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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틀러 ‘한미FTA 의회 승인 힘든 과정 될 것’


한미 자유무역협정 FTA 협상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 부대표는 11일 협정의 의회 비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양국이 힘든 협상을 거쳐 최종 협정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은 새로운 도전이며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경제 전문가들도 대선을 앞둔 한-미 양국의 정치상황이 의회 비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근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 (KEI)와 한국 대외경제연구원 (KIEP)은 12일부터 이틀 간 워싱턴에서 양국 지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정책토론회를 개최합니다. 11일 열린 개막식 행사에 참석한 웬디 커틀러(WENDY CUTLER)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 미국 수석대표는 협정의 의회 비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지난달 서명한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양국 대표들의 긴 협상을 통해 가능했으며, 더 이상의 추가 협상은 필요하지 않다”며 “하지만 의회 비준은 협상 과정 못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의회 비준은 협상과 달리 양국 협상단과 정부의 역할 이상의 힘든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005년 10월부터 자유무역 협상을 벌였으며 최근 최종 협종문에 서명, 의회 비준 절차를 남겨놓고 있습니다. 자유무역협정에 따르면 양국은 앞으로 3년 내에 전체 수입량의 94%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기로 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에서 자유무역협정은 자동차 회사와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있으며, 더 강력한 노동.환경 관련 조항이 추가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는 협정 내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야기되는 것”이라며 더 많은 홍보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한국 대표로 기조연설을 한 김경태 대외경제연구원 원장도 한국 국회의 비준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 원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국회의 비준이라는 또 하나의 큰 과제를 남기고 있다”며,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 국회의 자유무역협정 포럼 소속 국회의원 9 명과 한·미 양국의 경제 전문가들도 참여했습니다. 양국 관계자들은 한국과 미국에서 모두 대통령 선거를 앞둔 어수선한 정치상황이 의회 비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미국 전문가는 “최근 민주당의 대선 예비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디트로이트에서 자동차 노조원들과 만나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밝힌 것은 정치상황이 협정 비준에 미치는 악영향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 정치권의 한 관계자도 “대통령 선거를 불과 몇 개월 앞둔 상황에서 반대여론을 의식한 나머지 여권이나 야권 어느 곳에서도 주도적으로 이 문제를 이끌어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후보들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미국에서 강한 반발에 부딛히고 있는 자동차 분야에 관한 웬디 커틀러 대표의 발언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커틀러 대표는 “미국 자동차 업계에서는 단순한 관세철폐만으로 한국 시장이 개방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에는 시장개방을 위한 추가 조항이 들어있고, 한국이 이를 위반할 경우 즉각 2.5%의 관세를 재부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매우 강력한 조치로 "양측 모두 협정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워싱턴에서는 12일과 13일 이틀에 걸쳐 양국 지도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비공개 정책토론회가 열립니다.

이번 토론회의 공동의장은 스티븐 보즈워스 전 주한대사와 하용출 한국 국제정치학회 회장이 맡았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 북 핵 안보와 한미 외교관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눌 예정입니다.

토론회에는 제임스 켈리 전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빅터 차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보좌관, 유리 김 국무부 북한담당관과 한국의 박영선, 송영길 의원 등이 참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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