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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 대통령 특사 아프가니스탄 급파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무장단체인 탈레반에 납치된 한국인 23명 가운데 인솔자 배형규 목사가 살해됐다고 26일 공식 발표했습니다. 현재 나머지 인질 22명에 대한 협상이 계속 진행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는 탈레반에 대한 규탄성명을 내고, 대통령 특사를 아프가니스탄 현지로 급파하는 등 추가 희생자를 막는 데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서지현 기자가 자세히 전해드립니다.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납치된 한국인 1 명이 살해됨에 따라 추가 희생자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백종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을 26일 대통령 특사로 아프가니스탄에 급파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또 백 실장이 출국 전 발표한 안보정책조정회의 성명을 통해 무구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인명을 해치기까지 한 만행을 국민과 함께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백종천: 정부는 납치단체가 우리 국민을 희생시킨 모든 책임을 지고...

또 노무현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과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한국인 피랍 사건 해결을 위한 아프간 정부의 긴밀한 협조를 당부했습니다.

청와대 천호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살해된 배형규 목사를 제외한 나머지 22명은 아직 인질로 잡혀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이들의 안전과 조속한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천호선: 인질들이 한 곳에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군데 분산돼 있는 것으로...

천 대변인은 탈레반 측이 협상시한을 여러 차례 연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 시한에 지나치게 얽매이면 탈레반의 전술에 말려들 수 있는 만큼 시한에 구속되지 않도록 다양한 경우를 염두에 두고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천 대변인은 또 인질 구출을 위한 아프간 정부의 군사작전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며 한국 정부가 동의하지 않는 한 군사작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미국 측과는 필요한 협조가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 정부는 현지에서 탈레반 측과 접촉해 피랍 한국인 인질들에게 음식물과 의약품을 제공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랍의 `알자지라 방송'은 한국 협상대표단이 탈레반 측에 한국 정부가 들어줄 수 있는 요구조건을 제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국의 피랍자 가족들은 이날 '피랍가족대책위' 명의의 긴급성명을 발표하고, 피랍된 한국인들은 봉사활동을 위해 아프가니스탄을 찾아 아프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고통을 함께 했다며 가족들의 안전한 석방을 호소했습니다.

한국의 시민, 종교단체들도 잇따라 성명 등을 내고 피살된 배형규 목사를 애도하며 피랍 한국인들의 석방을 기원했습니다.

한편, 25일 피살된 배형규 목사의 시신은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5시 한국군 동의, 다산부대가 주둔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바그람 기지에 도착했습니다.

한국 정부 당국자는 준비가 완료되는 대로 배 목사의 시신을 카불에서 민항기를 통해 한국으로 운구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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