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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인질 한국인들 29일부터 순차로 석방'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무장세력에 납치된 한국인 인질 19명 전원에 대한 석방 합의가 피랍 41일만인 28일 전격 이뤄진 가운데, 탈레반은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인질 석방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탈레반은 한국군의 연내 아프간 철군과 한국인들의 아프간 선교활동 중단을 조건으로 인질 석방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미정 기자가 좀 더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지난 달 19일 이래 아프가니스탄의 무장세력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한국인 19명이, 피랍 사태 41일 만인 28일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의 대면협상에서 이뤄진 전격 합의로 전원 석방되게 됐습니다.

한국 정부 대표단과 탈레반 측의 이날 제4차 대면협상은 제 3국이 보증인 자격으로 참가하고, 그동안 양측이 일정한 합의를 이룬 상태에서 재개돼 추가 인질석방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고조됐었습니다.

이번 협상은 지난 16일 열렸던 양측의 접촉이 별다른 가시적 성과 없이 끝난 지 12일 만에 재개된 것입니다.

한국의 청와대는 한국시각으로 28일 오후 5시48분부터 7시20분까지 진행된 대면협상이 끝난 뒤, 탈레반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한국인 인질 19명을 전원 석방하기로 탈레반 측과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한국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어 탈레반이 한국군의 연내 아프간 철군과 한국인들의 선교활동 중단을 조건으로 인질 석방에 합의했음을 확인했습니다.

한국 측과의 인질 석방협상에 참가한 탈레반 측의 물라 나스룰라도 대면협상이 끝난 뒤 `연합뉴스'와의 간접통화에서 "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며 "인질 전원을 석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인질 전원 석방의 대가로 아프간 파견 한국군을 연내 전원 철수하고, 아프간에서 일하는 한국 민간인을 8월 안에 전원 철수하며, 아프간에 기독교 선교단을 다시는 보내지 않을 것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고 설명했습니다.

4차 대면협상이 시작된 지 두 시간여 만에 인질 석방 합의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던 피랍자 가족들은 일제히 환호했습니다. 이날 오후 한국 정부가 탈레반 측과의 합의를 공식 확인한 직후 피랍자 가족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의 가족모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정부에 감사의 뜻을 전하는 한편 국민의 우려를 끼친 데 대해 사과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도 아프간 내 한국인 인질 석방 합의를 환영하며, 이들이 안전하게 풀려나 귀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톰 케이시 국무부 부대변인은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처음부터 인질들의 안전하고 무사한 석방을 촉구했다"며 "미국은 인질들의 석방을 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질 19명의 석방 시기와 관련해 탈레반 측은 인질들이 아프간 현지시각으로 29일부터 순차적으로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 협상단과의 대면협상에 탈레반 측 대표로 참여한 카리 바시르는 협상 종료 뒤 한국 대표단과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인질 전원 석방 합의 사실을 확인하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보다 앞서 역시 협상에 참가했던 탈레반 측의 물라 나스룰라도 인질들이 분산돼 있어 기술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번에 모두 석방하기 보다 3∼4명씩 순차적으로 석방할 것이라며, 석방에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한편 한국 정부는 아직 탈레반 측과 구체적인 신병인도 절차를 놓고 협상을 벌여야 하며, 신병인도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히는 등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8일 오후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안보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중간 보고를 받은 데 이어, 인질들의 신병인도 등 최종 마무리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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