쟁 때 북한을 떠나온 월남자들이 삶의 터전을 잡고 포도와 배 농사를 생업으로 하는 실향민 거주지가 있는데요 바로 남한의 곡창지대로도 잘 알려진 전라북도 김제시 백구면에 있는 농원마을 이라는 곳입니다. 이곳에는 전쟁 뒤 정책적으로 황해도민 200 여명이 정착을 했었지만요 지금은 상당수가 숨지거나 마을을 떠나서 이제는 70 여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들 월남자들 하나같이 그동안 한 차례 연기된 이번 정상회담이 오늘 오전 예정대로 진행이 돼 다행스럽다면서요. 회담 이 잘되어 그리운 고향도 가고 헤어진 가족들과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77세로 19세에 월남한 이정애 할머니의 기대를 들어보시겠습니다.

“이번 예로 인해서 통일 되는 것이 바람이죠 빨리 통일돼서 하루 속히 고향에 가서 산천이라도 보아야죠”

문) 마지막으로 국군포로와 납북자 가족들의 기대와 입장도 전해주시죠?

답) 네 남북한 양 정상이 평양에서 만나고 있는 오늘 오후에도 납북자와 국군포로 가족들은 한국 정부 청사 앞에서 촛불집회를 가졌는데요 이들은 양 정상이 이번 회담에 납북자와 국군포로에 대한 진지한 협의와 함께 즉각적인 송환해 합의해야 한다고 촉구를 했습니다. 집회를 주최한 피랍탈북인권연대 도희윤 대표의 말을 들어 보시죠

“다른 특별한 이유라기보다는 우리 납북자 국군포로 이 분들이 부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서 정말 두 정상이 이 분들에 대한 완벽한 송환 합의가 이루어지는 그런 가족들의 염원을 전달하기 위해서 저희들은 촛불집회를 개최했구요”

한편 한국 내 국군포로 가족협의회 등 납북자 단체들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납북자 국군포로 송환 염원 촛불집회는 오늘부터 시작돼 오는 4일까지 정상회담 기간 내내 계속될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미국의 소리 박세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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