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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한, 14일 개성에서 정상회담 준비 접촉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제2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남북 간의 준비접촉이 14일 북한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열립니다. 이번 준비접촉에서는 남북이 회담을 순조롭게 진행하기 위한 사전준비 사항들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서울에 있는 VOA 김규환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남북한이 14일부터 제2차 정상회담을 위한 첫 준비접촉을 갖는다면서요?

답: 네,그렇습니다. 김남식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북측이 오늘 오전 전화통지문을 보내 내일 오전 개성 자남산여관에서 정상회담 준비접촉을 갖자고 알려왔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한국측은 동의의사를 밝히는 전통문을 북한측에 보냈습니다.

김남식 대변인은 북한측이 최승철 통일전선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3명을 내보낸다고 알려왔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측에서는 이관세 통일부 차관을 수석대표로 3명의 대표가 나설 예정입니다.

(질문) 이번 준비접촉에서는 무엇을 논의합니까?

답: 네, 이번 준비접촉에서 남북은 회담의제를 비롯해 방북 경로,체류 일정,방북 대표단 규모 등이 집중 조율할 예정입니다.

남북은 이어 통신ㆍ보도ㆍ의전ㆍ경호 실무접촉도 준비접촉과 함께 실시할 예정입니다.

(질문) 이번 준비접촉에서 회담 의제를 논의한다는데, 어느 선까지 이뤄지나요?

답: 네, 정확히 어느 선까지 논의된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 정부는 회담 의제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조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하지만 남북 회담의 특성상 사전에 의제에 대해 깊은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적다는 게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같은 전망은 남북 간에는 일부 접촉 수준의 실무회담을 제외하고는 장관급회담 등 대부분 회담이 의제를 사전에 협의하지 않는 관례에 따른 것입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정상회담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한 만큼 다른 실무급 인사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놓을 가능성이 적은 까닭에 논의하더라도 큰 무게가 실리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북한측 단장으로 김정일 위원장과 직접 통하는 것으로 알려진 최승철 통전부 부부장이 나온다는 점에서 실무적 논의 이상의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도 있긴 합니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남북 정상회담의 특성상 사전에 의제를 확정짓지 않는 것이 두 정상이 여러 관심사항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이번 준비접촉에서 남북한은 대표단 규모 등 방북 관련 실무절차를 협의하는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이죠?

답: 네,그렇습니다.남북은 일단 왕래 경로와 절차,대표단 규모,구체적 체류일정,선발대 파견 등 방북과 관련한 실무절차를 확정짓는데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부분은 왕래 경로입니다.한국측은 7년 만에 열리는 정상회담의 의의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해 지난 5월 시험운행한 경의선 방북을 제안한다는 방침이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게다가 최근 황해북도 일대의 집중호우로 인해 도로와 철도의 유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물리적으로 육로를 이용한 방북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설사 북한측이 경의선 방북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도 큰 마찰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의 한 당국자는 “이왕이면 경의선을 통해 방북하면 좋겠다는 것이지 우리가 굳이 고집할 정도의 사안은 아니다.”라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육로를 통한 방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공군 대통령 전용기로 이용해 인천 공항∼평양 순안공항을 잇는 서해 직항로를 통해 왕복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질문) 한국 측에서는 이번 정상회담 대표단 규모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까?

답: 한국 정부는 대표단 규모와 관련해 각계 인사들의 참여 확대를 위해 2000년 1차 정상회담 때의 1백80명보다 늘리는 방안을 북한측과 적극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청와대는 그러나 1차 남북 정상회담 때 규모는 유지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습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방북단 규모는 내일 북측과의 준비접촉에서 협의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말씀 드리는 것이 적절치 않다.”면서도 “1차 정상회담 때 규모는 기본적으로 유지되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질문) 한국 측이 가장 껄끄럽게 생각하는 부분은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 기념궁전 방문이죠?

답: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가 걱정하는 부분은 북한측이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금수산 기념궁전 등을 요구할 경우입니다. 이곳은 한국 측에서 방문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북한 측이 2000년 1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준비접촉에서 이 문제를 꺼냈던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에 다시 요구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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